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한국어
챕터
설정

8화 오지훈이 끼어들었다

서민준이 말을 잇기 전, 백요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반짝이며, 무심하게 테이블 위의 위스키 병을 가리켰다.

"저거 봤어? 구 도련님이 저 한 병을 다 마시라고 했어. 아니면, 당장 여기서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키스를 하든가."

그의 말에 서민준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천진주와 구태우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

오지훈은 소파에 느긋하게 누워 있던 구태우를 힐끗 보며, 천진주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길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구태우, 정말 재밌게 놀고 있네. 뜨거운 키스 장면을 보고 싶다면, 주인공은 내가 맡는 게 좋겠네. 나 오지훈, 키스 실력 하나는 굉장한 남자지."

말을 마치자마자 오지훈은 재빠르게 천진주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천진주는 미처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그의 가슴에 안겨버렸다. 그 순간, 그녀의 입술에 뜨거운 감촉이 스치며, 그녀는 경악한 채 눈을 크게 떴다.

'뭐... 진짜 키스라고?'

순식간에 천진주의 얼굴은 귀에서 발끝까지 붉게 달아올랐다. 오지훈 역시 잠시 놀란 듯했다. 그녀의 입술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따뜻했다. 처음엔 장난으로 가볍게 스치려던 키스였으나, 그 감촉에 매료되어 키스를 더 깊게 하려는 순간, 강한 힘이 그녀를 오지훈의 품에서 낚아챘다.

"구태우!"

오지훈은 자신이 기대했던 달콤한 순간을 방해받자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데려간 구태우를 노려보았다. 구태우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

"이 여자가 내 기분을 상하게 했어. 내가 화를 풀기 전에는 누구도 그녀를 데려갈 수 없어."

오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구태우를 바라봤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적이자 친구처럼 지내왔고, 그런 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태우가 이렇게 신경 쓰는 여자가 있다니, 그 사실이 오지훈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지훈은 슬며시 천진주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녀의 귀가 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보고, 문득 이 여자가 남자에게 안기는 것도, 심지어 키스도 처음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이봐, 이게 첫 키스야?"

오지훈이 조소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천진주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고, 피가 뚝뚝 떨어질 것처럼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었다.

오지훈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첫 키스라니, 재밌는데?"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구태우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꼭 데려가고 싶어?"

서민준은 휘파람을 불며 흥미롭게 외쳤다.

"백요한, 휴대폰 꺼내! 우리 지훈 도련님이 여자 때문에 구태우를 도발하고 있어! 이 장면, 기자한테 팔면 대박이겠다. 내일 아침 뉴스 헤드라인은 무조건 이거야!"

백요한은 위스키 잔을 따르며 비웃듯 말했다.

"아마도 내일 헤드라인은 한강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시체일 걸?"

구태우는 천진주의 붉어진 얼굴을 힐끗 보며 속에 알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그녀의 불안한 눈빛과 투덜거리는 표정이 그를 당혹스럽게 했다.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지만, 마음속의 복잡한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천진주는 구태우의 무거운 시선을 피하려 애썼지만, 그녀의 손목을 강하게 움켜쥔 철갑 같은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구태우는 순간적인 분노에 휩싸여 그녀를 쌀포대처럼 어깨에 얹었다. 그리고 아무런 말도 없이 천진주를 어깨에 업은 채, 오지훈과 백요한, 서민준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놀라움 속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빠르게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멈춰!" 오지훈이 가장 먼저 소리치며 그를 뒤쫓았다.

서민준은 눈앞의 장면을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입을 벌린 채 서 있었다. 백요한은 흥미로운 상황을 지켜보며 "이거 정말 재밌겠는걸"이라고 소리쳤다. 소파에서 일어난 그는 서민준을 향해 손짓했다. 그제서야 서민준이 벌떡 일어나며 백요한을 뒤따랐다.

"야, 잠깐만! 혼자만 재밌는 거 보기냐? 함께 즐기면 더 재밌잖아!"

서민준이 소리치며 따라붙었다.

그 와중에 전예린은 완전히 굳어버린 채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발은 마치 바닥에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오직 ‘망했다’는 생각뿐이었다. 모든 게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느끼며 천진주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마음속에 피어오른 죄책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홍하나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의 실수가 하나 언니에게 알려져서 자신도 같이 망할까 봐 두려웠다. 전예린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몰라 속으로 망설였다.

결국, 전예린은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스스로 중얼거렸다. "괜찮을 거야... 천진주 언니는 그냥 청소부잖아. 구 도련님이 정말 청소부 아줌마한테 무슨 일을 하겠어? 그냥 화난 것뿐일 거야..."

그렇게 전예린은 마음속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 애쓰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설득했다.

오지훈이 빠르게 구태우를 쫓아갔다. 구태우는 앞으로 걸어가다 갑자기 돌아서서 공중으로 날카롭게 발차기를 날려 오지훈을 멈춰 세웠다. 오지훈은 무너지듯 뒤로 물러섰고, 그 사이 구태우는 재빠르게 엘리베이터 안으로 몸을 던졌다. 오지훈이 다시 따라가려 했지만, 엘리베이터 문은 그의 눈앞에서 단호하게 닫혀버렸다.

"젠장!" 오지훈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엘리베이터 문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민준과 백요한도 그제야 뒤따라 현장에 도착했다. 서민준은 상황이 혼란스러워 더 흥분했다.

"헐, 진짜? 엘리베이터가 28층에서 멈췄대!" 그는 자극적으로 말했다. "야, 야, 백요한, 봐봐! 구태우가 청소부 아줌마를 28층으로 데려갔어!"

이 건물의 6층 아래는 나이트클럽으로, 부유하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그곳을 지나 6층 위는 호텔로 이어졌다. 그 설계에 담긴 의도는 어리석은 이도 알 수 있을 만큼 명확했다.

백요한은 가늘게 눈을 뜨며 비웃었다.

"청소부도 여자는 여자잖아. 뭐가 그리 신기해?" 서민준은 그 말에 배꼽을 움켜쥐며 크게 웃었다.

"구태우 취향도 참 독특하네, 청소부 아줌마를 방으로 데려간다고?"

오지훈은 분노에 찬 눈빛을 띠며 다시 엘리베이터 문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씨발!" 그는 필사적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야, 오지훈, 설마 아직도 따라가려고 하는 거 아니지? 여기 28층은 전부 구태우 거야. 출입증 없으면 올라갈 수 없다니까."

오지훈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고, 분노는 가시지 않았다.

...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올라갔고, '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구태우는 천진주를 가차 없이 안은 채로 거실을 지나 침실로 직진했다. 침실 문이 쿵 하고 닫히자, 천진주는 페르시안 양탄자 위로 그대로 던져졌다.

"으윽!" 그녀는 턱밑에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에 비명을 참으며 억지로 눈을 떴다. 바로 눈앞에 구태우의 차가운 얼굴이 보였다. 그의 냉정한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

"천진주..."

그의 목소리에는 냉혹함이 담겨 있었다. 천진주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구태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오늘, 정말로 날 놀라게 했군."

지금 앱을 다운로드하여 보상 수령하세요.
QR코드를 스캔하여 Hinovel 앱을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