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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Chapter3

“너 그냥 이렇게 입고 나온 거야?”

노승우의 얼굴빛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이 안 좋았다.

그 알파는 자기가 무언가를 까먹고 두고 나왔다며 다시 서재로 들어갔고 조윤은 입을 벌리더니 쿠션으로 가리려고 했다.

그런데 노승우가 자기의 군복 외투를 훌러덩 벗어서 그의 몸에 덮어주었고 한 손으로 그를 들어올려 그렇게 안방의 침대로 던져버렸다.

“너 얼른 그 옷부터 갈아입어.”

몸을 웅크리고 있던 조윤이 자기 몸에 있던 노승우의 셔츠를 보고 다급하게 말했다.

“나...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내가 깨끗하게 빨아줄게.”

“너 일부러 그런 거 맞지? 집에 손님이 온 틈을 타서 이런 짓을 해?”

조윤은 머리를 흔들며 자기는 노승우가 집에 있는 줄도 몰랐다고 했지만 돌아오는 건 노승우의 차가운 웃음 뿐이었다.

“너가 내 일정을 모른다고?”

조윤의 말은 확실히 설득력이 부족하긴 하다.

왜냐하면 그동안 조윤은 노승우의 비서한테서 그의 일정을 확인하곤 했었다. 비서도 난감한 입장이었지만 조윤의 신분 때문에 결국엔 그에게 알려주었다.

조윤은 노승우가 모르고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노승우가 사실 다 알고 있었던 거라니.

노승우가 안 믿을 수도 있겠지만 조윤은 진짜로 그의 일정을 안 받은지 오래됐다.

갑자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한번은 노승우가 특훈이 끝나고 며칠정도의 휴가를 받았는데 조윤이 그의 일정을 미리 받고 차로 그를 마중갔었다.

공항에 도착해 차를 멀리 세워놓고 조수석으로 갈아타서 노승우한테 전화를 걸려고 했을때 보지 말아야 할 광경을 봐버렸다.

그는 그의 두 눈으로 노승우가 나오더니 한 오메가의 차에 올라타 둘이 뜨겁게 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조윤은 그렇게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때 노승우가 머리를 들어 그를 본것 같았는데 그 눈빛은 매섭고도 차가웠다.

조윤은 그가 일부러 그한테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재빠르게 고개를 돌렸고 손은 핸들을 꽉 부여잡았다.

그는 다음 순간 자기의 눈물이 바보처럼 흘러내릴까 봐 두려웠다.

그 뒤로 조윤은 더 이상 노승우의 일정을 받은 적이 없다. 그는 그게 스스로 굴욕을 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해명은 변명으로 들릴 게 뻔했고 그 변명마저도 나약했다. 아마 노승우는 조윤이 이 꼴을 하고 그를 유혹하는 줄로 알았을 것이다.

잠깐 침묵하던 조윤이 입을 열었다.

“미안해. 지금 당장 방에 가서 옷을 바꿔 입을게.”

그와 노승우는 사실상 방을 따로 쓰고 있다. 아주 드물게 그들이 잠자리를 같이 했을 때에만 조윤에게 여기서 잘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근데 누가 알았으랴. 그가 막 문을 열고 자기의 방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까의 그 알파가 물잔을 들고 머지 않은 곳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조윤의 몸에 아슬아슬하게 허벅지를 덮은 셔츠에 노출된 다리에 어쩔 줄 몰라 힘을 준 발가락에, 그는 말없이 다시 몸을 돌렸다.

나오면서 이 광경을 목격해버린 노승우는 어금니가 깨져라 이를 악물었다.

“조윤......”

냉큼 자기의 방으로 도망친 조윤은 노승우의 셔츠를 벗어 깨끗하게 빨고 건조기까지 돌렸다.

다행히도 그 알파는 집에 계속 남지 않고 가버렸다. 그에 조윤의 마음도 편해질 수 있었다.

