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그가 감추어 둔 아릿따운 여자는 과연 누굴까?

앤젤 그룹 건물 전체가 소식에 떠들썩해졌다.

카운터 직원 보라는 채팅방에 문 회장의 내연녀로 보이는 여자를 접대했다고 알린 직후, 회사에 새로운 회장이 낙하산으로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은 분분히 의견을 나누었다.

새로 들어온 회장이 문 회장의 내연녀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새로운 회장이 이미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문연아는 이 일을 "암행어사 민중 살피기"라고 이름 붙였다.

한편으로는 연예계의 내막을 접해본 적이 없었기에 업무 절차를 잘 몰라 문지호의 도움을 받아가며 천천히 절차를 밟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회사 내부 직원들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잠복하여 동료로 행동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 방법은 다른 회사에서 보내온 간첩 같은 직원들을 제거하는 데 유리할 것이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추측을 이어가던 중, 카운터 직원 보라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최주원을 보고 숨이 멎을 듯한 설렘을 느꼈다.

세상에, 우리 최주원 비서님 너무 잘생겼잖아? 나한테 미소까지 지어주다니!

보라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는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띠었다.

"최 비서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어요?"

그녀는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고, 최주원이 자신에게 뭔가 중요한 말을 할 것 같은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일초도 안 돼서, 최주원은 냉정한 얼굴로 감정 하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보라 씨, 당신은 해고되었습니다. 짐 싸서 당장 나가 주시죠."

"네?"

보라는 하늘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큰일 났다, 갑자기 해고라니!? 내가 대체 누굴 건드린 거지?

그녀는 순간 그 여자가 떠올랐다.

설마... 아까 그 여자?

보라의 얼굴은 금세 독기가 서리며, 곧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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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연아는 억지로 문지호의 손에 이끌려 스타일링을 받으러 갔다. 저녁에 있을 연회에 업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기 때문이었다.

저녁, F 시의 에스더 7성급 호텔에서는 연회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호텔 문 앞에는 상류층의 부잣집 아가씨들과 회장들이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갑자기 람보르기니 한 대가 문 앞에 섰다.

윤성현은 그의 파트너인 신아린과 함께 차에서 천천히 내렸다.

윤성현은 잘생긴 얼굴에 귀티가 넘쳤고, 신아린은 우아하고 온화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이 등장하자 사람들이 그들을 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와, 윤 회장님 너무 멋있어! 옆에 있는 여자는 누구지? 선남선녀라고 정말 기품 있어 보여!"

"두 사람 너무 잘 어울리지 않아? 정말 부럽다."

"혹시 저분이 윤 회장님이 3년 동안 감춰왔다는 그 아릿따운 아내분인가? 너무 다정해 보여~!"

신아린은 주위 사람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느끼며 고개를 더욱 들었다.

비록 신 씨 집안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부잣집 딸들에게 무시당했지만, 이제 그녀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윤성현의 아내가 될 것이었다.

상류층 연회에서 그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것이고, 머지않아 F 시에서 최고의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때, 갑자기 사람들 속에서 소란이 일었다.

"우와, 앤젤 그룹의 문 회장님이 오셨어!"

신아린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에 차 있을 때, 한정판 롤스로이스가 호텔 앞에 천천히 멈추는 것이 보였다.

문지호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188센티의 큰 키와 긴 다리를 자랑하며, 아우라는 연예인 못지않게 강렬했다.

그가 걸을 때마다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터졌다.

문지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차 안을 바라보더니, 몸을 숙여 손을 뻗었다.

문 회장은 평소에도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번엔 여자 파트너를 데리고 왔을까?

사람들은 궁금한 듯 줄줄이 차 안을 쳐다보았다.

차에서 희고 길쭉한 다리가 먼저 보였고, 발에는 블랙 다이아몬드 힐을 신고 있었다.

이어 블랙 머메이드 드레스가 보이며 여자의 유려한 몸매를 돋보이게 했다.

여자가 고개를 들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고귀한 블랙스완 같았고, 평범한 사람은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신아린은 그 여자를 보자 얼굴이 놀라움과 충격으로 굳어졌다.

문지호의 파트너는 다름 아닌...

"문연아?!"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