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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신부: 그의 심장을 빼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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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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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평점

개요

3 년 전, 그녀는 사람을 잘못 믿어 쓰레기 같은 남자를 위해 자신의 신장을 떼어주고, 외모까지 망가졌다. 그런데도 그는 그녀를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고 그녀는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 그리고 3 년 후, 그녀는 아름다움을 되찾고 화려하게 돌아왔다. 반드시 그 쓰레기 같은 놈과 그 여자를 뼛속까지 후회하게 만들 것이다! 해성시의 최고 재벌, 사경현은 잔혹한 수완을 지닌 인물로 누구나 두려워하는 존재였다. 사람들은 그가 과연 어떤 여자를 사랑할지 궁금해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는 수많은 스포트라이트 아래,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 한 사람을 위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당신 대체 뭐 하는 거야?!” “하희진, 너 말고 내 목숨을 가져갈 사람은 없어.”

복수결혼선결혼후연애재벌남미녀

제1화 뚱뚱하고 못생긴 네가 자격이나 돼?

따스하고 귀여운 소녀 감성의 방 안.

하희진은 남성용 다이아몬드 시계를 손에 들고, 천장에 매달린 크리스탈 조명 아래 이리저리 비춰보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시계는 그녀가 백화점에서 신중히 고른 전세계 한정판 시계였다.

그녀는 소태진이 이 시계를 보면 분명히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그때, 휴대폰 화면에 여동생 하은지의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하희진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았고, 화면 속 하은지가 냉소적인 웃음을 띤 채 등장했다.

“우리 언니, 설마 태진 오빠가 오늘 바빠서 내일이나 귀국할 거라는 말을 정말 믿은 거야?”

하희진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화면 속 하은지는 몸을 겨우 가릴 정도로 얇은 옷차림을 하고, 그녀를 비웃으며 더욱 거만하게 웃었다.

“하하, 이렇게 멍청하다니 맨날 당하지! 이건 서프라이즈 선물~ 살이 뒤룩뒤룩 붙은 눈으로 똑똑히 보라고!”

2분쯤 지나자, 하은지와 소태진이 다정하게 밀착한 모습이 화면 속에 그대로 드러났다.

영상 속 배경은 소태진의 집 거실 소파로 보였다.

즉, 그가 "오늘 바쁘다"고 한 이유가 그녀의 이복동생과 이런 짓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녀가 11살 때부터 무려 7년 동안이나 짝사랑해 온 남자였다.

그는 그녀의 청춘이자 유일한 행복이었다.

그를 위해 그녀는 모든 걸 바쳤고, 그가 절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

영상 속 하은지는 카메라를 보며 도발적으로 말했다.

“오빠, 희진 언니랑도 이런 식으로 놀아요?”

소태진은 그녀를 밀어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재수 없게, 그런 뚱뚱하고 못생긴 애하고? 보기만 해도 토할 거 같아. 되도 않는 소리!”

그러면서 그는 하은지와 더욱 가까이 붙었다. 그는 이 모든 장면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였다.

이 더러운 장면 하나하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비수가 되어 그녀의 심장에 박혔고, 그녀의 가슴을 도륙냈다.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아팠다.

하희진은 고개를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거울은 그녀의 추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비대한 몸, 얼굴 가득한 주근깨.

한때 해성 최고의 미인이라 불리던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그야말로 뚱뚱하고 못생긴 “추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소태진은 분명히 약속했다.

“넌 나를 위해 이렇게 된 거야. 난 평생 널 버리질 않을 거야.”

그의 말에 모든 걸 바쳤던 자신이, 그가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희진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자신의 스포츠카를 몰아 소태진의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에 도착한 하희진을 본 소파 위의 두 남녀는 동시에 몸을 움찔하며 놀랐다.

“너가 여긴 왜 왔어?”

소태진이 담담히 물었다. 그의 눈에는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내 침착하게 일어나 천천히 가운을 걸쳐 입고 그녀 앞까지 걸어 나왔다.

냉정한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마침 잘 왔네. 이참에 털어놓자. 하희진, 우리 헤어지자. 난 은지를 사랑하게 됐어.”

그의 말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차갑고 잔인한 말들이 그녀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하은지는 코웃음을 치며, 소태진의 셔츠를 입고 그의 팔에 매달렸다. 잘생긴 얼굴에 경멸이 가득찼다.

“사실 태진 오빠는 이미 널 질려 했어. 아직 너한테 얘기하지 않았을 뿐이야.”