그는 노승우의 셔츠를 다시금 제자리에 갖다 놓았지만 노승우의 낯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다음날에도 노승우는 집에 있었고 조윤은 그의 일정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가 신문을 읽고 있을때 조윤은 그가 자기한테 선물해준 영양제를 그의 앞에서 2알 쏟아냈다. 그때도 노승우의 시선은 신문을 떠나지 않았다.

조윤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그 약을 집어 삼켰는데 분명 아무런 맛도 없던 약이 그의 혀끝으로부터 지독하게 쓴 맛이 느껴졌다.

조윤은 약병을 흔들어 보이며 해맑게 말했다.

“여보, 이 약 거의 다 먹어가.”

노승우는 그를 보면서 시선은 그 약에서 잠깐 멈칫했다.

“내가 나중에 사람 시켜서 새로 가져 오라고 할게.”

“...... 그래.”

조윤은 몸을 돌려 tv를 보았지만 그의 아랫입술은 이미 깨물려서 피가 나왔다.

선홍색 빛은 그의 입술을 빨갛게 물들였고 그의 눈은 절망으로 가득 차 빛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저녁 식사를 할때 노승우는 그의 입술을 몇번 더 보면서 말했다.

“너 입술은 왜 그래?”

조윤은 그저 아까 뭐 먹을때 조심하지 않아서 깨문거라고 얼버무렸다.

조승덕은 그한테 주말에 조씨네로 한번 오라고 했다.

멀리서부터 그는 조승덕이 키운 검은 사냥개를 볼 수 있었다.

그를 주시하며 혀를 내밀고 있었는데 안 좋았던 기억이 그의 얼굴을 창백하게 만들었다.

조승덕은 평소 관리를 잘 해서 반백살이 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젊었을때의 풍채가 남아있었다.

그는 정원에 앉아서 조윤을 보고 있었다.

“왜 그러냐? 아직도 루키를 무서워 하는 거야? 줄로 묶여 있어.”

조윤은 대꾸하지 않았고 조승덕은 그에게 왜 아직도 소식이 없냐고 물었다.

“저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일이 저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아니야 됐다. 너한테 흥미가 없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근데 네가 네 입으로 시간을 달라고 시도해 보겠다고 했으니. 그냥 너한테 아이를 낳아서 그를 묶어두라고 했는데 이렇게 쉬운 일 조차도 못하는 거냐. 쓸모없긴.”

조윤의 눈길은 아래를 향했다. “노승우 동생이 제 여동생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저번에 제가 우연히 마주쳤어요. 혹시 병원을 바꿀 수 없을가요? 노씨 집안 사람들한테 들킬가봐서요.”

조승덕이 잠깐 말을 하지 않다가 그러자고 했고 이내 병원 이름 하나를 말했다.

“근데 그 병원은 조건이 그렇게 좋지는 못하잖아요...”

조승덕의 말투가 상냥하지 않았다.

“조씨 가문이 너희 여동생을 몇년간을 먹여 살려주었는데, 그때 수술비도 우리가 준 거였어. 넌 조씨 가문의 돈이 그냥 오는 줄 아는 거냐. 안 그러면 노승우한테가서 돈을 달라고 해.”

조윤은 주먹을 움켜쥐고 루키의 머리를 쓰다듬는 조승덕을 보았다.

“나를 위협 할 생각은 하지 마. 우리 같은 배를 탄 입장인데 결렬하고 싶으면 병실에 누워있는 너의 여동생부터 생각해 봐.”

조윤은 타협할 수 밖에 없다.

이 몇년 동안 최소한 노승우는 금전적인 면에서 조윤을 힘들게 하지 않았다. 조윤은 그전에 노승우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미친듯이 쇼핑을 했던 적이 있다. 그때도 노승우는 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었다.

그러다 침착해진 조윤은 자기는 노승우가 목숨으로 바꿔온 돈을 쓸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그 물건들을 환불했었다.

