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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렇게 잘생겼는데 연예인은 왜 안 해요?

“다…당신,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하희진은 당황하며 물었다.

사경현은 살짝 놀랐다. 설마 여기서 그녀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출발해!"

그는 거부할 틈도 없이 단호하게 명령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남자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다음 순간, 차가 순식간에 앞으로 치고 나가자, 하희진은 바로 핸들을 잡고 그의 발을 걷어차며 직접 페달을 밟았다.

"가까운 병원으로."

그가 명령조로 말했다.

하희진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하희진은 깜짝 놀랐다.

남자의 몸에는 총상을 세 군데나 입고 있었다. 가슴에 두 군데, 배에 한 군데.

하희진은 그가 상처를 다 치료할 때까지 동행한 뒤, 휠체어에 태워 병실로 옮겼다.

온몸이 피투성이였지만, 그의 출중한 외모와 고귀한 분위기는 결코 가려지지 않았다.

그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힌 후, 하희진은 말했다.

"가족한테 연락해서 돌봐 달라고 하세요.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고마워."

사경현은 차갑게 말했다.

"별 말씀을… 근데 그렇게 잘생기셨으면서 왜 그런 일을 하세요? 연예인으로 데뷔해서 돈 버는 게 매일 죽을 위험 속에 사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

하희진은 참지 못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남자는 짙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 일?'

그녀가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다니, 우스울 뿐이었다.

"연예인 해서 돈을 얼마나 벌겠어?"

그가 무심히 대답했다.

"뜨면 돈 진짜 많이 벌어요…"

"내가 하루에 얼마나 버는지 알기나 해?"

하희진은 자신이 소 귀에 경 읽기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방을 챙겨 바로 나가려 했다.

'그런 일로 돈을 얼마나 벌겠어?'

아무리 그래도 잘나가는 연예인보다 많겠어? 안정적이기라도 하겠냐고?

"잠깐만…"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물었다.

"왜요?"

그는 힘겹게 바지 주머니에서 피 묻은 수표 한 장을 꺼내 종이비행기로 접어 그녀의 손에 날렸다.

"이거 받아. 그리고 고맙다."

하희진은 묵묵히 수표를 펼쳐 보더니, 다시 원래대로 접어 그에게 날려 보냈다.

"이건 입막음 돈이잖아요. 그날 밤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대가."

그녀는 단호히 말하고 돌아섰다.

문 앞에 서서 그녀는 한 번 더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말했다.

"의사가 말한 거 기억하세요. 상처에 물 닿으면 안 되고, 술 담배 절대 금지랍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은은한 고풍스러움이 담겨 있었다. 한 번의 뒤돌아봄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에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이름이 뭐야?"

사경현이 물었다.

그녀는 단지 미소만 짓고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났다…

단지 스쳐 지나가는 길손에 불과했기에, 이름을 알릴 필요도 없었다.

그녀가 사라지는 방향을 바라보며, 남자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흥미로운 여잔데."

곧 그는 전화를 걸었다.

"지금 당장 한이병원으로 와. 그리고 아까 나를 데려온 여자를 조사해 봐."

"형님, 다치신 겁니까?"

"허찬욱, 내가 길거리 양아치처럼 보이냐?"

"어? 아…아니죠. 위엄 있는 저희 형님께서 길거리 양아치 따위와 비교하다니요."

사경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오전 8시, X 엔터테인먼트는 사경연과 계약 체결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이 소식은 단숨에 실시간 1위 검색어가 되었다.

곧이어 인스타그램이 다운되었다.

프로그래머들이 서둘러 복구했지만, 2분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다운되었다.

이후 인스타그램은 다운과 복구를 반복하며 간신히 서버를 유지했다.

하희진은 진다혜의 연이은 카톡 메시지 알림 소리에 잠에서 깼다.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켠 그녀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진다혜가 여러 개의 메시지를 보냈다.

"희진아, 좋은 소식이야!"

