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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뒤통수가 계단에 세게 부딪히는 순간, 눈앞이 번쩍했고 피가 걷잡을 새 없이 쏟아졌다.

민우는 울먹이며 겉옷으로 내 상처를 꾹 눌러 막더니, 그대로 아빠 쪽으로 달려가 이재온의 옷자락을 작은 손으로 붙잡았다.

"아빠! 엄마 다쳤어! 빨리 병원 데려가야 돼!"

아이의 울음 섞인 외침이 허공을 찢었지만, 이재온은 인상을 찌푸린 채 송유린을 끌어안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때 준희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고, 송유린이 준희의 벌겋게 달아오른 손등을 번쩍 들어 올리며 비명을 질렀다.

"왜 꼬집었어? 얘는 네 동생이야! 너희 모자, 우리 죽이려고 작정했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유린은 제 손으로 제 뺨을 탁, 탁 때리기 시작했다.

이재온은 그걸 보자마자 미쳐버릴 듯한 얼굴로 민우에게 손을 휘둘렀다.

찰싹.

"나쁜 새끼, 너 엄마 닮아서 독해!"

그리고는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걸어 차갑게 내뱉었다.

"강산 훈련원 맞죠? 여기 애 하나 제대로 훈육 좀 시켜야겠어요. 지금 당장 와서 데려가요."

민우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뺨을 감싸 쥔 채 아빠를 멍하니 올려다봤고,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나 아니야… 내가 안 했어…."

심장이 갈가리 찢어지는 기분에, 나는 피범벅이 된 몸을 억지로 일으켜 민우 앞을 감싸 막았다.

"당신이 뭔데 애를 때려! 민우가 하지도 않은 일을 왜 뒤집어씌워!"

하지만 이재온의 시선은 끝내 내게 오지 않았다.

그의 눈엔 송유린과 준희만 있었다.

그때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끽, 하고 멈춰 섰고, 덩치 큰 남자 몇이 우르르 내리더니 민우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강산 훈련원.

소문만으로도 악명이 자자한 문제 청소년 교정 캠프였다.

작년에는 아이들을 체벌하고 폭언을 퍼붓는다는 폭로가 터졌고, 학생이 뛰어내렸다는 흉흉한 이야기까지 돌았다.

내 아들이 그렇게까지 당해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나는 거의 미친 사람처럼 민우 앞에 몸을 던져 두 팔을 벌렸다.

"비켜! 내가 죽어도 우리 애는 못 데려가!"

피가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걸 본 이재온의 눈빛이 아주 잠깐 흔들리는 듯했지만, 송유린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매달렸다.

"언니, 이러면 민우 망쳐요! 잘못이 있으면 가르쳐야지, 왜 남이 바로잡는 걸 막아요?"

그 말이 떨어지자 이재온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내 팔을 거칠게 잡아채 옆으로 내던졌고, 남자들은 민우를 난폭하게 끌어올려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민우는 창문 쪽으로 손을 뻗으며 목이 찢어질 듯 울부짖었다.

"엄마! 나 싫어! 엄마! 제발, 엄마! 살려줘!"

나는 비틀거리며 뒤쫓아가다 중심을 잃고 바닥에 처참하게 넘어졌고, 손끝은 결국 허공만 움켜쥐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재온과 송유린, 준희가 한데 서 있는 모습만 보고 내가 끼어든 사람이라고 단정해 버렸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들이밀며 비웃었다.

"저 미친 여자 봐, 불륜녀 주제에 울기는 왜 울어?"

"경찰 불러서 저런 정신병자나 잡아가야 되는 거 아냐?"

……

나는 서하의 차가운 길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쏟아지는 막말을 그대로 맞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송유린은 새처럼 이재온의 품에 기대어 있었고, 입 모양으로만 또렷하게 나를 조롱했다.

'패배자.'

이재온의 얼굴에 아주 잠깐, 망설임 같은 게 스쳤고 내 쪽으로 손을 내미는 듯했지만, 그 순간 송유린이 이마를 짚고 휘청거렸다.

"오빠, 나 어지러워… 나 못 살 것 같아…."

이재온은 내게 향하던 손을 거둬들이고, 송유린을 보물 다루듯 번쩍 안아 차에 태웠다.

차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갈 때, 송유린은 승리자처럼 나를 내려다봤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걸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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