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한국어
챕터
설정

제6화 결국 잘못된 건 그녀였다

김백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듯 말했다.

"어떻게 못생겼겠어? 지금은 회복 중이니 그런 생각하지 마, 응?"

"정말이에요? 그럼 저를 싫어하지 않겠죠?"

여자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는 약간의 기대가 묻어 있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아니야. 네가 완전히 회복되면 우리 결혼하자."

"진짜죠? 저 달래는 거 아니죠?"

"달래는 거 아니야. 이제 밥 좀 먹어."

"백두 씨, 사랑해요."

여자의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는 마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처럼 사람을 매료시켰다.

문 밖에 서 있던 간서영은 그들의 대화를 한마디도 빠짐없이 들었다. 그녀는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띠며, 눈에는 끝없는 슬픔이 서렸다.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문을 두드려 방해를 하기보다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두 사람이 대화를 끝낸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녀는 문을 두드렸다.

낮고 냉담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간서영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병상 옆에 서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은 어제 반산 빌라를 떠날 때 입었던 바로 그 정장이었다. 그는 정말 밤새 병원에서 심연희와 함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잘생긴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했고, 깊고 어두운 눈빛은 그녀를 바라볼 때도 아무런 온기나 감정이 없었다. 마치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대하는 것 같았다.

간서영은 무의식적으로 두 손을 꽉 쥐었고, 발걸음은 딱딱하게 굳어져 멈췄다.

병상에 누워 있던 여자가 그때 입을 열었다.

"간서영 씨가 오셨네요. 정말 죄송해요, 일부러 옷까지 가져다 주시게 해서. 어서 들어와 앉으세요."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간서영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병상에 누워 있는 여자는 얼굴이 창백하여 핏기 하나 없었고, 어깨까지 오는 검은 머리카락이 양옆으로 흘러내려 있었다. 아마 오랜 시간 잠들어 있었던 탓인지, 그녀에게서는 병약하고 연약한 아름다움이 흘러나왔고, 보는 이로 하여금 보호 본능을 자극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아침 식사로 부드럽고 소화하기 편한 계란찜을 먹고 있었다. 갓 깨어난 그녀는 소화가 잘되는 유동식 위주로 섭취해야 했다.

하지만 계란찜의 비릿한 냄새가 간서영의 코를 자극하자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곧 그녀는 속이 불편해지며 위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결국 입을 막고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순간 병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김백두는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 하는 거야?"

심연희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영 씨는 제가 지금 이런 모습인 게 역겨운가요?"

간서영은 헛구역질을 한 뒤 간신히 속이 가라앉았다. 그녀는 냉정한 표정을 지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뜻은 없었어요. 단지 소독약 냄새가 싫을 뿐이에요."

그녀는 옷가방을 들고 최대한 숨을 참으며 계란찜 냄새를 맡지 않으려 애썼다.

"당신이 부탁한 옷이에요. 전부 새 옷이에요."

심연희는 서둘러 손을 뻗어 옷을 받았다. 그녀는 옷을 펼쳐 보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영 씨 정말 좋으신 분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알고 계시다니요."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

그렇다면, 반산 빌라의 드레스룸에 계절마다 새로 교체되는 옷들은 전부 그녀를 위해 준비된 것이었단 말인가?

간서영은 김백두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그녀의 눈에는 씁쓸한 자조가 가득했다.

"다른 일이 없으면, 우리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심연희는 마음이 조여오는 듯 서둘러 말했다.

"서영 씨, 혹시 기분이 나쁘신가요? 음… 저도 알아요. 지금 간서영 씨가 백두 씨의 아내라는 걸요. 제가 어젯밤 그렇게 늦은 시간에 그를 부른 건 잘못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녀는 말을 하다 울먹이기 시작했고, 속이 상하고 미안한 마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저는 북성에서 백두 씨밖에 없으니까요. 저는..."

"연희야, 그만 말해.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잊었어? 지금은 너무 흥분하면 안 되고, 안정을 취해야 해."

김백두는 급히 몸을 숙여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고, 그의 찡그린 이마와 눈빛에는 온통 걱정이 가득했다.

심연희가 가까스로 감정을 가라앉히자, 김백두는 허리를 펴며 찌푸린 얼굴로 간서영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연희 몸이 안 좋은데, 꼭 그런 얼굴로 연희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겠어?"

간서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 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결국 잘못한 건 자신이라는 말인가?

지금 앱을 다운로드하여 보상 수령하세요.
QR코드를 스캔하여 Hinovel 앱을 다운로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