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한유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옷 좀 입어!"
그의 목소리가 바닷바람을 타고 내려와 귀를 때렸다.
생방송 채팅창은 이미 미쳐 날뛰고 있었다.
[조 사장 부인 몸매 미쳤다]
[이런 여신을 비서 때문에 버린다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연락 달라며 쪽지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바다에 등을 기대고 떠 있었다. 몸에는 속옷만 남아 있었다.
가운 안에 란제리가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전국민 앞에서 완전히 알몸이 될 뻔했다.
"빨리 누구 보내서—"
그의 말은 권이나가 빠르게 끼어들며 잘렸다.
"사장님, 부인을 구조하셔야 해요. 비키니 차림인데… 상어라도 끌어들였으면 어쩌려고요?"
그리고 그녀가 덧붙였다.
"부인께서는 차라리 죽을 각오를 하지, 사과는 절대 안 하시네요. 부인 뜻대로 해드리세요, 사장님. 한가의 따님이시니까 저희 같은 사람들은 당연히 깔보시겠죠."
그가 비웃었다.
"배짱 있으면 벗고 보여줘봐. 한씨 집안 교육이 얼마나 염치없는지. 고상한 척하지만 침대에서는 다 똑같더라고."
그의 말 하나하나가 비수였다.
3년의 연애, 1년의 결혼.
나는 그의 창업을 돕겠다고 가족과 등을 졌고, 그는 성공하자마자 나를 이렇게 모욕했다.
내 목숨조차 그의 비서를 달래기 위한 장난감이 되어버렸다.
군중들은 더했다.
"한 번 더 교육시켜!"
"상어 있다던데 동물 피 던져서 겁줘!"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 좀 가져와."
곧 두 대야의 피가 내 머리 위로 쏟아졌다.
피 냄새가 해수면에 퍼지자, 물속에서 거대한 그림자들이 꿈틀기 시작했다.
공포가 단숨에 치솟았다.
나는 요트 쪽으로 필사적으로 헤엄쳤지만, 그들은 일부러 밧줄 사다리를 끌어올렸다.
아무리 점프해도 손끝조차 닿지 않았다.
공포가 목까지 차오르며 나는 소리쳤다.
"상어가 있어! 사다리 내려!"
권이나는 즉시 받아쳤다.
"조 사장님 말이 맞아요. 부인께서 약한 척하는 건 다 연기예요. 저렇게 힘이 넘치는데도 아직도 거짓말하시네요."
그가 비웃었다.
"늘 쓰던 수법이네. 상어가 진짜 널 먹는지 보자고."
그리고는 요트에 속도를 올리라고 명령했다.
거대한 파도가 일어났고, 나는 요트에서 더 멀리 던져졌다.
그 순간, 수면 위로 상어 지느러미들이 돛단배처럼 줄지어 다가왔다.
그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
누군가를 보내 구조하려던 찰나, 권이나가 팔을 붙잡았다.
"지금 구조하면 상어 때문에 배가 전복될 수 있어요. 모두 위험해져요. 책에서 봤는데, 상어는 죽은 사람은 안 먹는다던데요. 죽은 척하게 하세요."
그러자 드론을 통해 그의 목소리가 다시 떨어졌다.
"눈 감고 죽은 척해. 상어들 지나가면 구조해줄게. 고집 부리지 마. 아무도 널 구해주지 않아."
모두가 내가 끝났다고 확신하던 바로 그 순간, 쾌속정 한 대가 파도를 가르며 내 앞을 막아 섰다.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가 나를 단번에 끌어올렸다.
그는 내 어깨에 수건을 둘러주고, 드론 카메라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누가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던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