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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붉은 옷의 화려함

김예지는 말하면서 최강원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고, 속으로는 매우 기뻐했다.

그녀도 문아영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이혼을 요구하고, 더군다나 최강원과 이렇게 얼굴을 붉히며 싸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김예지는 일찍이 최강원과 헤어진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당시에도 그와 진심으로 헤어지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최강원이 자신을 기다려줄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최강원은 곧바로 문아영과 잠자리를 같이하고 그녀와 결혼한 것이다.

그녀는 당시 거의 미칠 것 같았다. 이 3년 동안 계속해서 최주희를 부추겨 문아영을 괴롭히게 하고, 계속해서 최주희로 하여금 최강원과 문아영 사이를 이간질하게 했다. 이는 모두 최강원이 문아영을 싫어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김예지는 최강원을 오랫동안 알아왔기에 그의 오만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문아영이 이렇게 그의 체면을 구겼으니, 이 이혼은 확실해졌다.

만약 문아영이 이혼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최주희와 손잡고 그들을 이혼시킬 방법을 찾으려 했었다. 지금 보니 하늘도 자신을 돕고 있어서, 문아영을 상대할 필요도 없어졌다.

문아영은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박정인의 보호 아래 자신의 차에 탑승해 떠났다. 차에 앉자마자 문아영은 기력이 다한 듯 좌석에 기대앉았다. 방금 전에는 너무 긴장해서 자신이 최강원의 얼굴에 서류를 던질 용기를 잃을까 봐 걱정했었다.

박정인이 그녀의 팔을 붙잡고 위로했다.

"우리 아영이, 방금 진짜 멋있었어."

문아영은 기운 없이 말했다.

"진짜?"

그녀는 자신의 태도가 얼마나 멋지고 당당했는지는 상관없었다. 다만 이 연극을 정상적으로 끝내고 최강원이 주저 없이 자신과 이혼하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박정인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진짜야, 내가 녹화까지 했어."

"......"

박정인은 자신이 찍은 영상을 보면서 고소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이고, 너는 모를 거야. 최 회장 얼굴이 숯처럼 새까맣더라. 그의 찬란한 인생에서 아마 이렇게 망신당한 적은 처음이었을 거야."

문아영의 시선이 영상 속 남자의 깊은 윤곽에 머물렀고, 가슴 한구석에 아픔이 감돌았다.

이것이 그를 보는 마지막 모습이 될 것이다. 이제 다시 만나면 그저 남처럼 대할 것이다.

어제 문아영이 소식을 퍼뜨린 탓에,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구청 앞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모여 최강원의 이혼 현장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최강원은 정말로 8시 30분에 정확히 구청에 나타났다. 큰 선글라스가 그의 눈 속 모든 감정을 가리고 있었다. 기자들은 최강원을 향해 미친 듯이 사진을 찍어댔지만, 소위 말하는 최회장의 부인은 계속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 퍼진 사진 속에서 최회장의 부인은 붉은 옷을 입고 화려하고 아름다웠기에, 그들은 모두 그런 여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략 9시 30분쯤,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낀 채 헐렁한 옷을 입은 여자가 급하게 구청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지나가는 곳마다 진한 술 냄새가 풍겼고, 기자들은 모두 미간을 찌푸렸다.

이 술주정뱅이는 어디서 온 거지? 이른 아침부터 구청에 왜 온 거야?

그들은 이 술주정뱅이가 바로 그들이 기다리던 최회장의 부인이라는 걸 몰랐다. 문아영은 어젯밤 박정인과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 드디어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축하하면서, 물론 술로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의미도 있었다.

어쨋든 최강원을 3년 동안 사랑했고, 이 감정은 버리자고 해서 바로 버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최강원의 신분 때문에, 구청 직원들은 두 사람을 위해 따로 방을 준비해 수속을 밟게 했다. 문아영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최강원의 좋지 않은 표정과 마주쳤고 서둘러 사과했다.

"미안해,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방금 일어났어."

최강원은 그녀를 한참 기다렸고, 얼굴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녀의 말을 듣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문아영, 설마 이혼한다고 마음이 아파서 술로 달래려고 한 거야? 만약 그렇다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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