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박준식도 신다울이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보고 싶었다. 그는 박호영에게 눈짓을 보냈다.
박호영은 곧장 밖으로 나갔다가 몇 분 뒤 돌아왔다. 그의 뒤에는 늑대 한 마리가 따라오고 있었다.
늑대는 사람 키의 절반쯤 될 정도로 컸다. 번뜩이는 송곳니를 드러낸 채 사납게 으르렁거렸고, 곧장 강유하와 양호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꺄악!"
강유하는 겁에 질려 연달아 뒤로 물러났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비명을 질렀다.
"신다울,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양호준의 얼굴도 새파랗게 질렸다.
신다울은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더 이상 그가 통제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다.
신다울은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숙여 늑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착하지. 저 둘 다 나쁜 사람들이야. 나 괴롭힌 사람들이거든. 대신 혼내 줄래?"
"크르르—"
사나운 늑대가 그녀를 향해 송곳니를 드러냈다.
너도 좋은 인간은 아닌데?
박준식이 경고하듯 말했다.
"호랑, 가."
"아우우—!"
주인에게 꾸중을 들은 늑대는 억울하다는 듯 길게 울부짖었다. 그리고 그 울분을 그대로 힘으로 바꾼 채, 곧장 양호준과 강유하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이었다.
늑대가 양호준의 어깨를 물어뜯었고, 살이 그대로 찢겨 나갔다.
이어 강유하의 팔을 물어뜯자 역시 처참하게 찢겨 버렸다.
"아아악!"
비명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지하 감옥 전체가 순식간에 지옥 같은 광경으로 변해 버렸다.
"언니… 살려 줘……"
처음에는 양호준과 강유하도 애원할 힘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말조차 제대로 내뱉지 못했다. 온몸에 성한 살이 거의 남지 않았고, 숨소리마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신다울은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박준식 역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은근한 탐색의 기색이 스쳤다.
…정말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건가?
게다가 이런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보면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니.
저 어린 여자가 도대체 왜 갑자기 저 둘을 이렇게까지 증오하게 된 걸까?
자신이 모르는 사이, 저들이 그녀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 걸까.
"이제 됐어."
마침내 신다울이 담담하게 말했다.
더 계속하면 정말로 죽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쉽게 죽게 둘 생각은 없었다.
그들이 자신에게 준 고통, 그걸 백 배로 돌려줄 생각이었으니까.
"호랑."
박준식이 부르자 조금 전까지 난폭하게 날뛰던 늑대가 얌전히 멈췄다. 그리고 그의 발 옆에 가만히 서서 칭찬을 기다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박호영 씨, 저 둘 옷 다 벗겨서 밖에 던져요."
신다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리고 최음제도 좀 먹여 줘요."
저 둘은 원래 그런 짓 좋아하잖아? 그럼 실컷 하게 해 줘야지.
"네?"
박호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옷을 벗겨서 밖에 던진다고?
거기에… 최음제까지 먹이라고?
이게 도대체 무슨 방식이지?
그가 멍하니 서 있자 박준식이 담담하게 말했다.
"귀 먹었어?"
"아, 아닙니다…!"
박호영은 황급히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곧 사람들을 시켜 강유하와 양호준을 끌어냈다. 호랑도 함께 끌려 나갔다.
순식간에 지하 감옥에는 신다울과 박준식 둘만 남았다.
신다울은 그제야 긴장했던 몸에서 힘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그런데 그 순간 깨달았다.
박준식이 계속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신경이 다시 팽팽하게 조여 들었다.
변화가 너무 크면 박준식이 의심할 수도 있었다.
"준식 씨……"
신다울은 일부러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췄다. 그리고 살짝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 다리 아파요… 좀 안아 줄래요?"
박준식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코웃음을 쳤다.
"연기하지 마."
그녀가 일부러 약한 척하고 있다는 걸 그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진짜예요."
신다울이 억울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진짜 다리 아파요. 아까 침대에서… 당신이 너무 세게 해서."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박준식의 표정이 잠깐 굳었다.
…확실히 조금 거칠긴 했지.
"신다울."
"너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
그는 정말로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신다울의 변화가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