그러니 지금 더욱 노승우한테 돈을 달라고 하지 않을것이다.

몇년동안 그는 쭉 조씨 가문의 감시속에서 살아왔다. 나가서 일도 못하게 하고 이것도 단지 그를 컨트롤하기 편함이었다. 그에 반면 노씨 가문에서는 그가 현모양처가 되길 바랬다.

조승덕이 그에게 생각을 다 했냐고 물었다.

“너 나한테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지금 4년이 다 되어가. 너가 안되면 네 남편 옆에 사람을 쑤셔 넣어 줘. 노승우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때 너한테 가라고 하는 게 아니었어.”

조윤이 자포자기 했다.

“저도 노력했어요. 근데 저를 어떻게 하던 좋아하지 않는 걸 어떡해요.”

“나한테 사람이 있어. 셋째 부인 딸인데, 오메가고, 올해 18살이야. 너 괜찮은 시간을 찾아서 한번 만나 봐. 어찌됐든 아기를 낳으면 반은 조씨 가문의 피 잖아.”

조윤은 자기의 몸이 이미 망가졌다는 얘기를 할 수 없었다.

“노승우는 저한테 사람을 쑤셔 넣을 기회를 주지 않을 거예요.”

“시도도 안해보고 안되는 줄 어떻게 알아.”

병원을 바꾸는 건 빠르게 해결되는 일은 아니었다. 조윤은 지수의 주치의와 오래동안 상의를 했다.

지수의 최근의 상태가 불안정하여 시간이 조금 지나고 안정되면 다시 옮기라고 의사가 건의했다.

조윤이 동의했다.

지수의 몸 상태가 원래도 많은 걸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요양원을 나오는데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그를 불러세웠다.

노은찬이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조윤을 보면서 형수님이 또 친구를 만나러 왔냐고 물었다. 조윤은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노은찬의 밥은 먹었냐는 질문에 먹었다고 대답하려는데 노은찬이 말했다.

“형수님이랑 그 친구분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렇게 어린 나이의 친구도 있었어요?”

그럴 줄 알았다. 노씨 집안 사람들은 하나같이 의심이 많다.

병원 식당에 앉아 있던 조윤 앞에 노은찬이 병원식을 챙겨와 놓아주면서 그의 맞은 편에 앉았다.

“형은 형수님이 그 어린 여자애를 키우는 걸 알아요?”

조윤은 고개를 젔더니 다시 들고 사정의 눈빛으로 노은찬을 바라 보았다.

“형은 모르고 있어요. 우리 지수 엄청 불쌍한 아이예요.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요. 은찬 씨 제발 부탁인데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으면 안돼요? 특히 노씨 집안 사람들이요. 알다시피 만약 노승우 어머니가 알게 되면 절대 저한테 계속해서 지수를 돌보지 못하게 하실 거예요. 이렇게 부탁할게요.”

당장이라도 울것 같은 조윤을 보면서 그가 평생 아기를 못가진다는 동료의 말이 생각났고 단지 그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고만 생각했다.

“다른 사람한테 말 안할게요.”

그제야 조윤은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노은찬, “사실 몸조리를 잘 하면 앞으로 아기가 생길 수도 있어요.”

조윤이 민망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셨구나.”

노은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은찬 씨 형한테 시집 간 그날부터 알고 있었어요. 아마 그가 평생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예전에 조금이나마 환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진짜......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노은찬의 눈에는 조윤이 불쌍해 보였다. 그는 이 형수님이라는 사람과 접촉해본 적이 많지 않았다. 그냥 기억속에 자기 형과 결혼할때 조윤은 순백의 드레스에 호기심에 가득찬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주위를 보던 모습이었다.

그때는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요정같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의 그의 눈에는 피로함만 가득차 있었다.

한 사람의 사랑은 참말로 갉아먹혀 결국엔 소진될 수 있는 거구나.

