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오빠의 소원이 이루어졌네
“위암 말기입니다.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으니 빨리 가족에게 연락하세요.”
이렇게 나는 의사에게서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오빠가 알면 엄청 기뻐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여덟 살 생일날, 내 고집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 뒤로 오빠는 나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을 사랑하지 않았고 이뻐해 주지도 않았다.
오빠의 모든 사랑과 애정은 친동생인 내가 아닌, 사촌 여동생에게로 향했다.
그렇게 나는 고아가 되었다.
오빠는 가끔씩 악의에 찬 말투로 내게 물었다.
“왜 네가 살아 있는 거야? 죽어야 할 사람은 너였는데, 왜 부모님께서 대신 돌아가셨냐고!”
‘오빠, 이제 오빠 소원이 이뤄졌네. 내가 드디어 죽게 되었어.’
입가에 옅은 미소가 흘러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