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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이혼하면 서북풍이나 마시라고?

사실 그녀도 명문대를 졸업했다. 다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최강원과 결혼해서 내조에 전념하며 최씨 집안의 며느리가 된 것뿐이었다.

최강원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내일 아침 8시 30분, 구청에서 보자."

여기까지 말이 나온 마당에 문아영은 돌아서서 나갔다. 이미 관계가 깨졌으니 한 침대에서 잘 수도 없었다.

하지만 뒤에서 갑자기 힘이 전해져 그녀를 침대로 거칠게 끌어당겼고, 남자의 크고 단단한 몸이 그녀를 침대에 눌렀다.

문아영이 몸부림치며 말했다.

"이혼하기로 했잖아? 지금 뭐하는 거야?"

최강원이 그녀의 입술 끝을 물며 독하게 말했다.

"아직 이혼 안 했잖아. 네가 나한테 팔렸다고 했으니, 당연히 안 자면 손해지."

최강원이 몇 시간 남지 않은 이 시간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녀를 더 깊게 탐닉하며 욕망을 쏟아냈다. 그의 집요하고 거침없는 요구에 문아영은 속으로 되뇌었다. 최강원의 말이 맞았다. 이런 순간을 그냥 넘기는 건 분명 손해였다.

최강원은 외모도 출중했고, 몸매도 훌륭했으며, 그쪽 능력 또한 뛰어났다. 이혼 후에 그만한 남자를 다시 찾기는 어려울 텐데, 굳이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즐기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나니, 그녀는 하얗고 가느다란 팔을 들어 최강원의 목을 감싸 안았다. 이어서 그와 열렬히 얽혔고, 마침내 그녀가 그를 눌러 위로 올라탔다.

결혼한 지 3년 동안, 문아영은 이런 대담함과 열정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평소 그녀는 수줍음 많고 내성적이며 차분했다. 생활에서도, 침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최강원을 놀라게 했다. 그의 몸이 순간 굳었고,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거칠어진 숨소리는 그의 당황과 흥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문아영의 얼굴은 불타오르듯 빨개졌다. 부끄러움에 망설이던 그녀는 차라리 마음을 독하게 먹고 그의 얼굴을 감싸 쥔 채 입맞췄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는 다른 어떤 생각도 할 여유가 없었다.

그날 밤, 그녀와 최강원의 사이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조화로웠다. 아마도 그녀의 열정과 적극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침에 문아영이 깼을 때 최강원은 이미 집에 없었다.

그녀는 차분히 씻고 아침을 먹은 뒤 차를 몰고 구청으로 갔다. 어제 약속한 8시 30분이었다.

8시 30분부터 9시까지 기다렸지만, 최강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30분을 더 기다린 후 문아영은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구청에 와있어. 언제 올 거야?"

최강원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난 해성에 있어."

"뭐라고?" 문아영은 매우 놀랐고, 놀란 후에는 약간 화가 났다. "8시 30분에 이혼 수속하러 오기로 하지 않았어?"

"이쪽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새벽에 급히 왔어."

"할 말 없으면 끊어." 최강원의 어조는 무심했고,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렸다.

문아영은 휴대폰을 쥐고 있었고,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그녀는 그에게 있어서 있으나 마나 한 존재였기에, 이혼 같은 큰일도 그녀를 외면하고 쉽게 방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차에 앉아 한참을 감정을 진정시키고, 20분 뒤에 그녀는 친구 박정인의 집으로 갔다.

박정인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인기 여배우였다.

문아영이 최강원과 이혼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전하자, 그녀는 주저 없이 다가와 문아영을 꽉 안아주었다.

"축하해, 이제 곧 고통에서 벗어나게 됐네."

문아영은 박정인의 과장된 반응에 매우 어이없었지만, 이를 통해 박정인이 그녀와 최강원의 결혼생활을 얼마나 못마땅하게 여겼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박정인이 진중하게 말했다.

"내가 진작 충고했잖아. 아직 젊을 때 빨리 그 사람으로부터 벗어나라고. 그래야 새로 시작할 자본이라도 있지."

"아영아, 내 주변에 엄청 잘생긴 연예인들 많은데 너 이혼하면 내가 너한테 다 소개해 줄게."

문아영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어유, 됐어 됐어. 난 연예인이랑 연애할 생각 없어. 난 더 이상 연애하고 싶지도 않아."

문아영이 마지막 말을 할 때는 어조가 약간 어두웠다. 최강원과 함께한 3년은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박정인이 아쉽다는 듯 소리쳤다.

"말도 안 돼! 너같이 재능도 뛰어나고 예쁜 여자가 연애를 안 한다고? 너무 아깝잖아."

문아영은 눈을 내리깔고 잔에 든 와인을 보며 중얼거렸다.

"남자가 뭐가 좋아? 차라리 일에 전념하는 게 낫지."

그녀도 증명하고 싶었다. 최강원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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