월요일에 조윤이 수업을 들으러 갔을때 마침 양혜리가 다른 사람과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얘기를 하는것을 들었다.

편벽한 구역의 E구역의 기초 시설이었는데 옆에 사람들한테 투자를 한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다른 몇몇 부인들은 그저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그것도 그럴것이 E구역은 아주 복잡한 지역일 뿐만 아니라 경제수준도 낙후한 상태라 사람들은 그 곳을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 후에 조윤이 양혜리한테 물었다.

“네가 말한 그 프로젝트에 내가 투자해도 돼?”

양혜리는 엄청 의아한 눈빛을 보내왔다. “왜?”

“나 돈을 벌고 싶어. 좋기는 엄청 많은 돈을 벌고 싶어.”

그 말을 들은 양혜리가 말했다.

“이 돈이라는 게 그렇게 빨리 벌 수 있는것이 아니야. 설마 너네 집 그 분이 너를 때릴 뿐만 아니라 너한테 돈도 안줘?”

조윤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가정 폭력 없어. 우리 지금 이런데 내가 무슨 얼굴로 그 사람 돈까지 쓰겠어. 너한테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방법 같은 거 있어? 나 일 잘해, 고생 같은 거도 잘 할 자신 있고.”

그를 보더 양혜리가 뭔가 고민하는듯 하다가 이내 말했다.

“너 같은 조씨 가문 도련님이 고생은 개뿔. 근데 내 기억이 맞다면 너 케이크 맛있게 잘 만들지? 나 따라 와바.”

양혜리가 그에게 소개해준 일은 파티를 자주여는 부인님들의 케이크를 만드는 것이었다.

“돈 많은 사람들은 다 파티를 좋아해. 그래서 자주 케이크 집에 가서 디저트나 케이크 같은 거 산단 말이야. 죄다 유명한 브랜드 제작 케이크인데 더럽게 비싸기만 하고 네가 만든 케이크보다 맛도 없어. 아무튼 앞으로 파티가 있으면 주방은 너한테 맡길 거니까 네가 그사람들 케이크를 만들도록 해. 번 돈은 우리가 나누자. 너가 7, 내가 3. 아니면 너가 8, 내가 2해도 돼.”

조윤은 양혜리가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녀는 분명 돈이 하나도 부족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민망해 할가봐 일부러 이렇게 말해준 것이었다.

조윤의 눈에서는 빛이 났다.

“내가 7하고 너가 3해. 정말 고마워. 나 열심히 잘 할게. 넌 정말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까지 착한 사람이야. 그래서 사람들이 다 너를 좋아하나 봐.”

그가 퍼붓는 칭찬에 양혜리는 갑자기 쑥스러워졌다. “너도 너무 성실하게 일 하지는 마. 적당히 재료를 아껴가면서 하는 거, 내말 무슨 뜻인지 알지? 맛만 있으면 돼. 근데 나 궁금한게 설마 너네 집 그 분이 성불능이야? 어떻게 너같은 사람을 안 좋아할 수가 있어.”

“아 아니야. 그럴리가. 그냥 단지 내가 자기 타입이 아니었던 거지.”

“그럼 그 사람 타입이 어떤 건데?”

조윤은 자기가 그동안 봐왔던 노승우 곁의 오메가들을 떠올렸다.

“아마도 똑똑하고 진중하고 매력있는? 아무튼 나같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역시 양혜리가 말했던 것처럼 돈 많은 부자들은 2,3일에 한번 씩 파티를 열었다. 조윤의 집은 소형의 케이크 주방으로 변신했다. 그는 가끔 디저트도 만들어야 했다. 다 만들면 가지러 오는 사람이 있었고 반달동안 꽤 많은 수입을 벌어들일 수가 있었다.

그와 양혜리의 사이도 점점 친해졌다. 그녀의 수업도 그녀의 시어머니가 대신 신청한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와 그녀의 알파 남편은 자수성가로 지금까지 쌓아올린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랬더니 그녀의 시어머니는 그녀의 출신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자기 아들이 명문가의 딸과 결혼하기를 바랬다고 한다.

