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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녀의 냉정한 이면

성정수가 천천히 다가오자, 하윤아는 재빠르게 화분 뒤에 몸을 숨겼다.

그는 곧장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고, 엘리베이터 문이 완전히 닫힌 후에야 그녀는 비로소 걸어 나왔다.

엘리베이터 층수가 28층에서 멈췄다. 그곳은 성정수의 전용 공간으로, 오늘 밤 그가 집에 갈 마음이 없는 듯했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계획이 떠올랐다.

이참에 우선 그를 첫 번째 실험 대상으로 삼아보자.

성정수는 사생활 보호에 철저한 사람이었기에, 그의 전용 층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하윤아는 곧장 계단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에는 CCTV가 없었다.

그녀는 이 호텔의 구조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아까 본 그의 흐릿한 시선, 술에 취한 상태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성정수는 매번 취하면 늘 호텔에서 머물렀다.

하윤아는 카드 지갑에서 방 키를 꺼냈다.

방 키 바꾸었는지 모르겠네.

그녀는 조심스럽게 카드를 대보았다.

찰칵.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3년이 지나도록 키를 바꾸지 않았다. 그의 방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하윤아는 손에 든 카드를 바라보았지만,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그는 예전과 똑같았다.

술에 취하면 정신을 놓고, 넥타이조차 풀지 않은 채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깊이 잠들어 있었다.

예전이라면, 그녀는 다정하게 그의 곁을 지켰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가 할 일은 단 하나뿐이었다.

하윤아는 빠르게 성정수의 옷을 벗겼다.

탄탄한 상체가 드러나는 순간, 3년 전에 그가 남민희와 침대에서 뒹굴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녀는 순간 속이 메스꺼웠다.

하윤아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윤아야!”

갑자기 성정수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하윤아는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보니, 그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윤아는 냉소를 지었다.

연애할 때는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두더니, 이제 와서 나를 생각하는 거야?

성정수, 널 철저히 무너뜨려 주겠어!

그녀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옷을 풀어 헤치고, 그의 옆자리에 누웠다.

하얀 이불이 두 사람을 덮고 있었고, 겉으로 드러난 것은 단지 서로 맞닿은 맨살뿐이었다.

하윤아는 긴 머리를 풀어헤친 채 조용히 성정수의 품에 몸을 기댔다. 흩어진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몇 가지 자세를 취하며 연달아 몇 장의 사진을 찍은 후, 단 한 치의 미련도 없이 돌아섰다.

방을 나서면서도 문을 닫지 않았다. 그럴듯한 현장을 연출하기 위해서였다.

하윤아는 그를 다시 마주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녀는 차분했다. 심지어 스스로도 두려울 정도로 냉정했다.

어쩌면, 그들에 대한 증오가 이미 상상을 초월한 수준에 다다른 걸지도 몰랐다.

이 모든 일을 끝낸 후, 그녀는 묘한 흥분을 느꼈다.

당시 남민희가 그녀를 몰락시키려 할 때도, 지금의 그녀처럼 짜릿함을 느꼈을까?

하윤아는 가방에서 새로운 휴대폰을 꺼내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베르디 엔터테인먼트인가요?”

“네, 맞습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하품 소리가 들렸다.

“뉴스 하나 제보하려고 합니다.”

“상대는 누구인가요?”

제보라는 말에 상대는 금세 흥미를 보였다.

“성정수요.”

그녀는 천천히, 또렷하게 발음했다.

순간, 상대방의 태도가 급변했다.

지금 A 시에서 성정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는 곧 약혼식을 앞두고 있으며, 약혼녀는 바로 톱스타 남민희였다.

만약 그에 대한 새로운 스캔들이 터진다면, 순간 모든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 분명했다.

“아가씨, 성함이 뭐예요?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하윤아는 아직 그와 만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 몇 가지 정보를 흘린 뒤,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

이런 흥미로운 뉴스가 먼저 새어 나가면 곤란하잖아?

하윤아는 촬영한 사진을 익명으로 남민희의 부모에게 보냈다.

한때, 그녀는 그 두 사람이 따뜻하고 인자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남씨 가문도 재벌가였고, 겉으로 보기엔 훌륭한 가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들 역시 3년 전 사건의 공범이었다.

나중에 그녀는 사람을 시켜 그때의 일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었다.

남씨 가문은 성정수의 배경을 탐냈고, 남민희는 오래전부터 그를 원하고 있었다.

결국, 3년 전 그녀가 당한 그 일은 남씨 집안과 하씨 집안의 합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바보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당한 건 그녀뿐이었다.

좋아. 이번에는 내가 직접 판을 깔아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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