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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겼지만 괜찮아

1.0M · 연재 중
못난이공주
446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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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9.0
평점

개요

이복 언니는 못생기고 성능력이 없다고 알려진 약혼자와의 결혼을 거부했지만, 친어머니는 친딸인 안여름을 언니 대신 시집보내려 했다. "여름아, 부탁이야. 너희 언니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자격이 있어. 조금만 도와줄 수 없겠니?" 어머니의 말에 가슴이 얼어붙었다. 그래서 결국, 안여름은 언니를 대신해 결혼식장에 섰다. 신혼 첫날 밤, 다비드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잘생긴 남자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너무 못생겼군." 여름은 이 결혼이 냉랭한 공생 관계일 거라 생각했지만, 남편은 예상치 못하게 그녀를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못생겨도 넌 내 여자야." 그는 여름의 가면을 하나씩 벗겨내며 원래의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냈고, 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는 서로에 대해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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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너무 못생겼어

안여름은 화장대 앞에 앉아 멍하니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김소희가 다급히 들어왔다.

김소희는 안여름의 헝클어진 머리와 칙칙한 회색 긴 외투를 보자마자 얼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이씨 집안 사람들이 다 와 있는데, 너는 옷도 안 갈아입고 뭐 하고 있는 거야?”

안여름은 검은 뿔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풀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엄마, 정말로 언니 약혼자랑 결혼하라는 거예요?”

김소희는 안여름이 마음을 바꿀까 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태현 가족이 이미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사소한 실수라도 생긴다면 안씨 집안은 끝장날 터였다.

그녀는 급히 무릎을 꿇고 안여름에게 애원했다.

“여름아, 엄마가 부탁할게. 너희 언니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가 있어. 네가 조금만 도와주면 안 되겠니?”

안여름의 무기력하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김소희는 자신의 친엄마였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의 전처가 낳은 두 자식만을 편애했다.

김소희는 언니의 약혼자가 못생기고 성불구라는 걸 알면서도 친자식인 안여름을 대신 시집보내려고 했다.

문밖에서는 고용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여름 아가씨, 이씨 집안 사람들이 오셨습니다.”

안여름은 김소희를 일으켜 세우려 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어나세요. 갈게요.”

그 순간, 그녀는 완전히 마음을 접었다.

문을 열자 문밖에는 낯선 경호원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이태현 집안에서 보낸 사람들이었다.

결혼식도, 신랑도 없이 그녀는 오늘 그렇게 시집을 가야 했다.

“갑시다.”

안여름은 앞장서서 계단을 내려갔다.

이태현 집안은 호양시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였다.

그 집안의 유일한 직계 상속자인 이태현은 십여 년 전 유괴 사건으로 인해 얼굴이 망가지고 성불구가 되었다.

그 이후로 그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그는 성격이 잔혹하고 외모가 흉측하며, 그 집에 들어간 여자들은 단 한 명도 살아서 나오지 못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나 안여름에게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다.

그가 설령 악마라 해도 상관없었다.

이태현의 저택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은 그녀를 방 안에 두고 모두 나가버렸다.

창밖이 어둑해질 때까지 방 안은 고요했다.

그러다 문이 열리더니 키가 크고 당당한 체격의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문을 닫고 방의 불을 켰다.

갑작스레 켜진 조명에 눈이 부신 안여름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한눈에 그녀는 멍해졌다.

흉측하고 무서운 외모를 예상했지만, 전혀 달랐다.

어두운 색의 정장이 그의 탄탄하고 우람한 몸을 감싸고 있었고,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깊고 완벽한 얼굴 윤곽은 마치 정교하게 조각된 예술 작품처럼 잘생겼다.

그의 외모는 압도적이었다.

그는 안여름을 살짝 살펴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못생겼군.”

그의 평온한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안여름은 그의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물었다.

“당신 누구죠?”

그의 짙은 눈동자에서 날카로운 빛이 번뜩였다.

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결혼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나?”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의 강렬한 아우라에 순간 숨이 막혔지만, 안여름은 등을 꼿꼿이 세웠다.

“당연히 알죠. 내가 결혼한 사람은 이태현이에요!”

그의 눈에 날카로운 빛이 잠시 스쳤다가 사라지더니 이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또 하나의 소문을 믿는 여자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당신이 내 형수라는 거네? 나는 이태현...의 사촌 동생, 이혜성이야. 형수님도 신혼 첫날 밤에 그런 폐인과 함께 있고 싶지는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