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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Chapter2

평상시의 노승우는 아주 바쁜 사람이다.

다음날 조윤이 일어났을때 이미 사람은 떠나고 없었다.

그는 어제 오래도록 울었었다. 눈까지 팅팅 부어서 도저히 부기가 빠지지 않았다.

수업 가는 길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선글라스를 착용해야만 했다.

수업은 나미연이 그를 대신해 신청한 거였다. 나미연은 노승우의 어머니다.

오메가 아내의 수양 수업이었다.

수업을 들으러 오는 오메가는 모두 집에 돈이 많지 않으면 권력을 좀 쥐고 논다하는 부자들이었다.

당연히 그들의 알파의 지위도 만만치 않았다.

와서 수업을 듣는것도 있었지만 사실은 사교하러 온것도 있다.

근데 첫 수업부터 조윤은 그들과 맞지도 어울리지도 못했다.

첫 수업 때, 그는 선생님이 하는 말들의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했고 심지어 모르는 글자도 많았다.

저녁에 용기를 내서 노승우한테 물어봤더니 그는 어이없어하면서 한마디를 던졌다.

“너 역시 소문보다 더 별로인 사람이었어.”

이 말은 조윤으로 하여금 얼굴도 들지 못하게 했다.

그는 그한테 먼저 가서 문화 수업부터 들으라고 시켰고 그가 문화반에서 졸업했을때는 친구를 단 한명도 사귀지 못했다.

그가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같은 반의 양혜리도 마침 같이 탔다.

그녀의 알파는 아주 유명한 부자 상인이다. 인맥도 넓고 자주 장교 부인들과 어울렸지만 유독 조윤과는 왕래가 없었다.

그녀는 조윤을 한참 보자 조윤은 얼른 그녀의 시선을 피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너... 가정 폭력 당했니?”

조윤은 왜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몰랐다. 급하게 부정하면서 말했다.

“아니, 그냥 어제 잠을 잘 못자서 눈이 좀 부었어.”

말하는 목소리마저 갈라진 목소리었다.

그런 그가 불쌍했는지 한숨을 쉬면서 양혜리가 말했다.

“너도 참 딱하다. 여기 있는 사람들 누가 네가 남편과 사이가 안 좋다는 걸 몰라. 근데 가정 폭력은 참는 거 아니야. 네가 몇대나 당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조윤은 꿋꿋이 아닌척 하면서 말했다.

“나랑 승우 사이가 안 좋은거 아니야.”

“이 바닥에 소식들은 다 통하는 거 몰라? 내가 듣기로는 노 사령관님이 상반기에 반 이상의 시간을 사령부에서 보냈다던데, 너를 데리고 중요한 자리에 참석한 적도 없지? 나 예전부터 진작에 알고 있었어. 단지......”

단지 우리가 사실을 대놓고 말하지 않았던 거 뿐이야.

조윤의 얼굴이 삽시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진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럼 그가 그동안 연기하면서 자기절로 액세서리랑 귀중한 선물들을 사면서 다 노승우가 사준거라고 하고, 매번 명절 기념일마다 거짓말로 노승우가 자기를 데리러 온다고 한것도, 그를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 간다 하고, 사실은 혼자 쓸쓸히 집을 갔던 것도.

그가 사람들 앞에서 보여준 다정한 부부라는 모습은 그가 혼자 연기하고 혼자 감상했던 거라니.

그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몇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를 해왔다.

수업을 듣고 있던 조윤은 가시방석이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그를 보는 눈빛은 부러움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교실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는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동안 사람들 눈에 그는 멍청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오늘 수업은 영양사 선생님이 강의를 하고 있었다.

조윤은 자기의 두꺼운 필기책을 보았다. 그는 모든 수업을 열심히 들었었다.

눈을 비비면서 그는 갑자기 너무 피곤해졌다.

겨우 수업 하나를 끝내고 그는 처음으로 수업을 땡땡이 치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 입구에서 등록을 마치고 병실로 가려고 하는데 노은찬과 뒤에서 몇명 사람이 병실 회진하는 것을 보았다.

노은찬은 노승우의 사촌 동생이다. 그의 명의상의 도련님이다.

조윤은 그가 이 병원에 있다는것을 까먹고 있었다. 피할 길이 없던 그는 마지못해 도련님이라고 불렀다.

“형수님.”

냉철하고 남다른 기운을 풍기는 모습은 아주 노승우와 꼭 닮았다.

