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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존함으로 부른다

윤재욱의 대답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말을 듣고도 마음은 불편했다.

자신의 열정이 이렇게 무자비하게 짓밟히는 것 같아 서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당신의 집안은 내가 관리할 권한이 없지만 이렇게 아이를 대하면 지민이의 마음속에 그늘이 질 거예요. 어린 시절은 한 번밖에 없는데 왜 아이를 그렇게 눈치 보게 하는 거예요?”

강은채는 윤지민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싶었고 아이가 마음을 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녀는 아이가 그렇게 억눌리고 겁에 질려 있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

윤재욱은 말하지 않았지만, 검은 눈동자가 어두워져 분노가 엿보였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어차피 저 당신 직원도 아니고 당신이 주는 월급도 받지 않아서 무섭지 않아.”

강은채가 만났던 남자들은 하나같이 차가워서 윤재욱의 태도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당신네 부부 훈육 방식이 너무 엄격해서 지민이가 전혀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하면 오히려 반대 효과가 난다는 거 몰라요? 통제 방식은 아이의 손발을 속박하고 심리적으로 안 좋은 영향이 있을 수도 있어요.”

강은채는 여기서 말을 멈추었다. 윤재욱은 그녀를 계속 보고만 있었고 그녀의 말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끝났어?”

윤재욱의 눈빛이 음험하게 변하고 냉기가 흘렀다.

“아뇨, 아직 안 끝났어요. 당신의 교육 방식의 문제를 인정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예...뭐죠?”

강은채의 도발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재욱은 힘을 다해 강은채를 껴안았다.

은채의 손이 그의 가슴에 닿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완전히 밀착된 상태였다.

“놔요!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강은채는 힘껏 윤재욱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조금도 소용이 없었다.

“여긴 아무도 없어. 내 구역에는 아무도 방해할 사람이 없어.”

윤재욱은 도도하게 말했지만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고, 눈동자에는 뭔가 탐구하는 듯한 깊이가 있었다.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더 위험해.”

윤재욱의 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강은채는 줄곧 몸부림치며 발버둥을 쳤다. 이렇게 밀착되다 보니 그녀의 몸부림도 유혹하는 것 같았다.

“당신...놔. 날 좀 존중해 줘요.”

강은채는 재욱의 칠흑 같은 눈에서 분노를 읽고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지만, 입으로는 여전히 계속 저항했다.

이런 상황을 강은채는 예상하지 못했다. 윤재욱과의 가까운 접촉은 그녀의 가슴을 불규칙하게 뛰게 했다. 그녀는 이런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짜증 났다.

“당신이 나를 존중해야 나도 당신을 존중할 수 있어. 내 집안일에 간섭하는 것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 거야. 그리고 이건 경고하는 거야. 나한테 덤비지 마.”

윤재욱은 칼로 깎은 듯, 차갑고 굳은 얼굴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당신...날 좀 놔 줘요. 아이가 보면…”

강은채는 분노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욱의 품에서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는 아이 얘기가 나오자 그녀를 놓아주었다.

아이가 집에 가서 함부로 말해서 아내에게 알려질까 봐 두려운 모양이었다.

강은채는 생각하면서 왠지 모르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강은채는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면서 차분해졌다.

“윤 대표님. 제가 뭘 해도 꼬시는 거라고 확신하는 건가요?”

강은채는 윤재욱에게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말할 필요가 있었다.

“아니야? 날 처음 봤을 때부터 당신 야망이 시작된 거잖아?”

재욱은 은채를 노려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그것은 질문이 아니라 확실함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요?”

강은채는 의아한 표정으로 윤재욱을 쳐다보며 말을 계속했다.

“장난해요? 처음 만났을 때 누군지 전혀 몰랐는데 내가 왜 당신을 유혹해요?”

“날 모르는 여자가 없어. 그냥 운이 좋아서 비행기에서 날 만나고 너의 야망이 시작되면서 지민에게 접근하기 시작한 거지.”

윤재욱은 마치 이 모든 것이 사실인 것처럼 그가 단지 간파하고 폭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윤재욱!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저는 처음 의심받았을 때부터 모든 일에 조심했어요. 업무도 김 팀장한테 맡기고. 아이를 데리고 놀러 가도 따라오지 말라고 했고요. 여기저기 피해 다니고 있는데 저를 그렇게 보고 계신 건가요? 만약 당신이 저를 그렇게 의심하고, 불여시같은 여자라고 생각한다면 회사에 사람 바꿔 달라고 요청할게요.”

강은채는 조급하여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그냥 ‘윤재욱’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여태껏 남자를 유혹할 생각을 한 적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혀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윤재욱이 왜 이렇게 자신을 비방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윤재욱은 자만심에 빠져 자기가 돈이 있고 누구나 그를 우러러보며, 누구든지 그의 침대에 올라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재욱의 안색은 어두웠고, 눈 밑이 그늘져 있었으며 말없이 강은채에게 접근했다.

은채는 지난번의 교훈으로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았고, 서둘러 뒤로 물러섰지만, 그녀의 손이 붙잡혔고 즉시 제자리에서 끌려갔다.

“놔요. 뭐 하는 거예요?”

강은채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이가 들을까 봐 목소리를 낮추었다.

재욱은 은채의 말을 완전히 무시했다. 지금 그는 여자의 도발에 화가 나 있었다. 그의 가슴에는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가득했다.

강은채는 어떻게 하면 재욱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굵은 나무 뒤로 끌려갔다. 그러나 윤재욱은 재빨리 그녀를 나무에 밀쳤다.

“뭐...뭐 하는 짓이에요? 여기서...”

강은채는 놀랐다. 윤재욱의 눈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보이는 것 같았고, 그녀는 그 맹렬한 불길이 자신을 삼킬까 봐 두려웠다.

분노 때문인지 아니면 다시 한 번 다가오는 윤재욱 때문인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무엇 때문이든 그녀는 자신의 반응이 싫었다. 여유롭지 못하고 침착하지 못했다.

윤재욱은 입가에 음모를 감추고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애들이 봐요, 좀 떨어져 있어요.”

강은채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심장이 몇 초 동안 멈춘 듯했다.

그녀가 아이가 볼 것이라고 말하자 그는 아이가 볼 수 없는 곳을 찾았다.

그리고 나서는…

“떨어져? 멀리 떨어지면 어떻게 벌을 주지?”

윤재욱의 칠흑 같은 눈은 태연자약했으나 말투는 차갑고 약간 쉰 목소리였다.

이 여자를 가까이에서 보니 붉고 화가 난 작은 얼굴. 고집스러우면서도 당황한 눈동자.

그리고 화가 나서 떨리는 붉은 입술. 모두 윤재욱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왜 벌을 주는 거예요? 제가 뭘 잘못했어요?”

강은채는 계속 질문했지만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윤재욱의 아름다운 얼굴이 그녀에게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강은채는 자신의 숨결이 그의 얼굴에 닿을까 봐 걱정했다. 너무 가까웠다.

“당신은 두 가지 실수를 했어. 하나는 내 이름을 불렀고.”

윤재욱의 패기 넘치는 목소리가 떨어지자, 그는 강은채의 매력적인 입술에 키스했다.

그는 단지 그녀를 놀라게 하고 싶었을 뿐인데, 왜 자신을 억제하지 못했을까?

“음...”

강은채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다소 놀랍고 어이없었지만 거절의 말을 할 수 없었다.

강은채는 잠시 넋을 잃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화가 났고 수치스러웠다.

그녀는 힘껏 윤재욱을 밀치고 뒤이어 윤재욱의 얼굴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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