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셋째 오빠 문지호 등장!
카운터 직원은 문연아를 다시 한번 훑어보며 그녀가 부잣집 딸이 아닌, 어디서 굴러 들어와 임직원 층에 들어가 몸이라도 팔려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무슨 손님? 회장님을 찾겠다고? 우리 앤젤 그룹 회장님이 억만장자인 건 알지? 너 같은 꽃뱀들이 함부로 붙을 수 있을 거 같아?"
"꽃뱀"이라는 말에 문연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앤젤 그룹 회장이 연아의 상대조차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 직원은 알 리가 없었다. 이런 사람에게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문연아의 표정은 점차 엄숙해졌다.
"네 위에 사람에게 연락해서 문.연.아가 왔다고 전해. 만나지 않는다고 하면 그 후과는 내가 책임질 테니."
카운터 직원은 비웃음을 터뜨리려 했으나, 문연아의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에 놀라 말을 삼켰다.
"당신이 책임진다? 흥, 어디 두고 보죠!"
카운터 직원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마지못해 위의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곤 오만한 표정으로 문연아를 바라보며 속으로 경비에게 끌려나갈 그녀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지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문연아를 쳐다보았다. 문연아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대충 상황을 짐작했다.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몇 층이지?"
"맨 위층, 2... 27층이요..."
정확한 층수를 확인한 문연아는 캐리어를 끌며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카운터 직원은 문연아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이 여자의 정체가 뭐지?
회장 비서인 최주원이 왜 갑자기 공손해졌을까? 설마... 회장님의 내연녀?
그녀는 이 소식을 직원들끼리 대화하는 카톡 채팅방에 급히 올렸다.
* * *
문연아는 순조롭게 27층에 도착했다. 회장실 문을 열자,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가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왔다.
짙은 남색 양복을 입고 귀티를 풍기는 남자였다. 그가 문연아를 보며 눈웃음을 지을 때, 그 미소는 별처럼 빛났다.
"오랜만이야, 연아 이 녀석. 이혼 축하한다."
그의 낮고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셋째 오빠?"
문연아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 찼다. 앤젤 그룹의 회장이 자신의 셋째 오빠, 문지호라니!
그녀는 순간 캐리어를 내팽개치고 재빨리 달려가 문지호를 껴안았다.
"지호 오빠... 나 생각 많이 했어?"
그녀는 머리를 그의 가슴에 묻었다. 그들은 6년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문연아는 여전히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여동생이었다.
문지호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동생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
"이혼하길 잘했어. 우리 문 씨 집안의 공주님이 윤 씨 집안에서 무슨 이유로 그런 대접을 받아야 했겠어?"
그의 목소리가 냉담해지자, 문연아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오빠, 나 아빠랑 계약을 했어. 1년 안에 앤젤 그룹의 주식을 5% 상승시켜야 한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오빠가 도와줘."
그녀는 손을 활짝 펴고 과장되게 문지호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문지호는 문연아를 소파로 데려가며 말했다.
"5%는 좀 어려울 거야. 그나저나 아버지가 나한테도 명령 아닌 명령 같은 당부를 주셨어. 널 도와주되, 반칙하면 안 된다고 말이야. 그래서 난 보조만 할 수 있고, 결정을 내리는 건 너야."
문연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수그러들었다.
문지호는 연예계 절반 이상을 좌지우지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손가락만 까딱하면 연예계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고, 그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이미 해외까지 확장되어 있었다.
그의 전화 한 통이면 앤젤 그룹 주식 10%는 쉽게 오를 수 있을 텐데... 아빠가 미리 오빠 찬스를 차단하다니!
문지호는 동생의 쓴 표정을 보고 웃으며 그녀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
"이 바보야, 이제 경험을 쌓으면 돼. 네가 왔으니 난 임시 회장에서 내려오고, 이제 짐 싸야겠다."
"아니! 아직 사임하지 마."
문연아가 서둘러 그를 말렸다.
문지호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문연아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문지호에게 윙크를 보내며 말했다.
"오빠, 내가 아주 좋은 제안이 있는데, 한 번 들어볼래?"
문지호는 여우같이 교활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한 시간 후, 두 사람은 합의를 이루었다.
5분 뒤, 앤젤 그룹의 모든 직원들은 긴급 소식을 전달받았다.
회사에 새로운 회장님이 곧 임명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