하지만 그는 노승우보다 조금 예의있는 편이었다.

“어떻게 여기에 있어요?”

“일주일 전에 여기로 발령 났어요.”

노은찬이 그에게 어디 아프냐고 묻자 조윤은 머리를 흔들면서 친구보러 온것이라고 말만 하고 급하게 가버렸다.

노은찬도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누군가 어깨를 쳤다. 그의 같은 반 다른 과실 친구였다.

“저 오메가 너랑 아는 사이야?”

“우리 형수님이야.”

“아 그래? 너희 형도 참 대단한 인물이야. 역시 피바다를 뚫고 나온 남자야, 저런 미인한테 4년 동안 피임약을 먹이다니.”

노은찬의 미간이 좁혀졌다.

“너 방금 뭐라고?”

“너네 형수님이 저번 주 우리 과실 유명 인사였어. 아이를 낳고 싶은데 쭉 자기 원인인 줄로만 알고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를 받아보니까 4년동안 남편이 먹인게 영양제가 아니라 피임약이었던 거야. 그것도 오메가 전문 피임약. 남편이 선물한 영양제인 줄로 알고 매주마다 먹었대. 그 사실을 알고 나니까 사람이 혼이 다 빠져나간 것 같더라. 저 사람 앞으로도 아기가 생기지 않을 거야. 참 불쌍해.”

이 말을 듣고 노은찬은 바로 고개를 돌려 이미 복도 저끝에서 사라진 뒷모습을 보았다.

병원에는 전문적인 요양원이 있다. 그가 병실문을 열었을 때 간호원 수영 이모가 마침 책을 들고 지수에게 읽어주고 있었다. 그가 온것을 보고 그에게 지수의 최근 정황을 말해주고는 병실을 나갔다.

그렇게 남매는 병실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소녀는 조용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었다.

병실에 가득 찬 선물은 모두 조윤이 사온것이었다.

지수의 앞에 앉아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한차례 교통사고로 인해 지수는 식물인간이 되어버렸다.

“지수야, 오랜만이네? 내가 저번 주에는 일이 있어서 너를 보러 오지 못했어. 근데 오늘 너한테 또 선물 하나를 가져왔는데. 너 기억나? 우리가 예전에 살던 곳이 엄청 더럽고 어지러웠잖아. 넌 이다음에 꼭 해바라기 꽃을 가득 심은 큰 정원이 달린 큰 집에 살고 싶다고 했지? 네가 깨어나면 오빠가 너를 데리고 해바라기 꽃이 있는 큰 집으로 데려가 줄게, 어때?”

이렇게 말하던 조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가 병실을 나올 때 노은찬이 거기에 서있는것을 보았다. 조윤은 눈의 붓기가 많이 가라앉은 거 같자 손에 들고 있던 선글라스를 놓았다.

노은찬은 병실에서 나오는 그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조윤은 갑자기 긴장해 났다.

“형수님 친구가 식물인간이었어요?”

조윤은 맞다고 하며 몇년전에 사고가 났던것이라고 했다.

노은찬은 계속하여 그와 형이 집에 오지 않은지 오래됐다며 큰 엄마가 그들더러 시간 내서 와서 밥먹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윤은 알겠다고 했고 병원을 나선 후부터 지수의 병원을 옮기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노씨 집안 사람들은 아주 똑똑하다. 만약 지수를 그들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그에 잇따른 후과는 상상도 하기 힘들다.

그는 돌아가서 병원에 연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립병원의 비용은 진짜로 어마어마했다. 그의 수중에는 그만한 돈도 없을 뿐더러 조씨 집안에서도 대신 지불해 주지 않을 것이다. 노승우 쪽은 더 말할것도 없이 조윤이 가서 돈 달라고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원래도 조윤을 허영심 가득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노승우였다.

그가 이런 고민에 빠졌을 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조윤이 문을 열고 보니 노승우의 부하가 조금 취해 보이는 노승우를 부추기고 들어왔다.

조윤은 부하한테 노승우를 안방에 놓으라고 했다. 부하 말로는 오늘 사령관님이 전우들과의 술자리에서 많이 마시는 바람에 취했다고 했다.

부하가 떠난 뒤 조윤은 노승우의 셔츠 단추를 풀어헤치고 그의 몸을 닦아 주었다. 그런데 그의 손길이 노승우의 바지에 닿자 그가 눈을 번쩍 뜨고는 조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놀란 조윤이 다급히 손사래를 치면서 해명했다.

