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한국어
챕터
설정

제7화

연은지는 고개를 숙여 접시를 내려다봤다. 음식은 이미 상해 있었고, 코를 찌르는 곰팡이 냄새가 올라왔다. 식은 밥 위에는 초록과 흰색의 곰팡이가 번져 있었고, 접시 가장자리에도 까맣게 변한 반찬 찌꺼기가 들러붙어 있었다.

속이 울컥 뒤집혔다. 연은지는 고개를 들어, 쉬어버린 목소리로 물었다.

"이것도… 김한샘이 시킨 거야?"

박소연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가, 곧 그녀의 처지를 떠올린 듯 턱을 치켜들었다.

"맞아! 네가 새미 아가씨를 죽였잖아. 대표님이 밥 한 끼라도 주는 게 어딘데, 뭘 그렇게 가려?"

연은지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이미 텅 비고 무감각해진 심장이 다시금 가늘게 찢어지는 듯 아파왔다. 한기가 온몸을 관통했지만, 그녀는 그 음식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나섰다.

박소연은 곧장 뒤따라왔다.

"왜, 안 먹겠다는 거야? 지금 안 먹으면 오늘은 다른 밥 없어!"

연은지는 끝내 대답하지 않고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할 일은 다 끝냈고, 충분히 말을 잘 들었다. 그렇다면 김한샘은… 가족을 건드리지는 않겠지?

가족은 그녀의 약점이었다.

3년 전, 어머니의 치료비를 위해서라면 그의 애인이 되는 것도 감수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말을 잘 들을 수 있었다.

늘 그랬다. 순순히 따르면, 그는 화내지 않았다.

박소연은 그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자마자 달려와 팔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어디 가는 거야? 대표님이 2층은 올라가지 말랬잖아. 내려와!"

하지만 연은지는 이미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였다. 그렇게 세게 끌리자 몸의 균형이 단번에 무너졌고, 이마가 계단 꺾이는 부분의 모서리에 세게 부딪혔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녀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박소연은 얼어붙은 듯 서서 그녀를 내려다봤다.

"야, 너 설마 연기하는 거 아니지?"

하지만 몇 번을 발로 건드려도 연은지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제야 박소연은 당황해 허둥지둥 집사를 찾으러 달려갔다.

...

따뜻했다.

마치 햇살이 온몸을 감싸 안는 것 같았다.

연은지는 이렇게까지 햇빛이 따뜻하다는 걸 처음 느끼는 것 같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날카롭고도 잘생긴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침대 곁에 앉아 있었는데,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려, 매끈한 근육 선이 드러나 있었다. 커튼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그의 얼굴에 내려앉아, 평소의 날카로운 얼굴선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고 있었다. 연은지의 심장이 순간 덜컥 내려앉았다.

"김한샘..."

그녀가 무심코 중얼거리자, 남자는 곧바로 몸을 숙여 손바닥을 그녀의 이마 위에 올렸다.

"왜 이렇게 자기 관리를 안 해? 일부러 나 걱정하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응?"

넓고 따뜻한 손이 이마를 덮자, 눈가가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왜 나를 믿어주지 않아? 왜 나를 때려… 예전의 당신은 이러지 않았잖아..."

그녀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얼굴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

김한샘 곁에서 3년을 지내며, 그녀는 애인으로서 해야 할 일은 다 해왔다. 그가 필요로 하면 언제든 곁에 있었고, 다른 걸 바란 적도 없었다. 돈을 대주고 도와준 것만으로도 이미 감사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억눌러 두었던 마음은 끝내 터지고 말았다. 깊이 숨겨왔던 호감과 사랑이 이 순간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채찍에 맞았던 고통, 짓밟힌 상처, 끝없는 모욕, 그리고 그의 불신까지 모든 것이 눈물이 되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난 김새미를 밀지 않았어... 정말로 걔가 스스로 뛰어내린 거야... 왜 나를 믿어주지 않아..."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처지도, 두 사람 사이의 간극도 잊은 채, 그저 그에게 매달리고 싶었다.

김한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손끝으로 그녀의 눈물을 천천히 닦아냈다. 그 손길은 그답지 않게 지나치게 다정했다.

연은지는 그가 드디어 마음을 누그러뜨린 줄 알고, 더 크게 울며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마치 마지막 구명줄을 잡은 것처럼.

그러나 바로 그때 턱에 날카로운 통증이 전해졌다.

연은지는 번쩍 눈을 떴다.

눈앞에는 차갑게 굳은 얼굴의 김한샘이 있었다. 그는 비웃듯 그녀를 내려다보며, 턱을 쥔 손에 힘을 주고 있었다. 마치 뼈째 으스러뜨릴 기세로.

"연은지, 불쌍한 척하면 벌을 피할 수 있을 줄 알았어?"

낮고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살을 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연은지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방금 전 보았던 얼굴과 겹쳐졌다가, 이내 또렷이 갈라졌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오며, 방금의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깨달았다.

지금 앱을 다운로드하여 보상 수령하세요.
QR코드를 스캔하여 Hinovel 앱을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