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결혼 반지
버스를 기다리며 소혜인은 회사 인사과에 전화를 걸어 곧 서울시로 전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회사가 그녀의 지역 의료보험 처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확인을 받고, 어머니 보험 문제도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오늘 결혼이 너무 충동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소한 오랫동안 걱정해왔던 문제인 어머니의 병원비가 해결된 것만으로도 안도했다.
소혜인은 헤럴드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인터뷰 시간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시간이 남았기에, 그녀는 고지혁이 준 카드를 들고 회사 근처 백화점으로 향했다.
거기서 저렴한 다이아 반지 한 쌍을 구입해 하나는 챙기고, 하나는 자신의 손가락에 끼웠다.
회사로 돌아와 오후 인터뷰 준비를 하려는 찰나, 사무실의 이효연과 정민아가 의자를 끌고 다가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혜인 언니, 이 반지 뭐야?”
소혜인은 잠시 멍해 있다가 손가락에 새로 생긴 반짝이는 반지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눈썰미가 좋네.”
굳이 숨길 필요는 없었기에, 소혜인은 대답했다.
“나 결혼했어요.”
“뭐야, 이렇게 갑자기?”
정민아는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곧바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축하해, 혜인 씨.”
소혜인이 미소를 지었고, 옆에서 이효연은 이미 그녀의 반지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언니, 이 반지 오빠가 준 거야?”
이효연은 반지를 더 가까이 들여다보며 말했다.
“근데 다이아가 작네? 얼마짜리야?”
소혜인은 가장 저렴한 모델을 고른 터라, 작은 다이아가 박힌 반지였다.
굳이 숨기지 않고 말했다.
“20만 원 정도.”
이효연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언니, 이건 좀 아니지 않아? 결혼 반지는 상징이잖아. 제대로 된 반지 하나도 안 사주는 남자라니, 어떻게 믿고 살아?”
“형편껏 하는 거지.”
소혜인은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이효연의 눈에는 그녀가 경제적으로 힘든 결혼을 한 것처럼 보였다.
“그만, 그 얘긴 여기까지.”
소혜인은 더 이상 이 주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 말했다.
“오늘 인터뷰 준비는 잘했어?”
“완전 다 준비됐지!”
소혜인의 말에 이효연은 바로 기분이 풀리며 대답했다.
“언니, 나 오늘 어때? 예쁘지 않아?”
그제야 소혜인은 이효연이 오늘 핑크와 흰색이 섞인 단정한 투피스와 정성스럽게 손질된 머리를 한 걸 알아챘다.
“너무 예쁘다.”
소혜인은 아낌없이 칭찬했다.
이효연은 더욱 기분이 좋아진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언니, 그럼 언니가 봐줘. 오늘 인터뷰할 희성 그룹의 그 다이아몬드 총각 대표님, 나한테 관심 가질 것 같아?”
소혜인은 잠시 멍해 있다가 그녀가 이렇게 꾸민 이유가 그날 인터뷰 대상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대상은 희성 그룹의 대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