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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사통하는 남녀를 만나다

천진주는 재수 없게도 그런 장면에 맞닥뜨렸다. 한마디 없이 그냥 지나치려던 참이었는데, 남자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천진주를 사악하게 쳐다보았다.

그 순간, 천진주의 심장은 북 치듯이 두근거렸고, 그녀는 놀란 눈으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 남자는 천진주의 시선을 느끼자, 더 강하게 여자의 머리 뒤를 받치고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로 그녀에게 키스를 이어갔다. 그의 눈빛은 마치 별처럼 빛났고, 천진주를 놀리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천진주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가능한 한 조용히 발걸음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했다.

하지만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그녀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멈춰.”

그 목소리에 천진주의 두피가 얼얼해졌다. 괜히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지만,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을 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

천진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뒤돌아서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기분을 상하게 해드렸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606호 룸을 청소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우연히 지나치게 된 것뿐입니다. 손님께 불편을 끼쳤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천진주는 6층으로 이어지는 출입문을 가리켰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의 사과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흥미로워하는 눈빛으로 천진주를 훑어보며 말했다.

“청소부라고? 이렇게 젊은데?”

그는 비웃듯 천진주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606호로 간다니?”

천진주가 “네”라고 대답하려 하자, 남자는 갑자기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리 와. 내가 데려다줄게.”

천진주는 멍하니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는 발걸음을 떼어 그를 따라갔다.

그와 함께 있던 여자는 신인 모델 ‘샤인’이라는 예명으로 불리는 여성이었다. 샤인은 남자가 출입문으로 들어가자 따라가려 했지만, 남자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샤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쟤는 내가 데려간다. 너는 따라오지 마.”

샤인은 삐진 듯 애교 섞인 말투로 “오 도련님, 제가 지겨우신 건가요?”라고 물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녀가 대답을 끝내기도 전에 남자는 수표 한 장을 휙 던졌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가도 되겠지?”

샤인의 눈빛은 반짝거렸고, 그녀는 수표를 받아들며 고마운 듯 웃음을 지었다. 그와 함께 울먹이던 목소리도 사라졌다.

천진주는 남자가 샤인에게 수표를 건네며 웃는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그 웃음은 비웃음이 섞인 조롱이었다. 오 도련님이라는 사람은 천진주의 시선을 느끼자, 갑자기 눈을 치켜들며 사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나한테 반했어?”

“네?”

그의 몸은 근육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는 어느새 천진주에게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천진주는 원래 키가 작은 편이었는데, 그가 다가오자 더욱 작아 보였다. 그는 가늘게 뜬 눈으로 천진주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머리 위로 몸을 숙였다.

그는 천진주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말했다.

“정말로 사랑에 빠진 거야? 날 사랑하는 거야? 아니면… 내 돈을 사랑하는 거야?”

천진주는 귀에 닿는 그의 숨결에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본능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섰지만, 그녀는 다리와 발이 아팠던 사실을 잊고 급하게 후퇴했다.

결국 발이 비틀거리며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던 순간, 갑자기 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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