이 이야기들을 듣고 난 조윤의 가슴에는 못내 동질감이 들었다.

“우리 시어머니도 나를 똑같이 못마땅하게 생각해. 나한테 남편 환심을 살 줄을 모른다고 이 수업도 신청한 거야. 근데 너는 나랑 다른 게, 너희 남편은 너를 엄청 사랑하잖아. 게다가 엄청 귀여운 아이까지 있고.”

양혜리는 그를 바라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나한테 최소한 그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말하는 어투가 다소 기운이 없었고 확신이 얼마 없는듯이 들렸다.

“노승우 같은 사람이 너한테 이혼하자는 소리는 한 적 없어?”

조윤이 웅얼거렸다.

“했지. 내가... 죽겠다고도 한 적 있어. 사실 그 사람 탓은 없어, 내가 이혼을 못하는 거지.”

양혜리가 웃으며 말했다. “너 죽겠다고도 했었어?”

조윤이 머리를 끄덕였다.

“노승우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에는 이유가 있어. 내가 이번 생에 제일 못난 모습들을 다 봤거든. 난 진짜 무슨 좋은 사람 아니야.”

그를 보고 있는 양혜리는 마치 무슨 기이한 물종을 보는듯 했다.

“자기 스스로 자기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어딨어.”

조윤은 나날이 바빴다.

노승우가 일주일간 집에 오지 않았다는 것마저 발견하지 못했다.

노승우는 출장을 가지 않더라도 군부대에 있기를 좋아했다. 예전에 조윤은 늘 노승우한테 문자해,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또 옷을 따뜻하게 챙겨 입으라고 하길 좋아했다.

그치만 노승우는 한번도 그의 문자에 답장을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점점 그도 그런 문자를 하지 않고 다만 저녁은 와서 먹는지만 물었다. 하지만 이런 문자도 그는 이미 반달이나 보내지 않았다.

차량이 군부대 주차장에서 나왔다. 부하가 노승우한테 머 좀 먹으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그는 온 저녁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였다.

노승우는 자기의 코등을 몇번 주무르더니 괜찮다고 했다.

“집에 가서 먹을 거야.”

말을 마치고 노승우는 다른 핸드폰을 켰다. 그는 이 개인 폰을 자주 켜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거의 한 연락처로만 여기로 그를 연락하기 때문이다. 읽지 않은 메시지를 클릭하니 최신이 반달전의 내용이었다.

소비기록 마저 최근에 새로 온것이 없었다.

이것을 본 노승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조윤은 요즘 뭐하고 있어?”

비서는 별안간 이 이름이 들리자 이내 빠르게 대답했다.

“조윤 씨가 사령관님이 출장하시는 동안 군부대에 와서 찾으신 적은 없습니다. 아마도 사령관님이 출장하신 걸 모르는듯 합니다.”

“너한테 와서 일정 달란 소리도 안했어?”

비서는 없다고 했다. 그는 조윤이 자기를 안 찾은 지 오래 되었다고 얘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가 먼저 문자를 보냈었는데 상대쪽에서 아주 오래 있다가 앞으로도 필요 없다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답장을 보내왔다. 그 문자를 받고 그는 한참이나 멍해졌었다. 비서는 그들의 사령관님이 드디어 조윤 씨한테서 벗어난 줄 알았다.

잠깐 침묵하던 노승우가 말했다.

“그래. 이런 적은 또 없었네..”

그날 조윤은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박고 집중하여 가게부를 적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쌍의 손이 그의 몸 뒤에서 그의 어깨를 꽉 잡았고, 그의 옷깃을 풀어헤쳐 희고 가는 목덜미를 물어버렸다.

순간 조윤은 온몸이 부르르 떨렸고 긴장한 채 물었다.

“노승우, 너 러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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