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최 회장님을 잘 알지 못해요
문아영은 실제로 한 아이돌과 식사 중이었고, 그 아이돌의 이름은 이준이었다.
그녀와 이준의 인연을 말하자면, 꽤나 우연이었다.
박정인이 이전에 도시 드라마를 주연했는데, 줄거리가 성숙한 직장 여성과 어린 남자의 누나-동생 로맨스였기 때문에 남자 주인공으로 어린 남자가 필요했다.
또 선택할 수 있는 동생급 남자 배우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었던 박정인은 해외에 있던 문아영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문아영은 작가였기에 배우 선택에 있어 어느 정도의 판단력이 있었다.
결국 문아영은 이준을 추천했고, 이준은 모두의 선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 드라마는 최근에 막 방영되어 시청률이 고공행진 중이었다.
이번에 문아영이 귀국하자 이준은 꼭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며, 자신을 발탁해 준 은혜에 대한 감사를 정중히 표현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문아영은 자신이 올라갈 때 손우석에게 목격된 것을 몰랐다. 문아영이 이준과 식사를 하던 중에 직원이 노크하고 들어와 예쁘게 플레이팅된 스테이크를 들고 있었다.
이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직원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다 나오지 않았나요?"
직원은 웃으며 설명했다.
"이 스테이크는 저희 집 시그니처 메뉴인데요, 최 회장님께서 이 여성분께 보내신 거예요."
"최 회장님이요?" 문아영은 이 성씨를 듣자마자 온몸이 불편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스테이크를 힐끗 보았다. 이게 설마 최강원이 보낸 건 아니겠지?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낮에 타임즈 엔터에서 한 번 만났는데, 저녁 식사 때도 또 만났다고?
게다가 이혼한 지 1년이나 됐다. 그녀는 최강원과 최대한 멀리 떨어져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최강원이 이상하게 스테이크를 보내다니, 도대체 무슨 의도지?
하지만 최강원의 의도가 무엇이든, 이 스테이크는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미안한 듯 직원에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 스테이크는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첫째로 저는 그 최 회장님을 잘 알지 못하고, 둘째로 저는 소고기랑 양고기에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직원은 그녀가 알레르기가 있다는 말을 듣자, 어쩔 수 없이 그 요리를 들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음식 알레르기는 작은 문제가 아니었고, 레스토랑에서 그런 책임을 질 수는 없었다.
직원이 나간 후 문아영은 살짝 눈을 내리깔았고, 눈 속의 자조와 비꼼을 감췄다.
그녀는 최강원과 3년 동안 부부로 살았지만, 최강원은 그녀가 소고기와 양고기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3년 동안 그가 그녀를 얼마나 무시하고 냉담하게 대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소고기나 양고기같이 민감한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먹기만 하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최강원과 함께 있을 때, 그들의 식탁에는 자주 소고기와 양고기 같은 음식이 올랐지만, 그녀는 한 입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모두 최강원이 좋아해서 일부러 만든 것이었다.
맞은편의 이준은 탐색하는 시선을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두었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누나, 이 최 회장님은 누구야?"
문아영과 최강원의 일에 대해서 아는 외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가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최씨 그룹 주년 기념식 그날 밤, 그녀는 화려하게 차려입고 나타났기에, 그날 밤의 아름답고 고귀했던 최 회장 부인과 그녀를 연관 짓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준에게 있어서, 그가 아는 문아영은 그저 작가일 뿐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아마 착각하신 것 같아." 문아영은 이렇게 두 마디로 이 화제를 넘겼다.
문아영은 조금도 최강원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한국에 돌아온 지 하루 만에 최강원과 두 번이나 마주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재수 없었다.
이게 문아영이 지금 이 순간 유일하게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 쪽 최강원과 손우석이 있는 룸에서는, 직원이 반납된 스테이크를 들고 들어와 문아영의 말을 최강원에게 전달했다.
손우석은 이 말을 듣고는 당장 한 모금의 술을 뿜어냈다. "최 회장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을 마친 후 그는 더욱 재미있다는 듯이 멈출 줄 모르고 웃었고, 이에 최강원이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