“다치지 않을게. 너 계속 자.”

그들의 처음이 바로 조윤이 노승우가 헤롱헤롱한 틈을 타 그와 잠자리를 가져 각인을 얻었다.

그 뒤로 노승우는 일년동안 그에게 손을 대지 않았고 매번의 히트사이클은 조윤이 혼자 꿋꿋하게 견뎌왔었다. 당연히 노승우의 러트사이클도 조윤에게 단 한번도 도움을 청한적이 없었고.

그들은 제일 가까운 사이였음에도 낯선 사람보다 더 사이가 멀었다.

노승우가 그 뒤에 그와 할때마다 콘돔을 꼈었고 조윤도 그 콘돔에 구멍을 내는 일까지 해봤는데 노승우한테 들키고 노승우가 노발대발했었다.

그는 노승우가 싫어할 만한 일들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그가 그한테 약을 먹였었나 보다.

조윤은 말을 마치고 방을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노승우가 그의 팔을 잡아 당겨 자기의 위로 올려 놓았다. 조윤이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노승우가 그의 몸을 만지고 있던 손의 냄새가 점점 변하고 있었다.

만약 예전 같았으면 조윤은 아마도 어영부영 남편과 했겠지만 그가 자기와 잠자리를 가지고 싶지 않아한다는것을 생각하니 그의 몸은 반항하며 일어나려고 했다. 노승우의 인내심이 살짝 한계가 온듯 “쯧.”소리를 내고는 조윤의 선체를 물어버렸다.

페로몬은 오메가의 신체가 빠르게 나른해지도록 한다. 그에 따라 몸도 반응을 일으킨다. 조윤은 노승우가 그의 옷가지를 벗기는것을 지켜보고 있어야 했고 막 입으로 ‘안돼’라는 말을 뱉으려고 하는데 노승우가 그의 제일 민감한 부위를 어루만지며 들이 올리 받기 시작했다.

알파의 성적 욕구는 아주 강렬하다. 매번 노승우와 하고 나면 조윤은 침대에 하루종일 누워 있게 된다.

야릇한 냄새가 오고가는 와중에 조윤의 눈가는 발그스레 했고 상반신의 옷가지도 너덜너덜하게 걸쳐져만 있었는데 그 사이로 매끄러운 어깨가 노출되어 있었다. 조윤은 노승우가 일어나 앉아 콘돔 포장을 뜨는것을 보았다.

조윤은 숨을 헐떡이며 머리를 옆으로 약간 기울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안 쓰고 그냥 하면 안될까?”

노승우의 상반신 나체는 튼실했고 그의 이마에는 땀에 젖은 앞머리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 시각 그의 얼굴의 성욕은 아직 가져지지 않았고 남다른 섹시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그는 조윤의 손가락을 잡고 자기한테 콘돔을 씌워주고는 또다시 삽입했다. 조윤의 귓볼을 깨물고 제일 깊숙한 곳까지 밀어넣었다. 그러면서 낮고도 거친 목소리로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고 묻고 있다.

나체상태인 노승우의 어깨를 끌어안고 있던 조윤의 마음이 순간 씁쓸해졌고 희고 가는 긴 다리는 알파의 허리에 둘러져 삐걱삐걱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네, 무슨 생각을 한 거야.

다음 날 조윤이 일어났을 때 이미 점심이 다 되는 시간이었다. 노승우가 언제 떠났는지도 몰랐던 조윤은 사실 배고파서 깨난것이다.

어제 입었던 옷은 이젠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조윤은 어쩔 수 없이 노승우의 아무 셔츠나 찾아서 몸에 걸쳤다.

그는 캐비닛에서 빵 한봉지를 찾아냈고 소파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한곳을 응시하며 작게 작게 빵을 베어물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승우가 서재에서 나왔고 그와 동시에 그의 옆에는 차가운 기운을 뿜고 눈썹을 찌푸리고 있는 알파 한명이 뒤를 따라 나오고 있었다.

조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딸랑 셔츠 한장을 걸치고 있었다.

마침 허벅지 위쪽까지 오는 기장이었고 목 부분에는 마킹으로 가득했고 다리 사이사이에는 꼬집은 흔적이 있었고 어젯밤의 정욕이 불탔던 증거들이 그렇게 그대로 훤히 드러나 있었다.

입에 빵을 물고 있던 조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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