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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무대를 뒤집어 놓다!

박연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고 여관을 나섰다.

짐은 일단 그곳에 맡겨두었다.

그녀는 먼저 포르쉐 매장으로 향했다.

2억을 주고 포르쉐 카이엔 한 대를 뽑았다.

대출 없이, 현찰 박치기. 바로 출고되는 차로.

차는 내일 받기로 했다.

매장 직원은 이런 고객을 많이 봐왔는지, 어느 집안 부잣집 딸이려니 생각하며 공손하고 기쁘게 박연진을 응대했다.

매장을 나온 박연진은 부동산으로 가, 6억을 주고 풀옵션 오피스텔을 샀다.

위치도 좋고, 면적도 적당하고, 바로 입주할 수 있는 곳이었다.

바로 계좌 이체. 계약서 작성. 전액 현찰 박치기.

이 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밤이 깊었다.

박연진은 짐을 챙겨 새집으로 들어왔다.

창밖으로 서현시의 화려한 야경이 펼쳐졌다.

이제... 여기가 새로운 시작점이다!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서소정에게서 온 전화였다.

박연진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소정아, 웬일이야?"

"연진아, 바빠? 혹시 방해했어?"

"아니, 이젠 다 끝났어."

"응. 혹시 나잇쉐이드 바 올래? 내가 술 한잔 사줄게."

나잇쉐이드 바.

"연진아, 여기!"

서소정이 박연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박연진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녀에게로 걸어갔다.

오늘 박연진은 흰색 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 차림이었다.

화장기 없는 민낯에도 이미 미인의 아우라가 드러났고, 두 눈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그녀가 등장하자마자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쏠렸다.

"미안, 소정아. 오래 기다렸지."

"아니야, 나도 방금 왔어... 어? 연진아, 너 좀 변한 것 같다?"

서소정은 흰색 원피스에 찰랑이는 긴 생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마치 순한 토끼처럼 보였다.

사실 서소정은 박연진이 박씨 집안과 연을 끊어서 혹시나 기운이 없을까 봐 걱정했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박연진의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오히려 훨씬 밝아진 모습이었다.

"응, 변했어."

박연진이 미소로 답했다.

그저 '가족'이라는 것의 실체를 깨달았을 뿐.

원래의 나로 돌아온 것뿐이었다.

"걱정했는데... 지금 보니까 상태가 더 좋아 보여서 다행이다."

"짠하자, 소정아. 나의... 새로운 탄생? 아니, 고생 끝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박연진은 서소정이 시켜 둔 블러디 메리 잔을 들고 잔을 맞부딪쳤다.

술을 한 모금 크게 들이켰다.

차가운 액체가 알코올과 섞여 감각을 자극했다.

강변의 야경을 바라보며, 바람을 맞으며, 단짝 친구가 곁에 있다.

살아있다는 건, 참 좋은 거구나.

"연진아, 진짜 괜찮은 척 안 해도 돼. 내가 네 베프잖아. 정말 못 버티겠으면 내 어깨 빌려줄게!"

박연진의 모습을 보며 서소정은 마음이 아팠다.

박연진의 몇 안 되는 친구로서, 서소정은 박연진이 '가족의 정'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 잘 알았다.

처음에 박씨 집안에서 유전자 검사를 하자며 찾아왔을 때, 그리고 박연진을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서소정은 박연진이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처음 봤었다! 심지어 몇 번이나 울기까지 했다! 술에 취해서는 서소정을 껴안고 울부짖었었다. '나도 이제 집이 생겼어. 아빠, 엄마, 오빠들도 생겼다고. 이제 날 지켜줄 거야. 난 더 이상 아무도 원하지 않는 고아가 아니야!'

"응, 나 좀 안아줘."

박연진은 서소정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

눈을 감고, 진심을 다해 말했다.

"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소정아."

서소정은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다.

자신의 단짝 친구가 너무나도 안쓰러웠다.

"착하다. 울지 마, 연진아.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게."

서소정은 슬픔을 꾹 참고 박연진을 위로했다.

"응."

박연진도 코끝이 시큰해졌다.

박씨 집안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자기 자신이 한심해서였다.

지난 생에,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했었다.

다행이다. 다시 한번 기회가 생겨서.

댄스 플로어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소정아, 나 춤추고 싶어."

이번 생에, 박연진은 오직 즐거운 일만 하고 싶었다.

주변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모든 것을 발산하고 싶었다.

"응, 난 밑에서 보고 있을게."

박연진은 서소정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셔츠 단추를 풀었다.

안에 입은 검은색 탱크탑 위로 군살 하나 없는 복부가 드러났다.

그녀는 댄스 플로어 중앙으로 걸어갔다.

나잇쉐이드 바의 댄스 플로어가 순간 정지했다가, 이내 휘파람 소리로 시끄러워졌다.

저런 엄청난 미녀가 등장했으니, 수많은 남자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박연진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다음 순간—

박연진이 움직였다.

그녀의 모든 몸짓은 정확하게 비트를 쪼갰다.

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플로어 전체를 압도했다.

"미쳤다... 몸매 봐!"

"춤선 대박!"

웅성거림 속에서, 박진우가 바 테이블에 굳어 있었다. 들고 있던 술잔이 기울어질 뻔했다.

그는 박연진이 춤을 출 줄 안다는 걸 몰랐다!

게다가 저렇게 멋지게 출 줄이야!

저 폭발적인 에너지가 무대를 장악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모든 사람이 "앙코르"를 외치고 있었다!

함성 소리가 지붕을 뚫을 기세였다.

심지어 심도준까지 박연진을 향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었다!

클럽의 분위기는 오늘 밤 최고조에 달했다!

그때.

나잇쉐이드 바 4층의 한 룸.

매처럼 깊고 날카로운 눈동자가 댄스 플로어 중앙의 박연진을 향했다.

"저 작은 들고양이,"

그의 목에서 아주 낮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소문보다 훨씬 재미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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