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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남자아이는 세 배

남자는 소파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 앉은 후에야 입을 열었다.

"결과는 3일 후에나 나온다더군."

남자의 목소리는 화가 없었지만, 여전히 차가웠다. 강은채도 조심스럽게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이미 이 상황에 익숙해져 불이 꺼져 있어도 남자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말하세요. 저와 조건을 얘기하려는 건가요?"

강은채는 남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여기에 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 처음에 약속했잖아요. 아들을 낳으면 보수를 세 배로 받기로. 당시 계약금으로 1억을 받았으니, 나머지 5억만 주세요. 저는 더 받을 생각 없어요."

강은채는 돈이 부족했지만, 그 자리에서 가격을 올리는 짓은 하지 않았다. 남자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계약금 1억은 빼고, 8억 더 주도록 하지."

"추가금은 필요 없어요."

8억이면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강은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내 말 끊지 말고, 내 말을 다 듣고 말해."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고, 말을 이어갔다.

"그중 5억은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1억은 산후조리비, 1억은 한 달 동안 자녀의 양육비…"

남자는 잠시 말을 멈췄다.

"나머지 1억은요?" 강은채는 기다리지 않고 물었다.

"나랑 한 번 더 해."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이미 강은채의 팔을 강하게 잡고 억지로 소파에 앉혔다. 남자는 그녀 위로 몸을 밀어붙였다. 모든 것이 빠르게 이어졌고, 강은채가 반응할 틈도 없이 그녀는 이미 남자 밑에 깔려 있었다.

"흥…"

강은채는 빈정거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아이를 낳기 전엔 한 번에 1천만 원이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10배로 늘었네요. 제 한 번이 이렇게 값진 줄은 몰랐어요."

강은채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지만, 입으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많다고 생각되면 몇 번 더 해도 돼."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강은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는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응… 놔요… 난 싫어요."

강은채는 가끔 거절의 뜻을 내비쳤지만, 남자의 거센 공세에 묻혀버렸다. 그의 입술은 강은채의 입술을 지배했고, 손은 그녀의 몸을 따라 물 흐르듯 움직였다. 그의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손길을 남자는 놓을 수 없었고, 강은채의 온몸을 필사적으로 누르고 있었다.

셋째 날, 남자는 검사 결과를 가지고 다시 찾아왔다.

"검사 결과가 나왔어. 내 아이가 맞아."

"지금 데려가실 건가요?"

강은채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이미 짐작했지만, 남자의 입에서 직접 결과를 듣자, 마음이 무척 아쉬웠다. 아이를 품에 꼭 안고, 남자가 지금 아이를 데려갈까 봐 두려워했다.

"지금은 데려갈 수 없으니 계속 데리고 있어."

남자의 말투에는 여전히 온기가 없었지만, 강은채에게는 뜻밖의 기쁨이었다.

"알았어요."

"그런데… 돈을 먼저 주실 수 있나요?"

어쨌든 강은채는 매정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변호사가 와서 당신과 얘기할 거야. 계약서에 사인하면 그때 돈을 주도록 하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어둠 속에서 아이를 더듬어 품에 안았다. 아마도 처음 아이를 만져서인지 그의 몸 전체가 굳어버렸다.

변호사가 모든 일을 처리한 후, 강은채는 강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모, 돈 받았고, 제가 계좌로 벌써 보내놨어요. 일단 사망자 유족이 요구한 8억을 보내주시고, 다른 피해자는 제가 방법을 찾고 있어요."

사망자 배상을 끝낸 후, 강은채는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남은 일들이 그녀에게는 태산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아이는 그렇게 그들에게 줬니? 은채야, 아니면 아기 데리고 와."

강희주는 슬프게 말했다.

"고모, 저희는 이제 다른 방법이 없어요."

강은채는 아이의 엄마였다. 과연 그녀가 한시라도 아이를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적이 있었을까?

