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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너 어떻게 들어왔어?"

나는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애슐리를 보면서 얼굴이 굳어졌다.

"흥, 당연히 마크가 내게 열쇠를 줬으니까 들어왔지." 애슐리가 비웃으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남의 둥지 빼앗아 앉은 새 같은 년, 오늘이 바로 네가 꺼져 줄 날이야."

그녀가 데리고 온 남자 몇 명이 바로 다가와서 소파에 앉아 있던 나를 억지로 끌어내리려고 팔을 잡아챘고 애슐리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집 안 인테리어를 훑어보면서 여기저기 손가락질을 했다.

"세상에, 이 주방 왜 이렇게 작아? 바닥 색깔도 촌스럽고, 화장실 샤워기도 왜 이렇게 구식이야?"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 집은 내 집인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평가질을 하는 건지.

그렇게 오래 남의 남자 끼고 사는 신세가 됐으면서도 이 집 등기부에 마크 이름이 한 글자도 없다는 것조차 모르는 건가 싶어서 더 우스웠다.

그 어이없는 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났다.

나는 휴대를 집어 들어 바로 커뮤니티 경비실 번호를 눌렀다.

애슐리가 뭔가 눈치를 챘는지 갑자기 내 쪽으로 돌진해서 내 손에 들린 휴대를 빼앗으려고 달려들었다.

나는 폰을 꽉 움켜쥔 채 몸을 틀어 그녀 손을 피하려고 했지만 애슐리의 동작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고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몸싸움 와중에 애슐리가 갑자기 나를 세게 밀쳤고 나는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거꾸러지듯 쓰러졌으며 그녀 역시 멀쩡하진 못하고 유리 티테이블 모서리에 머리를 세게 들이받아 탁자 위 유리가 산산이 부서졌다.

그 순간 배 안쪽에서 칼로 쥐어트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치밀어 올랐고 누군가 내 몸 안을 거칠게 찢어 놓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아랫배를 감싸 쥐었다가 내 다리 사이로 붉은 피가 쏟아져 나와 비싼 카펫을 순식간에 물들이는 걸 보고 말았다.

그걸 본 애슐리는 비명을 지르면서 얼굴이 새하얘졌고 눈빛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그녀는 바로 뒤돌아 도망치듯 문 밖으로 달아나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러웠고 시야가 점점 흐려지다가 결국 의식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새하얀 벽,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 하나하나가 차갑게 느껴졌다.

의사가 병실로 들어왔고 굳은 표정으로, 차마 듣고 싶지 않던 말을 꺼냈다.

"안타깝지만 제시카, 유산되셨습니다. 최소 일주일은 입원해서 경과를 보셔야 합니다."

심장이 망치로 내려찍힌 것처럼 먹먹해지면서 참을 수 없는 절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전생에서도 나는 내 아이를 지켜내지 못했고 이번에도 또다시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에 깊고 무거운 무력감과 분노만이 남았다.

나는 애슐리를 증오했다. 자기밖에 모르는 그 무지와 잔인함이 미웠고 마크도 미웠다. 그의 배신과 냉정함이 뼛속까지 사무쳤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나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병원에 있는 일주일 동안 부모님이 돌아가며 내 곁을 지켜 줬고 그 시간을 통해 이제는 가족이야말로 내가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전부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나는 부모님께 "아빠, 엄마, 나 괜찮아. 우리 계획대로 계속 준비해 줘. 나 퇴원하는 대로 바로 거기로 들어갈 거야. 하루도 더 미루면 안 돼."라고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두 통의 전화를 걸었다. 하나는 내 변호사에게, 또 하나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였다.

일주일 뒤, 나는 퇴원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변호사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마크와의 결혼 생활부터 그의 혼인 중 불륜과 폭력, 그리고 그로 인해 내가 유산까지 하게 된 모든 사실을 빠짐없이 털어놓고 바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다음에는 부동산 중개인과 만나 이 저택을 바로 매물로 내놓게 하고 동시에 집 안 모든 출입문과 보안 시스템 잠금장치를 전부 교체했다.

이렇게 해 두면 마크가 지하실에 쌓아 둔 물자는 죄다 쓸모없는 짐더미가 되고 그는 이제 이 집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법원에서 소장이 접수되자마자 결혼 기간 동안의 공동 재산은 전부 동결되었다.

원래라면 나는 그에게 최소한의 퇴로는 남겨 두려고 했다. 굳이 끝장까지 가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여기까지 오게 만든 건 그 둘이다.

좋아, 마크, 애슐리. 너희 둘은 그냥 같이 지옥으로 떨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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