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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합작 달성

안별은 부모님을 설득했다.

그렇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별의 확고한 의지에 결국 부모님은 그녀의 결정을 지지하기로 했다.

그들은 무조건적으로 윤태성과의 파혼을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기로 결심했다.

방으로 돌아온 안별은 오랜만에 자신의 넓은 침대에 누워보았다.

이렇게 이 침대가 그리워진 적은 없었다.

침대가 바뀌면서 큰 비극을 맞을 줄은 미처 몰랐다.

안별은 잠시 눈을 감고, 그 후 슈퍼 블랙카드를 꺼냈다.

도주원...

이 남자, 대체 누구지?

도주원과 손을 잡는 게 정말 맞는 선택일까?

전생에 그녀는 줄곧 윤태성을 진정한 세가의 길에 오를 수 있도록 전심전력으로 서포트했다.

그 길에서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남자, 아무리 억압하려 해도 이길 수 없던 도주원이었다.

과거에는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던 존재였지만, 사실 그는 상상 이상으로 강한 상대였다.

그런데 그녀의 결혼식 전날 밤, 갑자기 걸려온 전화는, 단순한 장난이었을까?

아니면... 그녀는 아직 그 진실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윤씨 집안을 완전히 무너뜨리려면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잠시 생각한 후, 안별은 휴대전화를 꺼내 한성에서 제일 큰 럭셔리 백화점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안별 아가씨.”

직원이 매우 공손한 태도로 전화를 받았다.

“카드 번호만 대면 바로 결제할 수 있나요?”

“혹시 지금 안별 아가씨께서 저희 백화점 제휴 카드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직원이 물었다.

“그건 모르겠어요.”

“그럼 카드 번호를 알려주시면 제가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안별은 카드에 있는 숫자를 천천히 읽었다.

확인 후, 상대방의 목소리가 갑자기 더 친절하고 공손해졌다.

“안별 아가씨, 방금 말씀주신 카드는 저희 슈퍼 VIP 귀빈 카드입니다. 저희 백화점에서 사용 가능하시며, 제한 한도가 없습니다. 원하시는 상품을 구매하시면 관련 상품 영상도 제공해 드리고, 직접 저택까지 배송해 드리겠습니다.”

안별은 손에 들린 카드를 다시 한 번 살펴봤다.

이 카드의 권한이 이렇게 크다는 건가?

상류 사회의 도련님들이 자신들의 재력을 과시하려고 이런 카드를 만든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초고급 백화점에서 파산할 정도로 소비 가능한 한도가 없는 카드가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이제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안별은 말했다.

“상품 영상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제 리스트에 있는 상품들을 제 집으로 보내주세요. 주소는 헤난만 별장 구역…”

한참 동안 이어진 통화가 끝나고, 안별은 전화를 끊었다.

그 후, 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

자신의 모든 감정과 기분, 아픔을 잠시 숨기고 쉬어야 했다.

하늘이 뒤바뀌고 지옥의 문을 빠져나온 이 환생을 받아들이기 위해 그녀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

청진산.

도시의 번잡함과 소음을 멀리한 이곳은 원래 불교의 성지였다.

산맥을 넘어서는 곳에는 사적으로 개발된 개인 클럽이 존재한다.

그 클럽의 내부는 사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고,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되었다.

돈이 많다고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도주원은 이곳의 단골손님이었다.

벼락 끝에 지어진 룸, 통유리로 된 커다란 창문 앞에 앉은 그는,

확 트인 시야 속에서 청산과 유수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절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고,

그 뒤로 몇몇 친구들이 당구를 즐기고 있었으며,

여자들이 옆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에는 각종 음란한 영상들이 섞여 있었다.

"원아, 너 휴대폰 계속 울리는데?"

옆에 앉은 남자, 진준이 말했다.

도주원은 고개를 돌려 한 번 쳐다보았다.

"이번엔 또 어떤 여자를 내치느라고 이렇게 크게 피를 봤을까?"

진준은 도주원의 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다수의 카드 결제 기록들을 봤다.

이번에는 확실히 엄청난 대가를 치렀을 게 틀림없어 보였다.

도주원은 무심코 휴대폰을 들고 손가락을 위로 밀었다.

카드 알림은 끊길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너 이 자식, 여자한테 손이 너무 큰 거 아니냐?”

알림 소리를 듣고 있던 진준은 마치 자기 지갑이 털리는 기분이 들었다.

“문제는 네가 이렇게 팍팍 쓰면...”

“미래 와이프한테 쪼잔하게 굴면 안 되잖아?”

도주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진준은 잠시 멍해졌다.

“방금 뭐라고?”

“나 곧 결혼한다고, 이 자식아.”

