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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다면

15.0K · 완결
구르미
19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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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9.0
평점

개요

여덟 살 생일날, 나는 지방으로 출장 가신 부모님께 한사코 졸라 함께 생일을 보내자고 했다. 결국 부모님은 급하게 돌아오시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그렇게 일찍이 돌아가셨다. 그날부터였다. 나는 오빠한테 부모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죄인으로 낙인찍혔다. 그는 더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고, 예전처럼 이뻐해주지도 않았다. 그의 모든 사랑과 애정은 친동생인 나 대신 사촌 여동생에게로 향했다. 오빠는 가끔 악의에 찬 말투로 나에게 물었다. “왜 네가 살아 있는 거야? 죽어야 할 사람은 너였는데, 왜 부모님께서 대신 돌아가셨냐고!” 그리고 결국, 나는 오빠의 소원대로 진짜 죽게 되었다. 나의 죽음으로 그는 건강을 되찾았다.

애잔물오해현대물

제1장 오빠의 소원이 이루어졌네

“위암 말기입니다.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으니 빨리 가족에게 연락하세요.”

이렇게 나는 의사에게서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오빠가 알면 엄청 기뻐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여덟 살 생일날, 내 고집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 뒤로 오빠는 나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을 사랑하지 않았고 이뻐해 주지도 않았다.

오빠의 모든 사랑과 애정은 친동생인 내가 아닌, 사촌 여동생에게로 향했다.

그렇게 나는 고아가 되었다.

오빠는 가끔씩 악의에 찬 말투로 내게 물었다.

“왜 네가 살아 있는 거야? 죽어야 할 사람은 너였는데, 왜 부모님께서 대신 돌아가셨냐고!”

‘오빠, 이제 오빠 소원이 이뤄졌네. 내가 드디어 죽게 되었어.’

입가에 옅은 미소가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