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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최강원이 업무 얘기하자며 그녀를 부르다

이준의 말에 문아영은 깜짝 놀랐다. 이준이 지금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는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 팬들 중 한 명이라도 그의 위치를 알아채고 단체 채팅방에 소식을 전하면, 같은 단지에서 수많은 팬들이 몰려올 게 뻔했다. 그렇게 되면 그녀의 아파트 아래가 팬들로 가득 찰 것인데......

그 광경을 상상만 해도 문아영은 절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녀는 황급히 창가로 달려가 조심스럽게 커튼을 살짝 열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래층에 이미 몇몇 젊은 여자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문아영은 한숨을 쉬며 커튼을 다시 닫고 이준 쪽으로 돌아서서 물었다. “그럼 이제 어쩔 건데?”

문아영이 어쩔 줄 몰라하는 것과는 달리, 이준은 여유롭고 태연하기만 했다.

그는 소파에 길게 몸을 뻗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냥 안 나가면 되지.”

그 말을 듣자 문아영이 머리를 부여잡고 외쳤다. “남자랑 여자랑 단둘이 방 안에 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이준이 그녀를 보러 온 건 문아영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밤을 함께 보내겠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이준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이었다. 만약 팬들이 무슨 단서를 잡아 그녀와 엮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물론이고 이준에게도 큰일이 날 게 뻔했다.

그런데도 이준은 태연하게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이 건물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누가 내가 누나 집에 있는지 알겠어.”

하지만 문아영은 여전히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빨리 너희 회사에 연락해. 매니저한테 팬들 좀 돌려보내라고 하고, 너도 얼른 가.”

그러자 이준은 소파에 있던 쿠션을 끌어안으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누나, 나 멀리서 여기까지 뛰어오느라 피곤하고 졸려 죽겠는데, 이렇게 쫓아내는 거야?”

문아영은 한숨을 쉬며 이준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말했다. “너 여기서 나가야 해. 만약 무슨 일이 터지기라도 하면, 너 진짜 끝날 수도 있어.”

자신보다 여섯 살이나 어린, 그것도 지금 가장 주목받는 아이돌인 이준이 이혼한 자신과 엮이게 된다면, 그의 커리어가 크게 망가질 가능성이 있었다.

문아영은 해외에 머물렀을 때 이준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가 행사 차 방문했을 때 두어 번 같이 식사도 했지만, 문아영은 이준을 늘 동생처럼만 대했다.

그런데 한 번은 박정인이 그녀에게 이준이 남녀 간의 감정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고 넌지시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문아영은 단호히 그럴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첫째, 그녀와 이준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둘째로는 둘 사이에는 여섯 살의 나이 차이가 있었다. 이런 연상연하 관계는 그녀의 성격상 너무 파격적이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박정인은 이 말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여섯 살 나이 차이가 뭐가 어때서? 최강원도 너보다 여섯 살 많잖아?”

“왜 남자가 연하 만나는 건 괜찮고, 여자가 연하 만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어?”

박정인은 원래부터 자유롭고 개방적인 성격이라, 문아영은 그녀와 더 이상 논쟁하지 않았다.

문아영은 다른 사람들의 연상연하 커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그런 관계에 놓이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녀가 머리를 부여잡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던 그때, 김한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문아영은 마치 구원의 손길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상황을 김한세에게 털어놓고 해결책을 물어볼 요량이었다. 김한세는 한때 오랫동안 아이돌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 분명 능숙할 거라 믿었다.

그러나 문아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한세가 먼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최강원 쪽에서 방금 연락이 왔어요.”

그 말을 듣자 문아영은 순간 긴장감이 몰려왔다. 지금의 상황은 잊은 채, 머릿속이 온통 대본 문제로 가득 찼다. “그 사람이 뭐라고 했어요?”

그러자 김한세가 최강원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지금 아영 씨더러 유진 엔터테인먼트로 오라네요. 스토리 라인과 관련해서 세부 내용을 논의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야 이 대본이 정말 실현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다나!”

그 말을 들은 문아영은 약간 당황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 만나서 얘기하자고요? 벌써 퇴근 시간이 지났잖아요?”

김한세가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 “아마 최 회장님이 워커홀릭이라 아직 회사에서 야근 중인 모양이죠.”

물론 진짜로 야근 중인지 아닌지는 최강원 본인이 가장 잘 알 테고, 김한세도 그의 속마음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문아영은 핸드폰을 쥔 채로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망설였다. 지금 이준과 단둘이 한 공간에 있는 것도 충분히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최강원을 만나 대본을 논의하는 것 역시 그녀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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