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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공정우!!!

“적당히 마셔요. 위도 안좋으면서.” 강태리는 그의 팔짱을 끼고서 손으로는 그의 술잔을 힘주어 잡았다.

공우진의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너 어떻게 알았어?”

“나 당신이 술 때문에 병원까지 간걸 본적 있어요.” 강태리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

강태리는 그의 조금은 실망한 표정을 주시하면서 그래도 고집스럽게 그의 팔을 더 껴안으며 말했다.

“우진 씨, 그만 마셔요.”

그녀의 아주 여린 목소리와 부드럽고도 포근한 물결같은 눈빛에 남자의 뻣뻣하던 팔에 힘이 풀어졌다. 그러면서 손에 들고 있던 술잔도 자기도 모르게 내려 놓으면서 울대뼈도 함께 움직였다.

“응.”

시스템66, “카카오뱅크 입금 2천만 원, 공우진 호감도 5%. 숙주님, 방금 연기 진짜 비슷했어요. 공우진이 숙주님을 유설로 보고 있어요.”

유설이 어느새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우진아, 그만 마셔.”

강태리가 눈을 껌뻑였다. “66, 내가 아무래도 대사를 뺏은거 같지?”

66은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공우진도 빠르게 강태리의 눈에서부터 정신을 차리고 이내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유 사모님은 남편을 챙기러 안 가나 봐?”

“그 사람이 몸이 안 좋아서 사람이 필요한 거 알잖아.” 유설이 그의 손에 있던 술잔을 가져갔다. “그만 무리해. 너 위가 안좋은 거 알면서도 그러냐.”

강태리는 제3자가 되어 두 사람의 빨개진 눈이 서로 마주보는것을 구경했다. 한참이 지난 후 공우진이 비아냥거리면서 손으로 아랫입술을 당겼다.

“유 사모님 이거 너무 오버 아니야? 자꾸 뭐라도 되는것처럼 말하네?”

말을 마친 그는 매정하게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미인이 곧 울음을 터뜨릴것 같은 모습에 보고 있던 강태리가 다 안쓰러워졌다.

멀쩡하던 미인을 왜 울리긴 울리고 그래!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유설의 얇은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저희 공 회장님이 취해서 그래요. 사실 엄청 보고 싶어 하세요.”

상대의 의아한 눈빛을 등을 지고 강태리는 드레스를 살짝 들어올리고 공우진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마치 산뜻한 바람처럼 도율의 앞을 지나갔다. 두 사람이 무심결에 눈이 마주쳤는데, 하나는 눈에 웃음이 담겨 있었고 하나는 민망해서 얼른 피했다.

차가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 파티장에 아직 자기의 여자 파트너가 있다는 걸 다행히 공우진은 기억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강태리가 비틀거리며 차문을 열고 조수석으로 쏙 들어갔다.

안전벨트도 채 하지 못했는데 차가 냅다 달린 덕분에 그녀의 등이 시트와 밀착되었다. 얼른 벨트를 구멍에 꽂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흔들거리는 길거리 불빛이 빠른 차속 때문에 한줄로 이어졌다. 밝아졌다 어두워졌다하는 불빛이 남자의 무뚝뚝한 얼굴 윤곽을 비추고 있었고 차안의 저기압과 에어컨의 추운 바람은 강태리의 팔에 닭살이 돋게 했다.

“공 회장님, 질문 하나 해도 돼요?”

“말해.”

“내가 이미지가 바닥이 되고 경찰서에 들어갔을때 나한테 스폰 제의를 한건 내 눈이 유설 씨랑 많이 닮아서예요? 그 도씨 작은 사모님이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차바퀴가 지면과 마찰하면서 굉음을 냈다. 차는 마침 넓은 연해 가로변에 세워졌다.

안전벨트가 아니었다면 강태리는 아마도 날아갔을것이다.

남자의 매서운 눈빛이 그녀를 쏘아보았다.

“강태리, 내가 너한테 돈을 주면 넌 그냥 네 역할만 잘하면 돼. 쓸데없는 말은 하지마.”

강태리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냥 당신 마음에 누가 있던 상관없고 나한테 보수만 지급하면 당신을 위해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 만약 나더러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연기를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어요.”

남자의 눈빛이 한층 더 매서워졌다. “너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강태리?”

‘아오 말투 4가지 없는거 보소, 진짜 한대 칵 때리고 싶네.’ 강태리가 속으로 흥분하며 욕했다.

시스템66, “숙주님, 1조요.”

강태리의 변함없이 웃는 모습이다. “방금 한말 취소.”

“내려.” 공우진은 그녀를 보지 않았고 목소리는 아주 냉철했다.

고용주의 요구면 그녀는 당연히 백퍼센트 순종하고 따라야 한다.