하은지의 말은 마치 차가운 물을 그녀의 머리 위에 들이붓는 것 같았다.

순간 그녀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사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못생겨진 후, 그의 태도는 변하기 시작했음을.

하지만 어리석게도, 그는 단지 일에 지쳐 그런 것이라고 자신을 위로했었다.

“그래, 네가 오늘 들이닥치지 않았다 해도, 난 내일 너에게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

하희진, 넌 나한테 어울리지 않아.”

소태진은 덧붙여 말했다.

“우리 가족도 네가 빨리 떠나길 원하고 있어. 그러니 좋게 헤어지자.”

“아버님에게는 네가 나를 떠나기로 했다고 전해. 하희진 너가 파혼을 원한 거라고.”

그의 냉정한 말들은 그녀의 이미 부서진 심장을 다시 한 번 짓밟았다.

그녀는 몸소 소태진의 어머니에게 신장을 기증했던 사람이었다.

그를 사랑했기에 주저 없이 자신의 신장을 떼어주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녀의 몸은 망가졌고, 빠르게 체중이 불어나고 얼굴엔 주근깨가 생겼다.

그녀는 해성의 절세미녀에서 최악의 추녀로 조롱을 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그의 가족은 그녀에게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그녀를 경멸했다.

지금은 소태진이 바람을 피웠음에도, 오히려 그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다.

그들은 정말 잔인하고 뻔뻔했다.

그 순간 그녀는 이들을 두손으로 직접 죽이고 싶을 만큼 분노에 휩싸였다.

“당신 가족들 하나같이 전부 뻔뻔하기 짝이 없네요…내가 이 꼴이 된 이유를 잊었어요?”

하희진은 분노에 차서 그를 향해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하은지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더니, 힘껏 그녀를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하은지는 빨간 하이힐을 신은 발로 그녀의 손을 짓밟으며 냉혹하게 말했다.

“신장 기증은 네가 자발적으로 한 거야. 아무도 너한테 강요한 적 없어.

그걸로 여기서 도덕 같은 거 운운하지 마.”

“네 몸이 안 좋아진 건 네 잘못이지. 우리 잘못? 신장 기증자가 세상에 넘치는데, 너만 후유증이 남은 걸 우리 보고 어쩌라고?”

그 순간, 그녀의 손 위로 빨간 하이힐의 날카로운 굽이 깊게 박혔다.

피가 솟구쳐 나와 바닥을 적셨다.

극심한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고, 그녀의 시야는 점점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 고통조차 그녀의 찢어진 마음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희진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며 반격하려 했지만, 소태진은 그녀에게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다가가 그녀의 복부를 발로 세게 짓밟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만하자 희진아…”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소태진은 하은지를 막기는커녕 그녀를 도와 함께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악랄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날이 오다니, 하희진.

너도 결국 다른 사람에게 발에 채이는 신세가 될 줄이야.”

하은지는 소태진을 향해 매혹적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오빠, 우리 다시 시작해 볼까요?”

소태진은 비웃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래. 하지만 그 전에, 이 여자를 내쫓자. 보고 있으면 기분이 더럽거든.”

하은지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태진은 하희진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그녀는 마치 망가진 인형처럼 그의 손에 끌려 현관 밖으로 내던져졌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차가운 바닥 위에 내팽개쳐졌다.

소태진은 단 한 번도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

하희진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한참을 울었다. 이내 무기력하게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액셀을 밟아 별장을 벗어나자, 그녀의 복부에서 강렬한 통증이 밀려왔다. 시야가 점점 흐려지더니, 그녀는 정신을 잃어갔다.

그 순간, 차는 도로 옆 나무에 세게 충돌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그녀는 충격으로 차 밖으로 튕겨 나가 눈 덮인 도로에 떨어졌다.

일어나려고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온몸은 말도 안 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눈송이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녀의 몸을 덮으며,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밀려왔다.

외딴 도로에 쓰러진 그녀.

사람들은 눈 속에 묻혀 있는 몸이 한때 해성의 최고 명문가였던 여자임을 알지 못했다.

고통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녀의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며, 그녀는 속으로 다짐했다.

‘내가 산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

그녀의 마지막 의식이 사라져갈 때, 검은 가죽 구두 한 켤레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날 밤, 하희진은 실종되었다.

그녀는 아버지 하건국에게 간단히 여행을 떠난다는 메시지만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해성 사람들 사이에서는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

하지만 소태진은 사람들에게 그녀가 바람이 나 도망쳤다고 말했다. 하씨 집안의 수치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