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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앞으로 안경 쓰지 마

검은색 차가 안여름의 집 앞에 멈춰 섰다.

안여름이 안전벨트를 풀려는 순간, 이태현이 몸을 기울여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길고 단정한 손가락이 안전벨트 잠금장치를 가볍게 눌렀다.

“딸깍.”

벨트가 풀리자, 이태현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서 안여름은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차분했던 마음도 순간 흔들렸다.

이 남자는 얼굴 하나만으로도 여자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어젯밤 그의 뻔뻔한 행동들이 떠오르자, 안여름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표정을 가다듬었다.

‘잘생기면 뭐 해? 인성은 형편없는데.’

안여름은 고개를 들며 안경을 밀어 올리고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릴게요.”

그 말을 듣자 이태현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

위압적인 기운이 그에게서 퍼져 나왔다.

안여름은 그의 기운 변화를 감지하고 서둘러 차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그의 긴 팔이 뻗어와 손목을 붙잡았다.

넓은 어깨와 긴 팔로 둘러싸인 모습은, 밖에서 보면 마치 그가 그녀를 품에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태현은 그녀의 안경 너머로 맑고 투명한 눈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형수님을 호의로 데려다줬는데, 고맙다는 인사는 안 해요?”

안여름은 움츠러든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안 집안 사람들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싫어하며 늘 무시해 왔다.

이혜성도 아마 곧 흥미를 잃겠지.

그런데 이태현은 그녀의 옅은 분홍빛 입술을 바라보며 눈빛을 깊게 만들었다.

“너무 성의 없잖아요.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직접 감사의 의미를 받아야겠어요.”

칙칙한 얼굴과 달리 탐스러운 입술에 그는 눈을 떼지 못했다.

‘내 아내인데, 참을 필요가 있을까?’

그는 충동을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몸을 기울였다.

갑작스러운 감촉에 안여름은 눈을 크게 뜨며 당황했다.

차가우면서도 부드러운 입술의 느낌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그를 밀치려 했다.

그러나 이태현은 그녀의 손을 단단히 붙잡고 키스를 이어갔다.

그는 느긋하게 반응을 즐겼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안경을 벗겼다.

“이제야 제대로 보이네.”

안여름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집 앞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이 남자는 정말 뻔뻔했다!

키스를 끝낸 그는 여운이 남은 듯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안경 쓰지 마. 안 쓰는 게 더 예쁘니까.”

그리고는 목소리를 한층 낮추며 덧붙였다.

“만약 또 안경을 쓰면, 만날 때마다 키스할 거야.”

그의 시선은 마치 사냥감 위를 맴도는 맹수처럼 집요했다.

그 시선에는 자신의 소유물이라는 확신마저 느껴졌다.

안여름은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려 했지만, 그때 차 안의 정적을 깨는 목소리가 들렸다.

“여름아?”

안여름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차창 밖에는 김소희가 서 있었다.

김소희는 충격과 분노가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안여름은 당황한 나머지 주먹을 꽉 쥐었다.

첫날부터 엄마에게 이런 모습을 들키다니!

김소희는 주변을 살피며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듯했다.

이내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얼른 내려와.”

안여름은 황급히 차문을 열고 내려섰다.

김소희는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서둘러 집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그때 이태현이 창문을 내리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는 입가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지르며 느긋한 미소를 지었다.

“형수님,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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