강태리는 고분고분 차문을 열어 내렸다. 그렇게 그녀는 아무도 없는 연해 가로변에 버려졌다.

여기서부터 샤인 주택까지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차가 없었다. 막 경찰에 전화해 경찰아저씨한테 도움을 요청하려고 하는데 요란한 바이크 엔진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하얀 긴 드레스가 바람에 나부끼고 바닷바람의 냄새가 얼굴에 맞닿았다. 희미한 불빛아래 여자의 잘룩한 허리, 맑고 예쁜 눈에 빛이 반짝이며 여간 아름답지 않았다.

“오호라, 길가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있어.”

“정우야, 딱 네 스타일이야.”

“우리 대스타가 어떤 여자를 못 봤겠냐, 이건 나한테 양보해.”

고급스러운 그레이 색상의 바이크에 어떤 젊은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한눈만 봤을 뿐인데 그의 바이크는 바로 유턴을 하면서 강태리의 앞에서 세워졌다.

그녀는 발길을 멈추고 시야 안에 나타난 이 사람을 보았다.

시스템66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소리 지르고 있었다.

“공우진 동생이요! 사상 가장 젊은 남우주연상 공정우, 숙주님 대역 상대중의 한명이에요. 근데 공우진이랑 다르게 엄청 바람둥이예요. 맨날 연애한다는 명의로 유설이랑 비슷하게 생긴 예쁜 여자들이랑 연애를 했어요. 슈퍼 울트라 대박 나쁜 남자입니다.”

나타난 사람이 헬멧을 벗자 짧은 검은 머리가 조금 어지럽게 드리우며 매혹적인 눈으로 그녀를 향해 활짝 웃었다.

“어디 가요? 내가 데려다 줄가요?”

“와 너 진짜. 또 먼저 뺏은 거야?” 뒤에 있던 그린 색 바이크 남자가 불만을 토로하면서 시선은 강태리한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눈에는 경이로운 흠모가 가득했다.

강태리가 한번 쳐다보았다. 왠지 상대는 그녀가 누군지 못 알아본듯 하다.

“구름 아파트.”

“타요.” 공정우는 자신의 헬멧을 건넸다.

강태리는 잠깐 말없이 있다가 핸드폰을 들어 그를 향해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왜 찍어요?” 앞에 있던 사람이 조금은 경각심이 생긴듯 물었다.

“나한테 나쁜 짓이라도 할까봐 사진 찍어서 부모님한테 보내주려고요. 오늘 내가 만약 무사히 집에 도착 못하면 경찰에 신고하실 거예요.”

그녀의 엉뚱한 대답에 몇사람들은 몇초동안 멍 하더니 폭소하기 시작했다.

“대박이네. 우리 대스타 공배우를 몰라보는 사람도 있다니.”

강태리는 그들의 말에 신경쓰지 않고 바로 자기의 치맛자락을 들어올려 다리의 옆에 리본으로 매듭을 지었다. 그러자 하얗고 가는 긴다리가 드러났고 헬멧을 쓰고 공정우의 바이크에 올라 탔다.

그녀는 공우진이 자기를 버린 덕분에 이런 우연한 만남이 생길 줄은 몰랐다.

공정우는 지금 이 여자가 자기를 진짜 몰라본 건지, 아니면 몰라본 척하면서 밀당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어쨌거나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그한테 새로운 타깃이 생겼다는 것이다.

“꽉 안아요.”

강태리는 말을 들으며 그의 허리를 꼭 안았다. 얇은 두 팔은 그의 탄탄한 복근을 둘렀다. 바이크 자켓을 사이에 두고서도 상대의 몸매가 예사롭지 않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달리는 남자의 차속에 그녀는 말없이 두 팔을 더 꼭 껴안았다. 온몸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갈 듯이 꽉 안았다.

허리춤에 있던 손이 점점 조여오자 공정우가 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그를 안고 있던 여자의 손가락끝이 하얘질 정도였다. 그러자 그는 천천히 차 속도를 줄이면서 물었다.

“무서워요?”

“괜찮아요.”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이렇게 입고 있는데 어떤 매정한 사람이 아가씨를 길가에 버리고 갔대요?”

강태리는 한참을 침묵하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남자친구한테 차였어요?” 공정우가 물었다.

그의 등에 밀착해 있던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차는 빠르게 시내에 들어섰고, 그는 차를 세웠다. “헬멧을 줘요. 내가 쓰게.”

“왜요?” 강태리는 고분고분 헬멧을 벗어 그한테 씌워주려고 하는데 하필이면 상대가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며 여광으로 그녀가 드러낸 하얀 다리를 보면서 여유작작하게 물었다.

“진짜 내 얼굴 어디서 본 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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