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지상팀 직원들 뒤로, 공항 보안 책임자가 나타났다.
꾸덕한 머리에 낯빛이 기름진 중년 남자였다.
강연서를 보자마자 얼굴에는 바로 아첨하는 웃음이 가득해졌다.
"아이구, 강 비서님!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누가 비서님의 심기를 건드렸나요?"
그는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강연서 앞에서 허리를 굽신거리며 완전히 나를 무시했다.
또 한 명. 높은 사람에게만 친절한 기회주의자였다.
강연서는 이렇게 환대를 받자 마침내 기세를 되찾았다. 그녀는 손목을 몇 번 흔들더니 곁눈질로 나를 흘겨보았다.
"장 부장님, 요즘은 아무나 전용 통로를 쓰나 봐요? 이 여자가 자리 차지하고 안 비키고, 나한테 손찌검까지 했어요."
장 부장는 금세 표정을 바꾸고 나를 노려봤다.
"전용 통로는 신분이 있으신 분만 이용 가능합니다. 일반 승객이면 저쪽 줄로 가시죠.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마시고."
"제가 일반 승객인지 아닌지, 확인은 해보셨나요?"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윗선에 먼저 확인하고 말씀하시는 게 좋을 텐데요."
"확인?"
그는 비웃으며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내가 여기서 일한 지가 몇 년인데, 어떤 사람인지 보면 다 압니다."
"당신 차림새로 봐선 월급이 강 비서님 스카프 하나도 못 살 것 같은데? 말해두는데, 강 비서님은 송씨그룹 고위 간부예요. 그녀의 일정에 차질을 빚게 했다가 당신이 책임질 수 있겠어요!"
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결국 돈과 권력만 있으면 마음대로 남의 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건가요? 그게 공항 규칙입니까?"
"아이고 됐어요, 됐어. 여기서 억지 부리지 말아요!"
장 부장는 나를 째려보더니 아예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강 비서님이 통로를 돈 주고 사시겠다고 한 건 당신에게 체면을 세워준 거예요. 고맙게 여길 줄 알아야지!"
강연서는 그 말을 듣고 옆에서 우쭐대며 손에 든 지폐를 일부러 흔들었다.
"들었어? 장 부장도 말했잖아. 웬 잘난 척이야? 당장 돈 들고 꺼져버려!"
두 사람이 서로 장단을 맞추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나는 두 사람의 꼴을 보며 저절로 코웃음을 쳤다.
"결국 귀 항공사 서비스 태도가 이렇다는 거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내가 말하지만, 너 따위가 '서비스'라는 두 글자를 입에 담을 자격이 있어?"
옆에 있던 장 부장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연서가 먼저 앞으로 반 보 나서더니 한 마디 할 때마다 손가락으로 내 어깨를 쿡쿡 찔렀다.
"잘 들어. 송씨그룹이 있는 곳에 서비스가 따르는 거야! 돈도 권력도 없는 촌뜨기 주제에, 말로 할 때 기회를 안 보고 굳이 나를 건드려? 좋아, 그럼 알려줄게. 네가 방금 내 손목을 다치게 했으니까 5천만 원 없이는 이 일 못 넘어가."
오호라, 제법 신선했다.
감히 내 앞에서 협박이라니.
나는 웃으며 응했다. 상대방이 약간 당황한 눈빛을 보이자 나는 순간 말을 돌렸다.
"줄 수는 있지. 하지만... 받을 목숨은 있어도 쓸 목숨은 없을까 걱정되네."
강연서는 말을 듣자마자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탁자를 쾅 하고 내리쳤다.
"지금 날 저주하는 거야?!"
장 부장는 이 모습을 보고 급히 중간을 가로막았지만, 분명히 날은 내 쪽으로 향했다.
"손님, 내가 충고하건대 얼른 사과하고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겁니다. 강 비서님 건드리면 송 대표님께 찍혀요. 그럼 이곳에서 발붙일 생각 말아요!"
나는 개의치 않은 듯 눈썹을 으쓱했다.
"오, 그래요? 그럼 어디 한 번 봅시다. 송씨 집안이 나를 어떻게나 할 수 있는지."
나의 끊임없는 도발에 강연서의 인내심이 완전히 무너졌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손바닥을 치켜들었다.
그때,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강연서! 멈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