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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더는 너를 붙잡지 않았겠지

저녁 7시, 최씨 그룹 최상층.

CEO 사무실에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고, 최강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컴퓨터 앞에서 야근 중이었다.

남자의 반듯한 체격이 딱 맞는 옷감에 감싸여 있었고, 단순한 흰 와이셔츠가 그의 몸에서는 금욕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낮에 김한세의 사무실에서 문아영을 만난 후 최강원은 평소 자랑스러워하던 자제력이 흐트러져, 머릿속에는 자꾸만 문아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예전의 문아영은 온 마음과 눈길이 그에게만 향해 있었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그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최강원은 오늘 그녀가 완전히 자신을 무시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가슴이 답답해졌다.

이렇게 들쑥날쑥한 감정으로 인해 하루 종일 업무 효율이 떨어져서 야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조용한 공간에서 핸드폰이 울렸고, 전화를 건 사람은 손우석이었다. 그의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이며 강성시의 유명한 바람둥이 재벌 2세였다.

최강원은 이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다. 손우석이 분명 술 마시러 나오라고 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일을 최우선으로 여겼고, 일이 끝나기 전에는 절대 그런 무의미한 술자리에 가지 않았다.

손우석이 끈질기게 전화하자 결국 그는 전화를 받았고,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기 너머에서 손우석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강원아, 내가 방금 누구 봤게?"

최강원은 매우 시큰둥하게 물었다.

"누구?"

그는 지금 기분이 안 좋아서 손우석이 또 어떤 여자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손우석이 또박또박 말했다.

"문아영! 너의 전처!"

최강원은 먼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이내 이를 갈며 화를 냈다. 손우석이 그냥 문아영이라고만 해도 될 텐데, 굳이 전처라는 두 글자를 강조할 필요는 없었다.

귀에 거슬렸다.

손우석은 또 매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한국에 돌아온 거야? 전에 해외 나갔다고 하지 않았어?"

당시 문아영이 먼저 최강원과 이혼을 요구하고 한 푼도 가져가지 않고 깨끗하게 나갔을 때, 손우석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나중에 누군가가 문아영의 행방을 알아봤더니, 이혼 증명서를 받은 그날 오후에 바로 출국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출국해서 뭘 하는지는 더 이상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다. 그들이 당시 문아영의 행방을 알아본 것도 그저 최강원을 걱정해서였다. 문아영이 이혼을 일시적인 충동으로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다시 돌아와 최강원을 붙잡을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

최강원은 손우석과 문아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매우 담담하게 "응" 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손우석이 그의 이 한 마디 대답에서 뭔가를 예리하게 포착했다.

"너희 만났어?"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손우석은 또 혼자서 물었다.

"어때? 더는 너를 붙잡지는 않았겠지?"

"어." 최강원의 목소리에는 신경질적인 기운이 묻어났다. 그는 간단히 한 글자로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으려 했다.

"다행이네." 손우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다가 갑자기 혀를 차며 말했다. "근데 걔 꽤나 자유롭게 지내는데? 어떤 꽃미남이랑 같이 밥 먹고 술 마시면서 방실방실 웃고 있더라고."

"꽃미남이라고?" 최강원의 목소리가 자기도 모르게 몇 톤 높아졌다.

손우석이 말했다.

"그래, 그 남자 지금 대세인 아이돌 그룹 멤버인 것 같던데, 이준이라고 하나? 이런 어린 남자애들이야말로 꽃미남 아니겠어? 겨우 스물 한두 살밖에 안 됐을 텐데."

최강원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서 밥 먹는데?"

손우석이 식사 장소를 말해주자마자 곧바로 "설마 너 지금 올 생각이야?"라고 물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최강원은 이미 전화를 끊었고, 손우석은 휴대폰을 들고 팔자 좋게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표정을 지었다. 강원이가 설마 전처가 꽃미남이랑 밥 먹는다고 불같이 달려오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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