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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할아버지가 문아영에게 좋은 짝을 찾아주려 하다

최승학의 집으로 다시 돌아와 최강원이 식탁에 앉자마자 최승학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결혼 날짜는 정했느냐?"

최승학은 당연히 최강원과 김예지의 결혼 날짜를 물은 것이었다. 최강원이 문아영과 이혼한 후로 김예지는 당당하게 최씨 집안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비록 최강원이 한 번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지만, 양가 가족들과 외부에서는 둘이 사귀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주로 김예지 쪽에서 매일같이 각종 기사로 최강원과의 관계가 얼마나 애매모호한지 홍보하고 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최강원과 결혼할 것 처럼 말이다.

이때 할아버지의 물음에 최강원은 드물게 대답했다.

"아니요."

할아버지가 명령조로 말했다.

"빨리 결혼이나 하거라."

최강원이 최승학을 한번 쳐다보았다. 최승학은 평소 김예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김예지가 자주 최씨 저택에 드나들며 어머니 심경숙과 가까이 지냈지만 할아버지는 한 번도 그녀를 만나주지 않았다. 명백히 김예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최승학이 갑자기 김예지와 빨리 결혼하라고 재촉하니 최강원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최승학은 반찬을 하나 집어 천천히 씹어 삼키고 나서야 설명했다.

"네가 결혼을 해야 나도 아영이에게 제대로 좋은 집안을 찾아줄 수 있지 않겠느냐."

최강원은 막 마신 국물을 뿜을 뻔했다. 그는 최승학을 뚫어지게 보며 물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최승학은 못마땅한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 말은, 난 문아영이라는 아이가 무척 마음에 든다는 거야. 앞으로 그 아이를 양손녀처럼 돌봐주고 싶어. 좋은 남자를 찾아줘서 의지하게 하는 게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이지."

최강원은 할아버지가 전혀 농담하는 것 같지 않은 걸 보고 차분함을 잃어갔다.

그는 진지하게 최승학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전 부인과 양남매가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최승학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뭐가 안 된다는 거야? 난 그저 그 아이가 불쌍하고 안타까울 뿐이야. 저렇게 제멋대로인 아버지와 오빠를 둔 그 아이가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최승학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또 매우 죄책감 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고,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내가 그 아이를 해친 거야. 내가 너희 둘을 결혼하라고 강요하지만 않았어도, 그 아이는 소중한 3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지금쯤 좋은 남자를 만나 시집갔을 텐데..."

최강원의 속이 답답했다. 이게 자기 친할아버지가 맞나? 이러다간 문아영의 친할아버지가 될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문아영이 3년을 헛되이 보냈다고만 하시는데, 자신은 아니었단 말인가?

최승학은 문득 생각이 난 듯 그에게 물었다.

"너는 우석이는 어떻다고 생각하느냐? 아영이랑 어울릴 것 같으냐?"

최강원의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다.

"할아버지는 그런 바람둥이가 그녀에게 어울린다고 보세요?"

최승학은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바람둥이가 어때서? 탕자도 마음을 고치면 금과 같다고 하잖니. 만나서 지내다 보면 그가 아영이에게만 집중하게 될지도 모르지."

"흥." 최강원은 할아버지에게 냉소를 던졌다.

그는 손우석이 감히 문아영과 사귈 용기가 있는지 두고 보고 싶었다.

할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신데도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시는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손우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우석은 최강원과 오랜 친구 사이였고, 두 집안도 계속 교류가 있었기에 최승학은 손우석을 남처럼 대하지 않았다.

최승학은 스피커폰을 켜고 웃으며 손우석에게 물었다.

"우석아, 요즘 뭐하고 지내니?"

손우석이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

"할아버님도 아시잖아요, 매일 할 일 없어서 헛짓거리만 하는 거죠.."

그러고는 손우석이 먼저 물었다.

"저를 찾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최승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말이다, 이 할애비가 너한테 여자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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