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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신다울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결국 손을 뻗어 그의 옷자락을 잡고, 먼저 그에게 몸을 기댔다. 목소리는 한층 부드러워졌다.

"박준식 씨… 저도 제가 전에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아요. 사람 보는 눈도 없었고, 완전히 눈이 멀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미 혼인 신고도 했잖아요. 앞으로는 당신 아내로서 제대로 살게요."

"정말로 바뀌고 싶어요. 한 번만 기회를 줄래요?"

박준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아까처럼 차갑게 얼어붙어 있지는 않았다.

"거짓말쟁이."

그는 짧게 내뱉었다. 신다울의 번지르르한 말 따위 믿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박준식은 결국 그녀를 들어 올렸고, 신다울은 가볍게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남자의 넓은 가슴에 안기자 마음이 묘하게 편안해졌고 졸음이 몰려왔다.

막 다시 살아난 참이라 몸이 너무 지쳐 있었다.

박준식은 그녀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잠든 것을 알아차리자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졌다. 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잠시 생각하더니, 그녀의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

"박준식……"

막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아래가 서늘해지자 신다울의 의식이 조금 돌아왔다.

"자. 그냥 자. 안 건드려."

말투는 여전히 거칠었지만, 신다울은 더 움직이지 않았다.

어차피 이미 그의 사람이었다.

한 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입장에서 이런 일로 괜히 튕기고 싶지도 않았다. 게다가 정말 너무 졸렸다.

박준식은 그녀가 정말로 다시 잠들어 버리자 조금 어이가 없었다.

이제는 이렇게까지 자신을 믿는 건가?

처음이라 서툴렀고, 화가 난 상태라 조금 거칠기도 했다. 아까 그녀가 아프다고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다.

혹시 다치게 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박준식은 그녀의 다리를 살짝 벌려 상태를 확인했지만 다행히 살짝 붓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제야 안심했다.

그도 침대에 올라와 신다울을 품에 끌어안았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신다울, 말 잘 들어."

설령 속이는 거라 해도, 조금만 더 오래 속여 주면 좋겠다.

어둠 속에서 박준식은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그제야 천천히 눈을 감았다.

……

박준식은 처음으로 아내라는 존재가 어떤 건지 느끼고 있었다.

부드럽고 작은 몸이 그의 품 안에 폭 안겨 있었다.

십수 년 동안 채워지지 않았던 감정이, 비로소 채워지는 듯했다.

그날 밤 그는 아주 깊이 잠들었고, 아예 침대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였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일곱 시가 조금 넘었을 때 신다울이 그를 깨웠다.

"신다울?"

박준식은 눈을 뜨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는 눈을 꼭 감은 채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숨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

악몽을 꾸는 건가?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여자의 입에서 나온 세 글자가 그의 마음을 완전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양호준……"

신다울은 전생의 일을 꿈꾸고 있었다.

양호준은 그녀의 마음을 이용해 박씨 집안의 기밀을 훔치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박준식은 거의 감옥에 갈 뻔했고, 결국 그녀에게 완전히 실망하게 됐다.

그리고 외할아버지 가족까지…

박준식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고개를 살짝 돌린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이름을 들으며, 눈 속의 온기와 부드러움이 서서히 사라졌다.

남은 것은 음산한 냉기뿐이었다.

"신다울, 두 번째야."

두 번째였다.

자기 침대 위에서 양호준의 이름을 부른 것이.

그렇게 그 남자가 좋다면, 어제는 왜 그런 연기를 했던 걸까.

어제는 단순히 화가 났다면, 지금은 화뿐만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허탈함과 아픔이 가슴을 꽉 막아 버렸다.

심장이 아플 정도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침대에서 내려왔다. 외투를 걸친 뒤 문을 세게 닫고 나갔다.

문 밖에는 박호영이 서 있었다.

박준식이 나오자 곧장 다가가 그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그리고 바로 알아챘다.

또 신다울 때문에 화가 난 게 분명했다.

"주인님, 신다울 씨가 또—"

"부인이라고 불러."

박준식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지만 그의 호칭부터 바로잡았다.

그리고 성큼성큼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말했다.

"별장 사람들한테 전해. 앞으로 다 그렇게 부르라고."

박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식사는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먼저 드시고 회사로 가시는 게—"

박준식은 이미 화로 배가 꽉 찬 상태였다.

뭘 또 먹는단 말인가.

"안 먹어."

"대신 몸보신할 수 있는 탕이나 하나 끓여."

"위에 있는 그 양심 없는 여자, 일어나면 먹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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