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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복수의 시작

다시 A 시로 돌아온 하윤아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열여덟 번째 생일, 그날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녀를 사랑한다며 청혼하려던 남자는 절친과 잠자리를 가졌고, 가족들은 그녀의 지분을 빼앗기 위해 치밀한 함정을 준비했다.

그리고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했던 남자는 그녀의 몸만 탐했을 뿐, 진심으로 그녀를 돕고자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는 이미 그들보다 훨씬 더 냉혹해졌다.

하씨 집안으로 돌아가기엔 아직 때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이미 계모의 말을 철저히 믿고 있었고, 그녀가 해외에서 힘겹게 버티는 동안 단 한 푼도 보내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스스로 사라지길 바랄 뿐이었다.

그들은 그녀를 제거하기 위해 수많은 암살자를 고용했다. 그러나 그녀는 죽지 않았고, 수많은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끝내 살아남았다.

박준일은 마이바흐를 몰고 그녀를 호텔로 데려갔다.

“대표님, 사장님께서 준비한 집이 문제가 좀 생겨서 며칠 동안 호텔에서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선호하시는 집이 있으시면 제가 다시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음, 난 바다가 좋아요. 해변 근처의 고급 아파트 단지로 알아봐 줘요. 참 지금 엠버리 호텔로 가는 거 맞죠?”

3년이 지났지만, 그녀에게 있어 이 도시는 여전히 익숙했다.

이 길에 있는 유일한 5성급 호텔은 엠버리 호텔뿐이었다.

박준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엠버리 호텔이 해안가와 가까워서 사장님께서 직접 지시하셨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벨코트 호텔로 가요.”

하윤아의 눈빛은 담담했다. 그 일은 이미 지나간 과거였다.

“하지만 사장님께서 절대 그 호텔로 가시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박준일은 소양석이 신신당부했던 말을 떠올랐다.

그는 하윤아가 직접 벨코트 호텔을 언급할 줄은 몰랐다.

그곳은 성정수 집안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소양석이 그녀를 말린 건 단순히 그녀가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아서였다.

그들은 그녀를 너무도 쉽게 봤다. 이번에 돌아온 이유는 단 하나, 3년 전 자신을 짓밟았던 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서다!

지금의 그녀는 강했다. 성정수는 이제 더 이상 그녀를 흔들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때 그를 좋아했던 건 그저 철없던 소녀의 순진한 첫사랑에 불과했다.

3년 만의 재회, 그는 아직도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까?

“벨코트 호텔로 가자고 했어요.”

하윤아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분명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박준일에게는 그 미소가 섬뜩하게 느껴졌다.

“알겠습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렸다.

호텔 로비에서 박준일이 체크인을 하는 동안, 그녀는 검은 원피스를 입고 우아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길게 뻗은 다리를 교차하고, 헐겁게 묶은 머리 사이로 드러난 우아한 목선이 한층 더 매혹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그저 아무 말 없이 있을 뿐이었지만, 로비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쏠렸다.

“아가씨, 다 됐습니다.”

박준일이 방 키를 건네며 조용히 말했다. 그녀의 지시대로, 공공장소에서는 절대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녀는 명문가 출신답게,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풍겨 나왔다.

하윤아는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 키를 들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막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을 때, 시야 한쪽으로 한 사람이 정문을 통해 들어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다림질이 깔끔하게 된 고급 수트를 입고 있었다. 온화한 얼굴은 3년 전보다 한층 더 깊어진 성숙함이 배어 있었다. 그는 여전히 눈부시게 빛나는 존재였다.

성정수라니, 돌아와서 처음 마주치는 사람이 하필 그일 줄이야.

하윤아는 그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는 순간, 그가 술에 취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사이였으니까.

그녀가 울고불고하면서 그에게 달려가 이유를 따질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정말 큰 착각이다.

“준일 씨, 이제 가도 돼요. 내일 아침 7시에 데리러 와요.”

하윤아는 박준일에게 서둘러 가라고 재촉했다.

“네, 아가씨.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등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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