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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박준식은 체면 때문에 먼저 고개를 숙이기 싫었다. 신다울이 자신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 역시 계속 먼저 다가가고 싶지는 않았다. 박호영도 마찬가지였다. 조금만 더 말려 주면 좋을 텐데.

"띠리리링——"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박준식은 무표정한 얼굴로 화면을 힐끗 보았다. 발신자 이름에 적힌 '아내' 두 글자를 보는 순간, 그의 눈빛이 잠깐 밝아졌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고, 마치 얇은 서리가 낀 듯 냉기가 감돌았다.

그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무슨 일이야."

차갑게 떨어지는 목소리에 신다울은 순간 움찔했다. 말투도 자연스럽게 조금 약해졌다.

"준식 씨, 사람 몇 명만 빌릴 수 있을까요?"

"뭐?" 박준식이 미간을 찌푸렸다.

신다울은 숨기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

"오늘 강씨 집안에서 전화가 왔거든요. 집으로 들어오라는데... 분명 다 준비해 놨을 거란 말이죠? 그렇다고 저도 가만히 당하고 있을 생각은 없거든요. 그래서 당신이 붙여 둔 경호원들 좀 빌리려고 하는데… 제가 좀 부려도 될까요?"

이번에는 아주 대놓고 찾아가서, 그들에게 커다란 선물을 안겨 줄 생각이었다.

물론 그녀에게도 쓸 사람은 있었다. 하지만 박준식 쪽 사람을 쓰는 편이 훨씬 편했다.

박준식은 그녀가 솔직하게 말한 것에 은근히 기분이 좋아져 자기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이럴 때는 내가 생각나나 보네."

"당연하죠."

신다울은 왜 그가 화가 났는지 몰랐지만, 남자가 삐치면 달래줘야 한다는 건 알았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부부잖아요. 당연히 당신부터 찾아야죠."

부부…

박준식은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셨다.

"부부라면, 나와 내 모든 건 전부 네 거야. 네가 뭘 하고 싶든 마음대로 해."

허락이라는 말이었다.

신다울은 살짝 미소 지었다. 이번 생의 박준식은 유난히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고마워요~"

그녀는 급하게 한마디를 남기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박준식은 어이가 없었다. 이 여자, 자신을 이용할 때만 그렇게 부드럽게 굴고 필요 없어지면 바로 전화를 끊어 버린다. 안부 한마디도 없이.

정말 양심도 없지.

하지만 이렇게 한바탕 지나가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신다울은 전화를 끊자마자 별장에 있던 경호원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

5분 후.

마세라티 열 대가 일렬로 늘어서더니 동시에 별장 단지를 빠져나왔다. 곧장 큰 도로로 진입해, 위압적인 기세로 강씨 집안을 향해 달려갔다.

……

강씨 집안.

강유하는 강문성과 성미혜의 품에 안겨 흐느끼고 있었다. 눈물은 비처럼 쏟아졌다.

"흐윽… 아빠, 나 이제 어떻게 사람들 얼굴 보고 살아… 이 일 때문에 제작사 몇 군데가 나랑 계약까지 끊어 버렸어!"

힘들게 연예계에서 지금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이번 일로 전부 끝나 버렸다.

"여보, 그동안 난 다울이를 친딸처럼 키웠어. 그 애가 무슨 짓을 해도 참고 감싸 줬는데… 이번엔 너무 심했잖아!"

성미혜도 눈시울을 붉혔다. 마흔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여전히 관리가 잘돼있었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더욱 애처로워 보였다.

모녀가 함께 울자 강문성의 마음은 금세 녹아내렸다. 그는 마음이 아파 급히 달래며 말했다.

"내가 이미 신다울 그 녀석 불러 놨어. 조금 있으면 올 거니까, 오면 바로 무릎 꿇려서 너희한테 사과하게 할 거야!"

"이번에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 말을 꺼내자 강문성 역시 분노가 치밀었다. 강유하의 추문이 터지면서 자신까지 웃음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조롱을 피할 수 없었다.

강유하는 겉으로는 서럽게 울고 있었지만, 눈속에서는 독기가 번뜩였다.

지하 감옥에서는 박준식이 신다울을 지키고 있어서 손을 쓸 수 없었지만, 이제 강씨 집안으로 돌아온 이상 상황은 달랐다.

신다울이 자신에게 준 고통을 천 배, 만 배로 되돌려 줄 것이다.

그녀는 신다울의 옷을 찢고, 알몸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퍼뜨릴 생각이었다.

완전히 사회적으로 매장시켜 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준식이 과연 그녀를 계속 두고 볼까?

그때였다.

"쾅——!"

굉음과 함께 대문이 발로 차이듯 열렸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강문성과 성미혜는 깜짝 놀랐고, 강유하마저 울음을 멈춘 채 멍하니 문 쪽을 바라봤다.

검은 양복의 경호원들이 문 앞에 줄지어 서 있었다. 하나같이 체격이 크고 살기 어린 기세가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갑자기 이런 흉악한 사람들이 왜 나타난 거지?

강씨 집안이 최근에 누구에게 원한을 산 적도 없는데.

강문성의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 검은 옷의 남자들이 갑자기 양쪽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공손한 태도로 외쳤다.

"사모님!"

"... 신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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