도주원은 담배를 지져서 끄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잘생긴 외모가 더해져서, 남녀 구분 없이 반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

진준은 잠시 눈앞의 잘생긴 얼굴에 혼을 뺏겼다가, 이내 그의 말에 반응하며 터져버렸다.

“너 방금 뭐라고 했냐?!”

도주원은 벗어두었던 정장 자켓을 챙기며 말했다.

“부조금 두둑하게 준비해 둬.”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떠났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한 여자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주원 도련님……”

그 여자는 몸을 배배 꼬며 잔뜩 애교를 부리며 다가왔다.

도주원은 그 여자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다음 순간, 바로 한 마디를 내뱉었다.

“꺼져!”

여자는 그의 말과 태도, 그리고 얼굴 표정에 많이 놀란 듯했다.

소문에 따르면 도씨 도련님은 오는 여자들을 다 막지 않는다고 했는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도주원을 보던 여자는 그의 얼음같이 차가운 시선에 결국 도망쳤다.

방금은,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된다.

그녀는 오늘 처음 도련님들과 함께 파티에 왔다. 도씨 도련님과 엮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비인간적으로 잘생기고, 엄청나게 돈 많은 남자는 쉽게 엮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

자고 있던 안별은 전화벨소리에 깼다.

잠결에 약간 불쾌한 듯 그 빌어먹을 전화번호를 보았다.

놀랍게도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어도, 그 번호가 도주원이라는 걸 금방 알아차렸다.

그녀는 애써 화를 누르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내 기억이 맞다면, 나는 안별 아가씨한테 병원비를 준 것 같은데?”

도주원의 말투는 상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는 태생적으로 감미롭다는 걸 어쩌겠나.

안별은 그제야 방금 이 도련님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썼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 목적은, 이 귀한 도련님이 먼저 그녀에게 연락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안별은 가볍게 웃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도씨 도련님에게 혼수로 하겠다고 얘기한 것 같은데요?”

“그래서 안별 아가씨가 가차없이 내 돈 60억을 한꺼번에 긁어버린 건가?”

“......” 그렇게 많았나?

그녀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쇼핑을 했을 뿐이었다.

“그 60억을 헛되게 쓰지는 않을 거예요.”

“무슨 뜻이지?”

“나를 도와 윤씨 집안을 무너뜨리면, 내가 그쪽이 세가가 되는 길에 있는 모든 걸림돌들을 다 치워줄게요.” 안별의 말투는 진지했다.

그 말에 도주원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

그의 얼굴색이 미세하게 변했다.

그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어디로 향할지, 그녀가 어떻게 알고?!

안별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금세 짐작했고, 차분하게 덧붙였다.

“난 그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쪽을 잘 알고 있어요.”

“그럼 내가 너무 불리한 거 아닌가?” 도주원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아뇨,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내가 돕겠다고 한 사람이 그쪽이고...” 안별이 말했다. “윤태성이 아니라는 걸.”

전생.

도주원은 윤태성에게 있어서, 아무리 짓누르려고 해도, 어떤 방법을 써도 사라지지 않던 상대였다. 그리고 똑같이, 도주원에게 있어서 윤태성 또한 강력한 경쟁자였다.

두 사람은 가히 용호상박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그녀가 죽을 때까지도, 대체 누가 이겼는지 끝까지 지켜보지 못했다.

아마도 윤태성이지 않을까?

그가 더 극악하고 비열했으니까.

비열하게도 그녀가 죽은 뒤, 안씨의 재산을 손에 넣고 세가의 데릴사위가 되었으니 말이다.

안별은 자신을 억제해야 했다.

그래야 잠시나마 과거에 당했던 그 잔인한 상처들을 삼킬 수 있었다.

“안별 아가씨는 윤씨 도련님과 죽고 못 사는 알콩달콩한 사이가 아니었나요? 지금 갑자기 저랑 손을 잡겠다고 하시니 좀 많이 놀라워서요.” 까놓고 말하면,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내 결혼식 날에 오세요. 내가 내 성의를 제대로 보여드릴 테니까.”

안별은 더 입이 닳도록 말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서로 다 큰 성인인데, 어떤 일들은 행동으로 증명하는 게 훨씬 빠르고 설득력 있다.

“좋아요.” 도주원이 바로 동의했다.

그녀가 많은 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녀와 합작하면 이로울 점만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무튼 시원시원한 대답에 안별은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안별은 모든 감정을 드러내며 표현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그녀는 평온하게 그것을 표현하는 데 능했다.윤태성에게 죽음에까지 이르게 괴롭힘을 당할 때도, 그녀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건 그녀만의 자기 보호이자, 훌륭한 교육이 만든 표현 방식이기도 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안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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