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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이태현의 아버지

안여름은 어두운 분위기에 싸인 ‘이혜성’을 바라보다가, 그의 피투성이 손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뭐예요?”

자신이 만든 음식에 이상한 걸 넣은 적이 없는데, 그가 상처를 낼 정도로 자제력을 잃은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태현은 그녀의 질문을 무시한 채 그대로 나가려 했다.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화면을 힐끗 본 그는 낯선 번호를 보고 전화를 바로 끊었다.

그리고는 안여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들어가.”

그의 목소리는 낮고 서늘했으며, 억눌린 감정과 위협적인 분위기가 섞여 있었다.

안여름은 직감적으로 그가 지금 위험한 상태임을 느꼈다.

조심스럽게 뒷걸음질 치며 방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그를 문 밖에 혼자 내버려 두는 게 맞는지 고민스러웠다.

그때, 이태현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화면에 ‘최의준’이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안여름을 의식하지 않은 채 말했다.

“그 사람이 무슨 일이래?”

전화기 너머에서 최의준이 간결하게 답했다.

“며칠 내로 며느리를 데리고 집으로 오라십니다. 오늘 저녁으로요.”

이태현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다시는 그 사람 전화 받지 마.”

최의준도 맞장구쳤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그 분이 제 월급 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전화를 끊은 이태현은 여전히 문 앞에 서 있던 안여름을 보았다.

“내 전화 엿듣는 거야?”

안여름은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

“아니에요.”

이태현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한 발짝 다가갔다.

“그럼 안 들어가?”

그리고는 낮고 농담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

“아니면 이제 내가 마음에 들었어? 형 대신 나랑 살고 싶은 거야?”

안여름은 그의 말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서둘러 문을 닫았다.

이태현은 닫힌 문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곳에 머문 이유는 그저 추적하던 사람의 흔적을 더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더 이상 단서를 찾을 수 없었고, 이제 이 집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안여름에 대한 호기심은 남았지만,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골목길 입구.

이태현은 기다리고 있던 최의준을 발견했다.

최의준은 빠르게 다가오며 물었다.

“괜찮으세요? 몸은 좀 어떠세요?”

이태현은 손을 들어 그를 막으며 말했다.

“괜찮아.”

최의준이 차 문을 열어주자, 이혜성은 조용히 차에 올라탔다.

“그 사람이 이틀 동안 계속 전화했다던데?”

최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이 번호 차단하셨으니 새 번호로 계속 전화를 걸었답니다.

결국 전화를 못 받으니 제게까지 연락이 왔어요.”

“흥.”

이태현은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그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다.

“방금 오기 전에 또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님이 며느리 데리고 오지 않으면 직접 며느리에게 전화하겠다고 하더군요.”

이태현은 창밖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알아서 하시라고 해.”

한편, 안여름은 방에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하려던 참이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낯선 번호였다.

전화가 꽤 오래 울렸고, 광고 전화는 아닌 것 같았다.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안여름입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낮고 무게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이태현의 아버지, 이현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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