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의외

5년 후, 운성의 한 고풍스러운 한약방

고아름은 방금 약재 한 묶음을 팔고 제법 괜찮은 수입을 얻었다.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차를 주차해둔 곳으로 걸어가며, 두 아이를 데리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갈 계획을 세웠다.

5년 전, 그녀는 남매 쌍둥이를 낳고 할머니와 함께 도시 외곽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한 연로한 의사를 알게 되었고, 그는 그녀에게 의학 이론, 약재 감별법, 약재 재배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5년간, 그녀는 약재를 팔며 가족의 생계를 유지했다.

덕분에 두 아이는 건강하게 자랐고, 그녀의 삶도 평온하고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생각에 잠겨 센트럴 스퀘어를 지나가던 그 순간, 광장의 대형 LCD 화면에서 한 뉴스가 방송되기 시작했다.

"연예계 신인 여배우이자 고씨 집안의 따님 고하늘이 곧 진씨 집안의 도련님 진서준과 결혼합니다. 두 사람의 5년간의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고아름의 발걸음이 멈춰섰다.

눈을 들어 화면을 바라보았다.

화면 속에는 웨딩 촬영 중인 두 사람의 모습이 비춰졌다.

진서준과 고하늘은 깊은 애정이 깃든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껴안고 있었다.

그 장면이 가슴을 후벼 팠다.

눈이 시리고, 심장은 강한 충격을 받은 것처럼 아렸다.

'예전의 진서준도… 내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가자고 했었지. 백발이 될 때까지 함께하자고, 오직 나만을 사랑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결국 그녀가 기다린 것은 그가 신속히 약혼을 취소하고 고하늘과 연애를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는 그날 밤 일어난 일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

고아름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 모든 것이 그의 계획이었던 걸까?' '빨리 그 약혼을 벗어나기 위해서…?'

내면이 깊이 뒤틀렸다.

숨을 삼키며 한참 후에야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그가 누구와 결혼하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은 너무 똑똑해서 그녀의 안 좋은 기분을 눈치채게 하고 싶지 않았다.

고아름은 다시 발걸음을 옮겨 주차된 차로 향했다.

차에 올라 룸미러를 통해 뒷좌석을 바라보자, 두 아이가 얌전히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아이, 고여준은 작은 얼굴을 단정하게 굳힌 채, 지혜로운 눈빛을 빛내며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여자아이, 고별이는 반짝이는 큰 눈을 깜박이며,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두 아이는 성격은 달랐지만, 얼굴 생김새는 70~80% 닮아 있었다.

마치 정교하게 만든 바비 인형처럼 아름다웠다.

그리고 두 아이는 각자 품에 작은 하얀 새끼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작은 생명체들이 뒷좌석에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번졌다.

"엄마, 돌아왔어요?" "엄마, 어서 오세요! 우리 엄청 오래 기다렸어요!"

작은 고양이들도 마치 인사하듯 "야옹~ 야옹~" 소리를 냈다.

고아름은 가슴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엄마, 오늘 수입 괜찮으셨어요?"

큰아이 고여준이 앙증맞은 목소리로 물었다.

고아름은 안전벨트를 매며 웃었다.

"괜찮았어. 약재가 다 팔렸어. 오늘 저녁에 엄마가 너희들 맛있는 거 먹으러 데려갈게."

"와!"

작은아이 고별이가 반짝이는 눈으로 기대하며 물었다.

"엄마, 해산물 만찬 먹을 수 있어요? 저 그거 먹고 싶어요!"

"물론이지."

고아름은 아이의 눈빛에서 기대감을 읽고, 기꺼이 동의했다.

"우리 해산물 만찬 먹으러 출발하자!"

"출발~!"

작은아이가 작은 손을 번쩍 들며 신나게 맞장구쳤다.

고아름은 차 시동을 걸고 도로를 달렸다.

그녀가 운전하는 차는 오래된 중고차였다.

싸게 구한 탓에 낡았고, 주로 배달 용도로 사용했다.

덜컹— 덜컹—

도로 한가운데를 달리던 중, 갑자기 차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고아름은 순간 당황했다.

'뭐야… 갑자기 왜 이래?'

그러나 그 순간—

쾅!!!

뒤에서 커다란 충돌음이 들렸다.

"악!"

고아름은 본능적으로 소리쳤다.

차는 관성으로 인해 앞으로 조금 더 밀려나갔다.

차체 전체가 격하게 흔들리며, 마치 조각조각 부서질 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준아! 별아!"

그녀는 즉시 뒤를 돌아보며 아이들이 안전한지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