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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갑판 위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유민이 아직도 자기가 한씨 가문의 공주님인 줄 아나 봐!"

"집안에서 연 끊긴 가정주부가 스스로 돈 벌어먹고사는 권이나를 깔본다니까?"

"조 사장님이 버릇없는 부인 교육시키는 거야. 직원들한테 제대로 하라고!"

"저러다 10분 안에 살려달라고 울며 빌겠네."

바닷물은 내 체온을 빠르게 빼앗아갔다. 이브닝드레스는 젖을수록 사슬처럼 무겁게 몸을 감으며, 팔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힘이 빠져나갔다. 나는 몇 번이나 물속으로 끌려 내려갔고, 사방은 어둠과 압박뿐이었다. 숨이 목에서 끊어질 듯 조였다.

머리 위에서는 드론의 빨간 불빛이 무정한 시선처럼 나를 비추고 있었다. 다른 드론에서는 그의 증폭된 목소리가 흘러내렸다.

"내가 널 건져주길 바래? 이나한테 사과하고 '나 한유민은 개년이다'라고 세 번 외쳐. 안 그러면 상어들이 기다릴 거야."

바로 이어서 권이나의 가짜 떨림이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모님은 고귀한 한씨 가문의 따님이신데… 저한테 사과하라고 하시는 건 너무하신 거 아닌가요…?"

"고귀하다고?"

그가 차갑게 비웃었다.

"한가는 진작에 연 끊었어. 조태현의 아내라면 내 규칙을 따르는 게 당연하지. 내가 무릎 꿇으라면, 넌 서 있을 자격도 없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살을 베어냈다. 그를 위해 나는 가족에게 맞섰고, 상속권까지 포기했다. 나는 사랑을 믿고 결혼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내가 얻은 건 차가운 바다뿐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나를 몰아붙였다.

"이나 괴롭히지 말라고 여러 번 경고했지. 이나는 착하고 상냥한데, 넌 고집불통이라 교육이 필요해."

"착해?"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가 "실수로 커피를 자기 몸에 쏟는" 연기를 해서 내가 혼났던 날.

그녀의 새 드레스 사진에 "사랑받는 기분은 정말 좋다"라며 캡션을 달았고, 그가 기분 좋게 좋아요를 눌렀던 순간.

그녀 치마에 묻은 생리혈까지 내 탓으로 돌려놓고, 결국 그는 날 커터칼로 긋고는 붕대도 감지 않게 둔 채 차갑게 말했었다.

"이렇게 해야 괴롭힘당하는 게 어떤 건지 알겠지."

바닷물이 다시 코와 입으로 쓸려 들어왔다. 숨을 들이마시며 나는 드론의 빨간 불빛을 곧게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입 모양을 똑똑히 만들었다.

"조태현, 나 이혼할래."

갑판이 술렁거렸다.

"방금… 이혼하자고 했어?"

그는 분명히 당황했다. 그 순간, 권이나가 서둘러 말했다.

"조 사장님, 사람을 보내서 사모님을 구조하세요. 화가 나서 하신 말씀일 수도 있잖아요. 사모님은 어쨌든 한가의 따님이신데… 사모님이 절박해지면 한가가 회사에 보복할 수도 있잖아요."

불을 붙이는 소리였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가에게 버림받아 쫓겨난 딸 주제에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명령했다.

"물에 미끼를 던져. 어디, 뭘로 나를 협박할 수 있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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