"고모, 제 말대로 하세요. 나머지 돈은 제가 한번 방법을 찾아볼게요. 지금 피해자 측과 연락 중이에요."

강은채는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다시 한번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다친 피해자의 태도는 사망자 유족보다 더욱 강경하여, 강은채가 전화로 연락해 봐도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방법을 찾아야 했지만, 돈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이는 강은채가 데리고 있었고, 남자는 매일 찾아왔다. 강은채는 남자의 성적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둘 사이의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남자에게서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알아보려 했다. 남자는 최근 며칠 동안 예전과 달리, 매번 유희를 즐긴 후 잠시 머무르곤 했다. 그 이유는 단지 아이 때문이었다.

강은채는 옷을 더듬거리며 입고 일어나 남자 옆에 앉았다. 잠시 머뭇거린 후 입을 열었다.

"저… 혹시 돈 좀 빌려 줄 수 있나요? 저…"

"이게 당신이 며칠간 나에게 순종적이었던 이유고, 아이를 늦게 돌려주려는 이유인 건가?"

남자는 강은채에게 더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화를 냈다.

"아니, 아니에요. 제가 당신에게 돈을 빌리는 거지, 돈을 요구하거나 속이려는 게 아니에요. 저는 차용증도 써드릴 거고 이자도 지급할 거예요. 절대 그런 게 아니에요."

"아니라고? 네 속셈은 이미 드러났어. 다음에는 아이를 빌미로 나에게 시집오려는 거지, 그렇지 않아?"

남자의 호통이 방 안을 흔들자, 한쪽 아기 침대의 아기가 놀라서 큰 소리로 울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강은채는 해명하고 싶었지만,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아이를 품에 안았다.

"나한테 연기하지 마. 네 속셈은 이미 첫날에 드러났어. 다른 남자는 못 속이니 이제는 나를 속이려는 건가? 내가 아이를 낳아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네가 나에게 접근할 기회가 있었을까?"

"네 분수를 알아. 넌 자격이 없어."

강은채는 멍해졌다. 이시훈의 비아냥거림이 다시 한번 귓가에 맴돌았다. 똑같은 ‘속셈’, ‘연기’, ‘서툰 연기’……. 이 두 남자들에게 있어 그녀는 똑같이 보잘것없었다.

남자는 옷을 입고 화를 내며 강은채에게 다가가 갑자기 아이를 빼앗았다.

"아이는 내가 데려갈 테니 당장 꺼져."

"잠깐만요,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강은채는 다급하게 남자의 길을 막았고, 당황하여 우는 아이를 보며 가슴이 찢어졌다.

"아기야,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반드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해."

눈물이 펑펑 쏟아지며 통곡했다. 한편, 옆에 있던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고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강은채는 서둘러 침대 옆에 서류 가방을 가져와 남자에게 건넸다.

"여기 아이가 태어났을 때 인적 사항과 주의 사항이에요. 그리고 제가 아이에게 주는 작은 선물도 있어요."

"반드시 아이를 잘 키워주세요. 아이에게 좋은 계모를 찾아주시고, 계모가 아이를 괴롭히지 못하게 해주세요."

"잘못 알고 있군. 아이는 계모가 없어, 친엄마가 있지."

남자는 단호하게 말하고는 아이를 안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문 앞에 도착하자 다시 한번 멈췄다.

"계약을 지키고 스스로를 잘 단속해. 아이에게 문제 일으키지 말고, 여기저기 사기 치며 아이에게 창피 주지 마."

남자는 매정하게 말했고, 강은채는 더욱 고통스러웠다. 문이 닫히는 순간, 강은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돈 때문에 가장 소중한 것을 떠나보냈고, 돈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으며,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짓밟혔다.

"미안해… 아가야, 미안해… 엄마가 너한테 미안해…"

처절한 울음소리는 그녀의 무력함과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녀의 슬픔에 사무친 울음소리는 남자의 발걸음을 다시 한번 붙잡았다. 품에 안겨 우는 아이를 보며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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