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정신병원.
최하얀은 구석에 웅크린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오른손의 부러진 뼈에서 전해지는 통증은 이제 거의 감각이 없을 정도로 무뎌져 있었다.
어제 정신병원에서 한 정신질환자가 그녀를 때렸다.
그는 벽돌을 들고 와 그녀의 손뼈를 그대로 부수었다.
간호사는 바로 옆에 서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황경진이 "특별히 신경 써 달라"고 부탁해 둔 덕분이었다.
그의 의도는 단 하나였다.
그녀가 이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게 만드는 것.
"들었어? 어젯밤 청수시에 큰일이 터졌대!"
두 명의 간호사가 지나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구석에 있는 최하얀을 보지 못한 채였다.
"들었지. 최씨 그룹이 완전히 끝장났대. 회장이랑 회장 부인이 둘 다 갑자기 죽었대. 원인은 불명이라는데…"
간호사는 목소리를 낮췄고, 발걸음 소리와 함께 점점 멀어졌다.
그 순간, 최하얀의 몸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귓가에는 황경진의 악마 같은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최씨 집안 전부… 사랑이의 장례식에 같이 묻히게 해 줄게.'
그가 한 짓이다.
틀림없이 그가 한 짓이다.
황경진은 이미 최씨 그룹을 손에 넣었는데도, 왜 내 부모님의 목숨까지 빼앗은 걸까!
최하얀은 맨발로 달렸다.
경비의 눈을 피해 추적을 따돌리고, 날카롭게 솟은 철문을 기어올라 밖으로 넘어갔다.
원래의 그녀였다면 살아야 할 이유 따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은 반드시 버텨야 했다.
오늘은 최사랑의 추모식 날이었다.
황경진은 황씨 저택에 그녀를 위한 빈소를 차려 놓았다.
청수시에서 황경진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조문하고 있었다.
마치 최사랑이야말로 그의 정식 아내였던 것처럼.
최하얀이 문 앞에 나타났을 때, 그녀의 희고 맨발에는 상처가 가득했고, 얇은 환자복 한 벌만 걸친 몸은 추위에 벌겋게 얼어 있었다.
두 손은 떨리고 있었고, 그 손에는 휘발유가 담긴 통이 들려 있었다.
"아… 부인이잖아!"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빈소 안이 순식간에 술렁였다.
"황씨 집안 며느리…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더니?"
"손에 뭐 들고 있는 거야? 가까이 가지 마!"
사람들의 놀란 외침에도 최하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곧장 황경진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낮게 으르렁거렸다.
"우리 부모님… 당신이 죽였지?"
"당장 나가!"
황경진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세게 때렸다.
분노가 치솟은 얼굴이었다.
"넌 여기에 나타날 자격도 없어!"
최하얀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가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분노에 찬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자격이 없어? 그럼 최사랑은 자격이 있었어? 평생 남의 남자 뺏는 짓이나 하던 여자야! 지금 죽은 것도 다 업보야! 하늘이 벌 준 거라고!"
그 순간, 하늘에서 갑자기 우르르 천둥이 울렸다.
12월의 겨울 날씨에 천둥이라니.
최하얀은 더 미친 듯이 웃었다.
"하늘도 더는 못 보겠나 보네. 황경진, 당신 반드시 벌 받을 거야!"
그녀는 관 쪽으로 달려갔다.
주머니에서 작은 칼을 꺼내 휘발유 통에 구멍을 내자 휘발유가 구멍을 따라 흘러내리며 바닥을 타고 번졌다.
그리고 최사랑의 타버린 시신 위로 스며들었다.
"최하얀! 이 미친년이! 지금 뭐 하는 거야!"
황경진이 소리쳤다.
칼날처럼 입술이 굳게 다물린 채 앞으로 두 걸음 다가왔다.
"거기서 멈춰!"
최하얀이 악에 받친 목소리로 외쳤다.
"한 발짝이라도 더 오면… 여기서 당장 다시 태워 버릴 거야!"
"세상에… 황씨 집안 며느리가 미쳤어!"
사람들은 혼비백산해 빈소 밖으로 도망쳤다.
그래. 나는 미쳤다.
그래서 지금,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최하얀은 손에 라이터를 쥐고 있었다.
언제든 이 모든 것을 불태울 수 있었다.
"황경진."
그녀의 눈빛이 번뜩였다.
"최사랑을 살릴 기회를 한 번 줄게. 무릎 꿇어. 나한테 사과해. 우리 부모님께도 사과하고… 당신 아이한테도 사과해!"
"아이?"
황경진이 길게 찢어진 눈을 가늘게 떴다.
"나 몰래 다른 남자랑 낳은 사산아 가지고… 내가 사과하길 바라?"
그는 차갑게 비웃었다.
"최하얀,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황경진은 비서의 손에서 DNA 보고서를 낚아채더니 그녀 앞에 세게 던졌다.
"똑똑히 봐. 사산아의 DNA, 나랑 일치하지 않아."
그는 스스로가 어리석었다고 생각했다.
끝까지 최하얀 뱃속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결과는?
그 사산아는 그의 아이가 아니라 다른 남자의 아이였다.
그녀는 결혼한 몸으로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잡종까지 임신한 것이다.
"그 아이는 당신 아이야! 왜 내 말을 믿지 않는 거야!"
최하얀이 소리쳤다.
목에 핏줄이 불거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처참한 웃음을 터뜨렸다.
"됐어. 진실 같은 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
그녀의 눈빛이 서서히 광기에 물들었다.
"황경진, 당신이 평생 나를 잊지 못하게 해 줄게."
찰칵.
라이터에 불이 붙었다.
"죽을 때까지… 나한테 죄진 채로 살게 만들 거야."
라이터가 관 속으로 떨어졌다.
순간, 불길이 거세게 치솟았다.
"최하얀! 안 돼!"
황경진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
그의 눈동자 속에 비친 불길은 점점 더 크게 타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