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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때문에 죽은 여자

168.0K · 연재 중
해안
120
챕터
5.0K
조회수
9.0
평점

개요

그녀는 그를 사랑했고, 기꺼이 바닥까지 자신을 낮췄다. 그는 그녀를 증오했다. 여동생의 참혹한 죽음,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그녀에게 셀 수 없이 많은 죄를 씌웠다. 연은지는 김한샘에게 짓밟혀 숨만 겨우 붙어 있는 순간까지도 자신을 변명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믿지 않았다. 그저 또다시 거짓말을 늘어놓는다고 여겼을 뿐이다. 그러다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순간, 김한샘은 비로소 무너졌다. "네가 아니라고?" "그럼 대체 누구야?" "돌아와서… 네 입으로 말해." 예전에 얼마나 잔혹했는지, 그만큼 지금의 그는 완전히 미쳐버렸다. 사람들은 김한샘이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자신만은 알고 있었다. 그가 잃어버린 건 그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인생이라는 걸.

현대물애증후회남 상처녀 오해

제1화

"짝!"

"짝!"

"짝!"

채찍이 몸에 내려치는 순간, 뼛속까지 파고드는 화끈한 통증이 밀려왔다.

연은지는 이미 등이 다 터져 살이 벌어진 느낌이 들었다. 고통에 얼굴은 핏기 없이 질렸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끊임없이 맺혔다.

눈앞의 모든 것이 흔들렸지만 그녀는 정신을 붙들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입안 가득 비린 맛이 퍼질 때까지 버텨서야 겨우 기절하지 않을 수 있었다.

연은지는 남은 힘을 다 짜내듯 무너진 목소리로 절규했다.

"정말 내가 아니야! 김한샘, 제발… 나 좀 믿어줘..."

김한샘은 가죽 소파에 앉은 채, 높은 곳에서 그녀가 매를 맞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저 시선을 던졌을 뿐인데,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폭력성과 혐오가 가득 서려 있었다.

"이미 찍혔는데도 끝까지 부인하겠다는 거야?"

연은지는 온몸이 덜컥 굳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몸을 끌며 반 발짝 앞으로 기어갔지만, 갑자기 날아든 남자의 구두가 그녀의 손가락을 짓밟았다. 눈물이 터져 나왔다.

"우득" 하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 뼈에 전해진 극심한 통증에 눈앞이 새하얘졌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을 변호하려 울부짖었다.

"정말 아니야... 합성이야. 그 영상은 가짜라고!"

"입 닥쳐!"

김한샘은 몸을 숙여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힘이 너무 세서 뼈가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

그는 그녀의 눈을 노려봤다. 눈동자 깊숙이 선혈처럼 붉은 살기가 들끓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그녀를 집어삼킬 듯한 증오가 가득했다.

"연은지! 네가 김새미한테 심장병이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감히 절벽 아래로 밀어버렸어? 너 같은 악독한 여자는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나아!"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그녀의 죄를 선고하듯 내뱉었다. 그녀의 턱을 쥔 손은 점점 더 힘을 줬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에는 고통과 증오만이 가득 차 있었다.

김새미는 그의 하나뿐인 여동생이었다.

이 세상에서 유일한 혈육이었다.

"아니야… 난 안 그랬어. 내가 아니야!"

연은지는 필사적으로 설명했다.

"난 밀지 않았어. 그때 난 붙잡으려고 했어. 오히려 걔가 살기 싫다고, 걔가..."

"아직도 변명해?"

김한샘은 거칠게 그녀의 턱을 내던졌다. 목소리는 서늘하고 음산했다.

"계속 때려. 자백할 때까지."

그 말에 연은지는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안 돼... 김한샘, 이렇게 하면 안 돼. 그 영상은 조작된 거야. 난 밀지 않았어. 정말 아니야..."

하지만 김한샘은 이미 등을 돌린 뒤였다. 그는 차갑게 한 마디만 내뱉었다.

"쳐."

"짝!"

채찍이 다시 한 번 세차게 떨어지자 연은지는 비명을 지르며 그의 바짓단을 붙잡았다. 눈에는 아직 희미한 기대가 남아 있었다.

"한샘 씨, 나 좀 믿어줘. 정말 난..."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한샘은 그녀의 손을 걷어차고는 그대로 큰 걸음으로 떠나버렸다.

채찍은 계속해서 그녀의 등을 후려쳤다. 연은지는 멍하니 김한샘이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점점 의식이 흐려졌다.

두 시간 전의 일이 떠올랐다.

김새미에게서 전화가 왔다. 살고 싶지 않다고, 사는 게 너무 괴롭다고, 이제는 스스로 생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김새미는 평소에도 그녀에게 친절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눈앞에서 한 생명이 사라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연은지는 거의 생각할 틈도 없이 곧장 하만 별장으로 향했다. 그곳은 김새미가 머무는 곳이었다.

도착했을 때, 김새미는 이미 절벽 끝에 서 있었다. 가느다란 몸은 바람만 불어도 금세 쓰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연은지는 달려가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김새미는 그대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곧 김한샘이 사람들을 데리고 도착했다.

연은지는 필사적으로 해명했지만, 그때 별장의 CCTV 영상이 재생됐다. 화면에는 그녀가 김새미를 절벽 아래로 '미는' 장면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결국 김한샘은 그녀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채찍은 여전히 몸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연은지의 눈에서 마지막 빛이 서서히 사라졌다.

왜 그는 끝내 그녀를 믿어주지 않았을까?

그녀에게는 김새미를 해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의식은 점점 흐려졌고, 극심한 통증조차 더 이상 그녀를 붙잡아두지 못했다. 눈앞이 캄캄해지며, 연은지는 그대로 기절했다.

서재 안.

집사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공손하게 말했다.

"대표님, 기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