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한국어
챕터
설정

제37화 사람들이 연상이 연하를 꼬신다고 말할 거라 생각 안 하나?

“너 참 한가하구나?” 최강원은 이렇게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고 손우석의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그는 부정할 수 없었다. 손우석의 말 한마디에 그의 감정이 완전히 흔들렸다는 것을!

문아영이 그 어린 배우 이준과 단둘이 한 방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속에서부터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최강원은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열고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했다. 이준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소박한 차림이었지만, 워낙 독보적인 분위기를 가진 그는 뒷모습과 옆모습만으로도 지나가던 팬들에게 발각되고 말았고, 그래서 팬들이 건물을 완전히 둘러싸 버렸던 것이다.

이준은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손에는 커다란 봉투를 들고 있었는데, 누군가의 병문안을 가는 듯 보였다.

최강원은 문아영이 오늘 당한 교통사고를 떠올렸다. 누군가 그녀를 찾아가 위로하는 건 당연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이준이 이런 늦은 밤에 그녀를 찾아간다는 건 아무래도 적절치 않다고 느껴졌다.

문아영은 올해 스물여섯 살이고, 이준은 고작 스무 살이다. 남들이 이 상황을 보고 연상이 연하를 꼬신다고 말하지 않을까?

게다가 이준은 지금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톱스타다. 완전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그와 얽히는 일이 생기면, 이준의 팬들에게 공격당할 수도 있는데, 걱정되지 않는 걸까?

최강원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차분히 김한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 다음 룸으로 돌아가 김예지를 바라보며 간단히 말했다. “미안해,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어.”

“뭐라고요?” 김예지는 놀라고도 실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하지만 아직 밥도 다 먹지 않았잖아요......”

“괜찮아.” 최강원은 짧게 대답하고 뒤돌아 나가버렸다. 김예지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눈물이 나올 듯한 억울함에 사로잡혔다.

분명히 최강원과 문아영은 이미 이혼한 사이였지만, 지난 1년 동안 김예지는 자신과 최강원의 관계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특히 그녀가 몇 차례에 걸쳐 자신의 몸을 최강원에게 내어주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최강원과 문아영이 갓 이혼했을 때, 한 번은 최강원이 술자리를 마치고 만취 상태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녀는 그를 돌볼 기회로 여기고 그의 옷도, 자신의 옷도 벗어던졌지만, 최강원은 그녀를 차갑게 밀쳐냈다.

그 이후에도 그녀는 몇 차례 더 시도했지만, 그는 매번 거절했다.

김예지는 도대체 자신과 최강원 사이에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 외모와 몸매가 여느 여자들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강원이 자리를 떠난 이후, 혼자 남아 식사를 이어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김예지는 가방을 들고 식당을 나섰다. 식당 밖에서 막 떠나는 최강원의 차를 보며, 김예지는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결국 차에 올라타 그의 뒤를 따르기로 결심했다.

최강원이 정말로 일 때문에 간 거라면 상관없지만, 만약 그가 문아영과 얽히는 일이라면......

김예지는 운전대를 꽉 쥐며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절대 문아영을 그냥 두지 않을 거야!

*

문아영의 아파트

그녀는 이준의 갑작스러운 방문과 터져버린 실시간 검색어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이준이 문을 두드렸을 때, 문아영은 서재에서 컴퓨터를 켜고 대본을 수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강원이 대본 수정을 요구하든 말든, 그녀는 두 가지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물론, 수정 없이 넘어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하나의 대본을 기획하고 완성해 내는 일은 창작자에게 있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자기 자식처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문아영은 이렇게 늦은 밤에 이준이 자신을 보러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준은 들어오자마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건넸다. “정인 누나한테서 누나가 교통사고 났다는 얘기 들었어. 그래서 지방에서 급히 달려왔는데, 괜찮아?”

그의 진심 어린 말에 문아영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차분히 대답했다. “괜찮아, 그냥 살짝 긁힌 정도야.”

이준은 그녀의 팔을 살펴보고, 정말 경미한 상처임을 확인한 뒤 약간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곧 미안한 듯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누나, 내가 불행한 소식 하나 전해야 할 것 같아.”

문아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이준이 코를 만지작거리며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방금 이 건물에 들어올 때 몇몇 팬들한테 들킨 것 같아. 어쩌면 지금쯤 아래층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

지금 앱을 다운로드하여 보상 수령하세요.
QR코드를 스캔하여 Hinovel 앱을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