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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뮤시아는 워낙 값비싼 보석이라, 일반 매장에서는 팔 수도 없었다.

팔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매에 내놓는 것뿐이었다.

그렇다면, 성지환은 경매장에서 '뮤시아'를 본 걸까?

한시아는 대답 대신 되물었다.

"당신, 경매장에 갔어?"

성지환은 잠시 얼어붙은 듯 멈칫하더니 시선을 피했다.

몇 초를 머뭇거리다 겨우 입을 열었다.

"그냥… 당신 줄 주얼리 좀 보려고 갔어."

그녀에게 줄 보석이었을까, 아니면 임가연에게 줄 선물이었을까.

임가연이 그렇게 화려한 '깜짝 선물'을 준비했으니, 그 역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겠지.

한시아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담담히 말했다.

"팔았던 게 아니라, 기부했어."

그 말에 성지환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여보, 당신이 착한 건 알아. 하지만 그건 안 돼. 다른 건 몰라도 뮤시아만큼은 절대 내놓으면 안 돼."

그가 품속에서 검은 벨벳 상자를 꺼내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

뚜껑이 열리자, 그 안에는 여전히 찬란한 뮤시아가 있었다.

"다시 사왔어."

그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내가 널 사랑한다는 증거야. 어떤 일이 있어도, 이건 절대 벗지 마."

그는 다시 직접 그녀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보석은 여전히 눈부셨고, 그 빛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아름다웠다.

한시아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성지환, 당신 연기 참 잘한다. 방금 전까진 다른 여자 품에 있었으면서, 지금은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밤이 깊어, 그녀가 막 잠들려던 찰나 성지환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재빨리 진동을 끄고, 그녀의 등을 다정히 두드렸다.

그러나 몇 초 뒤, 또다시 진동음이 울렸다.

그는 결국 짜증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조용한 방 안,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야, 지환아! 나와서 한잔하자! 다 모였어, 이제 너만 오면 돼."

성지환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오늘은 안 돼. 시아 재워야 해. 끊는다."

"야야야, 끊지 마! 그렇게 아내한테 붙어 있으면 우리들은 뭐가 되냐? 너무한 거 아니냐?"

"맞아, 결혼하더니 아예 연락도 없고, 우리 다 잊었냐?"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섞여 들렸다.

성지환은 짜증 난 듯 수화기를 손바닥으로 가리며 낮게 말했다.

"시끄러워. 몇 번을 말해? 세상 그 누구보다 우리 아내가 먼저야. 난 오늘 시아랑 있을 거야."

그렇게 말했음에도, 전화기 너머에서는 여전히 그를 붙잡았다.

결국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때, 잠결에 깬 한시아가 조용히 눈을 떴다.

"지환아, 나 괜찮아. 가. 오랜만에 친구들도 보고 와."

성지환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야, 안 가. 너 혼자 두고 어딜 가."

하지만 한시아가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진짜 괜찮아."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타협하듯 말했다.

"그럼… 같이 가자. 너 안 가면 나도 안 가."

전화기 너머에서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수님, 같이 나오세요! 둘이 오면 더 재밌죠!"

"맞아요, 형수님 제발 같이요. 형수님이 안 오면 저 자식 절대 안 온대요!"

결국 한시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성지환은 외출할 마음을 먹었다.

문을 열자마자, 방 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들은 양팔에 여자를 끼고 술을 마시며 떠들고 있었다.

성지환의 얼굴이 즉시 굳었다. 그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곧장 돌아서 나가려 했다.

그제야 남자들이 사태를 깨닫고 허겁지겁 옆에 있던 여자들을 내보냈다.

"가, 가. 얼른 나가."

모든 여자가 나가고 나서야, 친구 하나가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야, 너 진짜 변함없다. 세월이 지나도 형수님 말고는 여자는 쳐다도 안 보네."

성지환은 귀찮다는 듯 그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

"난 결혼한 사람이야. 내 아내가 불안해하지 않게 하는 게 남편의 도리지. 결혼도 안 한 너는 모를 거야."

그 말에 방 안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남자들은 장난스럽게 성지환과 한시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놀렸다.

비록 친한 친구들의 모임이라지만, 성지환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시아에게만 머물렀다.

누군가 담배를 피우자, 그는 눈빛 하나로 제지했다.

"담배 꺼라. 시아는 담배 냄새 싫어해."

또 다른 이가 술잔을 내밀자,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시아는 술 냄새 나는 거 싫어해."

누군가 노래를 부르려 하자, 이내 얼굴이 굳었다.

"끄자. 시아는 조용한 게 좋아."

그는 차가운 얼굴로 사람들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한시아만 신경 썼다.

손에 든 과일칼을 능숙하게 돌리며 과일을 예쁘게 깎아 한 그릇을 채운 뒤, 그녀 앞으로 밀어두었다.

"여보, 이거 먹어."

그녀의 얇은 원피스와 낮은 실내 온도를 본 그는 재빨리 자신의 재킷을 벗어 어깨에 덮어줬다.

"이제 괜찮아? 아직도 추워?"

그 다정한 모습에 주위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야, 성지환! 징하다 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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