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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인기 검색어 1위

좁은 공간 안, 분위기는 숨 막힐 듯 무거웠다.

‘탁.’

라이터 소리가 들리더니, 진한 담배 냄새가 퍼졌다. 윤채원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흩어진 옷을 정리했다. 남자가 흐트러뜨린 옷을 가다듬으며.

배진욱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물었다.

“고의로 나를 자극해서 속이 풀렸어?”

윤채원은 손을 잠시 멈추었지만,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대답 대신 차분하게 말했다.

“그 자료 줘요. 백업도 지우세요.”

방금 지윤호가 보여준 그 자료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이미 차가웠던 공기는 더욱 얼어붙었다.

“그 남자, 신경 많이 쓰네.”

남자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위협이 섞여 있었다.

윤채원은 침묵했다. 대답하지 않았지만, 반응이 곧 답이었다.

그녀의 침묵에 배진욱의 눈빛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

“곧 이혼 계약서 작성해.”

그는 담배를 손에 쥔 채, 다른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거칠게 쥐었다.

“그리고 내게 도전하지 마. 감당할 수 있겠어?”

이 남자, 협박이라니!

윤채원의 속에 억눌렀던 화가 다시 끓어올랐다.

그녀는 그를 밀어내며 소리쳤다.

“뭐 하자는 거죠?”

배진욱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 속 깊은 차가움은 마치 한겨울 얼음 동굴처럼, 사람을 빨아들이는 듯했다.

그의 강렬한 기운은 단 한 번의 눈빛만으로도 두렵게 만들었다.

윤채원은 명백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심장이 두근거렸고, 시선을 피했다.

그때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에 뉴스 봤어?”

뉴스?

그 순간, 윤채원은 이강우가 전화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휴대폰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방금 차 안에서 떨어뜨린 상태였다.

배진욱은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그가 준 걸 손에 들었다. 그다지 만지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확인했다.

웹페이지를 열자마자, 인기 검색어는 온통 전시회와 관련된 이야기로 가득했다.

“실종된 배씨 가문의 둘째 부인, 3년 만에 혜성처럼 등장. 배 대표의 피앙세 주 전시회, ‘연기’ 작품이 주인공으로!”

“실종된 배 대표의 둘째 부인 vs 현직 약혼녀!”

“실종된 배 대표의 둘째 부인, 귀환 후 약혼녀 박소연 씨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배 대표의 둘째 부인, 재능이 뛰어나…”

뉴스 기사들은 인기 검색어 상위를 장악하고 있었다.

3년 전, 그녀가 실종되었을 때 여성이 얼마나 떠들썩했는지 윤채원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제 갑자기 나타난 그녀는 여성의 언론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3년 동안 모두가 그녀의 생사를 궁금해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사실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외할머니 일만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이곳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웅웅웅!”

휴대폰이 진동했고, 화면에 ‘소연’이라는 이름이 떴다.

윤채원이 반응하기도 전에, 배진욱이 휴대폰을 뺏어 전화를 끊었다.

윤채원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억눌린 목소리로 물었다.

“왜 안 받아요?”

어제의 그녀의 등장으로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배진욱 역시 크게 동요했다.

그리고 그 곁에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은 아마 박소연일 것이다.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차분하게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뉴스일 뿐이에요.”

윤채원은 담담하게 말했다.

3년 동안 ‘윤 스레인’에 대한 보도는 수도 없이 많았다.

긍정적인 것부터 부정적인 것까지. 하지만 그녀는 한 번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기사도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럼 내가 지금 너와 이강우의 혼인 중 불법 동거를 고발한다면, 너희 둘은 얼마나 오래 감옥에 가게 될까?”

윤채원은 순간 몸이 굳었다.

그의 날카로운 말에 그녀의 눈이 번뜩였다.

“당신에게 이혼 서류 보냈잖아요, 그런데…”

“받았다고 다 사인하는 줄 알아? 그런 식이면 배씨 가문은 진작에 무너졌을 거야.”

배진욱은 그녀의 차가운 눈빛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끝을 잘랐다.

두 사람은 서로 팽팽하게 맞섰다.

운전사와 지윤호는 긴장에 식은땀을 흘렸다.

윤채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럼 내가 당신과 박소연이 결혼 소식을 내보낸 걸 문제 삼는다면, 당신들은 얼마나 오래 감옥에 가야 할까요?”

차 안은 다시 한 번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윤채원은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도발적인 미소였다.

“아, 결혼 소식일 뿐이죠? 아직 혼인 신고도 안 했으니 법적 책임은 없겠네요.”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 시대잖아요? 불륜 같은 뻔뻔하고 비도덕적인 짓을 하면 여론의 질타에 휩쓸려 망신당하기 딱 좋을 거예요.

“그리고 배씨 가문의 이미지 손상? 손해액만 해도… 몇 백억이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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