"우리 회사가 사경연과 계약 발표한 뒤로 주가가 폭등하고 있어!"

"주가가 1시간 만에 20%나 올랐어!"

이 모든 것은 하희진이 예상했던 바였다.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짧게 "응."이라고만 답했다.

곧이어 진다혜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저녁에 사경연의 환영 만찬이 드림랜드 호텔 레이니 윈드 룸에서 열리는데, 참석할 거지?"

"그래."

그녀는 다시 짧게 답했다.

이런 자리에는 회사 대표로서 당연히 참석해야 했다.

곧바로 진다혜가 전화를 걸어왔다.

"참, 희진아, 소태진_외도가 아직도 검색어 상위권에 있더라. 3위 안에서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이네."

"소태진이 몇 번이나 돈을 써서 없애려고 했는데, 이 일이 워낙 대형 스캔이니 네티즌들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더라고. 모두 소태진을 길이길이 잊지 말자고 가십거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어요."

"결국 소태진도 포기한 듯."

"게다가 그 인간이 운영하는 모든 식품 브랜드가 불매운동을 당하고 있어. 오전 한나절 동안 주가가 8%나 떨어졌고,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약 200억이 날아갔어."

"그리고 추가로 들은 정보인데, 이번 일이 이렇게까지 크게 번진 이유 중 하나가 소태진의 경쟁 기업도 여기에 끼어들었기 때문이래."

"모든 게 너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고 있어. 이번에 소태진이 이렇게 엉망으로 망가졌으니, 앞으로 또 실수라도 하면 그룹 후계자 자리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지도 모를 거 같아. 소씨 집안에 아들이 한 명뿐인 건 아니니까."

하희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알았어."

그녀는 전화를 끊고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소태진_외도는 현재 2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1위인 #사경연 X엔터테인먼트 계약과 거의 비슷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소태진 관련 피드를 클릭해 보니, 여전히 비난 댓글로 가득 차 있었다.

일이 이렇게 커졌으니 소씨 집안이 지금 어떤 상태일지는 뻔했다. 소태진은 가족들의 화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가벼운 메이크업을 한 후, 하희진은 검은 리본으로 긴 웨이브 머리를 자연스럽게 묶었다. 그리고 흰색 터틀넥 니트, 베이지색 울 코트, 연청 데님 팬츠를 입고 방을 나섰다.

그녀는 쇼핑몰에 가서 이번 계절에 입을 옷을 좀 사려고 했다.

이번 귀국은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옷을 많이 챙겨 오지 못했고, 집에 있는 옷들은 모두 사이즈가 커서 입을 수 없었다.

그저 그런 브랜드의 옷이었지만, 그녀가 입으면 마치 명품처럼 보였다.

1층으로 내려가자 소태진과 하건국이 거실에 앉아 있었다.

소태진은 고개를 숙이고 하건국에게 사과하고 있었다.

"장인어른, 제 행동으로 인해 희진 씨와 하씨 집안 모두에게 폐를 끼치게 해 정말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자네, 우리 큰딸에게 입힌 상처가 사과 한마디로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나? 네가 은지랑 약혼한 게 아니었다면, 내가 절대 내 딸을 너 같은 놈한테 맡기지 않았을 거야."

하건국이 단호하게 꾸짖었다.

그의 말에 하희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굳이 말참견을 하지 않고, 우아한 걸음으로 하건국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아빠, 저 나가볼게요."

하건국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다시 돌아보지 않고 나가려 했고, 소태진을 향해 한 번의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의 냉담한 태도는 소태진에게 몹시도 거슬렸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차갑게 대할수록, 이상하게도 그는 그녀에게 더 끌렸다. 사람은 원래 이런 모순적인 존재인 것이었다.

밖으로 나간 그녀는 차 키를 꺼내 빨간 마세라티의 문을 원격으로 열었다.

"희진아…"

차에 타려던 그녀의 뒤에서 소태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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