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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외할머니가 입원한 병원의 원장

이강우는 윤채원을 직접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그는 윤채원의 곁을 쉽게 떠나려 하지 않았다.

윤채원은 그가 너무 과하게 긴장하는 것 같아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뭐가 그렇게 걱정돼? 박소연은 지금 건강하게 잘 살아 있잖아. 몸 상태도 멀쩡해 보이고. 설마 그가 다시 내 피를 뽑으려고 하겠어?”

“그런 소리 하지 마!”

이강우는 목소리를 높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배진욱의 수법을 떠올리자, 걱정이 다시 밀려왔다.

“외할머니 일은 내가 직접 결과를 가져다 줄게. 너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집에 돌아가.”

그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생각이었다.

이 말을 듣자, 윤채원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잠시 침묵한 뒤, 그녀는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건 다 부탁할 수 있어도, 이 일만큼은 내가 직접 조사해야 해!”

이강우는 윤채원에게 외할머니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외할머니 하영숙은 생전에 윤채원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임종 순간까지 윤채원을 걱정하며 눈을 감지 못할 정도였다.

윤채원과 배진욱의 결혼 또한 외할머니의 부탁 때문이었다.

혼자서 인생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배씨 가문에 의탁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주치의의 사무실

주치의 유정민은 윤채원의 방문 목적을 듣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 일은 배진욱 대표님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윤채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강우와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다시 유정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의 동의가 필요한 거죠?”

유정민은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배 대표님께서 현재 우리 병원의 원장이십니다. 그래서…”

윤채원의 미간이 더욱 깊게 찌푸려졌다.

그녀는 분명 기억하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이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이 병원은 배씨 가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병원이었는데…

그런데 지금 배진욱이 이 병원의 원장이라니?

병원을 나오면서, 이강우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긴장한 표정의 윤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생각엔 너 지금 당장 설성으로 돌아가는 게 안전할 것 같아.”

윤채원은 차분하게 물었다.

“너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어?”

이강우는 설성 이스트인 회사의 부대표로, 상황 판단이 빠른 사람이었다.

그의 첫 반응은 윤채원에게 위험 신호를 경고하는 것이었다.

하영숙 여사가 윤채원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었는지, 배진욱이 모를 리가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여성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윤채원은 무관심했다.

심지어 배진욱과 박소연이 약혼을 발표했던 날에도,

윤채원은 설성에서 상류층 파티에 참석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마치 배진욱이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 없는 사람인 것처럼.

그러나 그 사건이 있고 보름 뒤, 하영숙 여사가 비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강우는 더욱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배진욱이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만약 이 일이 그가 계획한 거라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울렸다.

귀찮다는 듯 전화를 끊으려다, 화면에 뜬 번호를 보고는 결국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강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의 분위기마저 싸늘하게 변했다.

“알겠어.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이강우는 윤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에 문제가 생겼어. 너는 은하산장으로 돌아가. 모든 건 내가 돌아가서 얘기하자.”

“알겠어.”

윤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우는 바로 차에서 내려, 차를 윤채원에게 맡기고 떠났다.

그러나 윤채원은 은하산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강렬한 인상을 주는 네모 반듯한 벤츠 SUV를 타고 란타이 로열 인터내셔널 그룹으로 직행했다.

회사 직원들은 그녀를 보자, 어제의 일로 인해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저마다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실 앞, 지윤호는 그녀를 보자 얼굴을 굳히며 다가왔다.

“오셨군요.”

윤채원은 그녀를 막아서는 지윤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급한 일이 있어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윤호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보고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지윤호가 나왔고, 그와 함께 나온 사람은 눈이 붉게 부은 박소연이었다.

누가 봐도 울었던 흔적이 역력했다.

박소연은 윤채원 옆을 지나치면서 원망 가득한 눈빛을 던졌다.

“네가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그 표정은 마치 그녀가 겪은 모든 억울함이 윤채원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윤채원은 그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뭐래? 난 원래 잘났는데.”

화장기 없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서보다 더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했다.

회사의 직원들 모두가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다.

박소연은 속이 뒤집힐 듯 화가 났지만, 회사 사람들이 많다는 이유로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결국 이를 악물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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