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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전남편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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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남편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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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윤가을은 질투심에 사로잡혀 임신 중인 남편의 첫사랑을 계단 아래로 밀어 떨어뜨렸다. 그 결과, 여자는 유산했고 피가 강처럼 흘렀다. 강천시에는 소문이 퍼졌다. 윤가을은 오만하고 독하다고, 심보가 사납다고. 남편은 첫사랑의 복수를 위해 그녀를 해외로 내쫓았다. 그 후로는 연락 한 통 없이, 죽든 살든 내버려 두었다. 4년 뒤, 윤가을이 강천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남한강과의 관계를 완전히 끝내기로 결심했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낯선 남이 될 뿐이었다. 하지만 다시 만난 윤가을은 이미 미센의 여왕이 되어 있었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한 번 보기 위해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었지만, 아무도 쉽게 만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남한강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가 그녀를 막아섰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망가뜨려야 속이 시원해?" "차라리 나랑 자는 게 낫지 않나? 어차피 네 몸 어디가 예민한진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윤가을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남 사장님, 저랑 술 마시고 싶으세요? 그럼 미리 예약하셔야 해요."

후회남 까칠남 남편아내로맨스물후회물 이혼결혼소유욕/독점욕/질투집착재벌남

제1화 그녀를 해외로 보내다

"아악! 살려주세요! 너무 아파요!"

처절한 비명소리에 사람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기 시작했다.

윤가을은 2층 계단 입구에 멍하니 서서 아래로 굴러떨어진 김나래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도무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멀쩡히 서 있던 사람이 왜 떨어진 거지?

"무슨 일이야?"

오늘은 남씨 집안의 가족 모임이라 손님들이 꽤 많이 와 있었다. 달려온 사람들이 계단 아래로 떨어진 김나래를 둘러쌌다.

"어떻게 된 거야? 왜 떨어진 거지?"

"저, 저 사람이..."

김나래가 고통을 참으며 2층 계단 입구를 가리켰다.

순간 모든 사람들이 상황을 파악했다.

"윤가을이 밀었어!"

"세상에! 윤가을, 아무리 나래가 마음에 안 들어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임신했잖아!"

"맞아! 아무리 거칠어도 아이 목숨을 갖고 장난치면 안 되지!"

"아니에요, 제가 한 게 아니..."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윤가을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계속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비켜!"

낮고 차가운 남자 목소리가 군중을 가르며 들려왔다.

남한강이었다. 윤가을과 결혼한 지 두 달도 채 안 된 남편.

"한강..."

윤가을이 반가워하며 도움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남한강이 고개를 들어 올리자 칼날 같은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네가 한 짓이구나!"

"아니에요!"

윤가을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한 게 아니에요..."

"네가 아니면 누구란 말이야?"

남한강은 전혀 믿지 않았다. 잘생긴 얼굴에는 그녀를 향한 혐오와 증오만이 가득했다.

"설마 나래가 스스로 뛰어내렸다는 거야? 네가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대놓고든 몰래든 나래를 괴롭힌 일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내가 하나하나 다 말해줘야겠어?!"

"뭐라고요?"

남편의 냉혹하고 무정한 태도에 윤가을은 할 말을 잃었다.

"아..."

김나래는 괴로운 듯 배를 감싸 안고 남한강의 품에 기댔다.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였다. "한강아, 아파, 너무 아파!"

"나래야, 괜찮아?"

그때 남명주 여사도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

"피다!"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피가 나잖아!"

김나래의 아랫도리에서 붉은 피가 번지기 시작했고, 점점 더 넓게 퍼져나갔다.

"한강아!"

김나래가 겁에 질려 남한강 품으로 파고들며 목을 끌어안고 흐느꼈다.

"흑흑, 아이, 내 아이가..."

"걱정 마!"

그렇게 말했지만 남한강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 당황한 게 분명했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자!"

김나래를 번쩍 안아 올린 남한강이 고개를 들어 윤가을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아이가 무사하길 빌어. 그렇지 않으면..."

말을 끝맺지 않고 김나래를 안은 채 돌아서 나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김나래와 아이였으니까.

남명주는 윤가을을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 무언가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가을아, 너... 너 정말!"

"할머니..."

윤가을이 입을 열자마자 할머니도 돌아서서 가버렸다.

순식간에 손님들도 모두 흩어졌다.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윤가을은 혼이 빠진 채로 방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지만남한강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김나래를 밀지 않았다고, 꼭 해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한 시간 한 시간 흘러가고 밤이 깊어졌지만 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날이 밝아올 무렵,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한강 씨!"

윤가을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계단 입구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할머니, 이혼하겠습니다!"

남한강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단호했다.

"이리 와!"

남명주 여사는 손자를 붙잡고 낮게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냐? 내가 가을이 외할머니께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제 막 결혼했는데 이혼이라니, 갓 스무 살 된 아이를 죽일 셈이냐!"

"내가 그 애를 죽인다고요? 참나!"

남한강이 차갑게 웃었다. 길고 좁은 눈에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할머니, 나래 아이가 유산됐어요! 그 애는 형님의 핏줄이라고요! 그런데 윤가을은 멀쩡히 잘 살고 있잖아요! 대체 누가 누굴 죽인다는 겁니까?"

"그건..."

"애초에 결혼하고 싶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억지로 시킨 거잖아요!"

남한강은 극도로 짜증스러워하며 이 결혼을 단 1초도 더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 여자가 할머니를 즐겁게 해드릴 수 있다면 참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저런 아내는 받아들일 수 없어요!"

"이대로 가다간 제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구요!"

"안 돼!"

남명주 여사는 겁을 먹고 손자를 붙잡았다.

방금 잃은 증손자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하자. 네 눈에 안 띄게 할게! 가을이를 외국으로 보내서 너한테서 멀리 떨어뜨려 놓으면 되겠니?"

한참의 침묵 끝에 남한강이 한발 물러섰다. "마음대로 하세요!"

윤가을은 황급히 몸을 돌려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문을 닫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동그란 눈이 커다래지더니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한강 씨, 한강 씨..."

그녀는 몰랐다. 그가 자신을 이렇게나 싫어했다는 것을! 자신과 결혼한 것도 억지로 한 일이었다니!

그녀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 열다섯 살 되던 해, 외할머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고아가 되었다.

외할머니와 남명주 여사가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명주 여사가 그녀를 거두었다.

남명주 여사는 그녀를 무척 아꼈다. 늘 "우리 가을이 커서 할미 손주며느리 될래?" 하고 묻곤 했다.

그러면 윤가을은 "네, 좋아요." 하고 살갑게 대답했다.

그래서 남한강과 결혼해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이 그녀의 꿈이 된 것이다.

그녀의 세상에는 오직 남한강뿐이었다. 그를 위해 공부하고, 그를 위해 꾸몄다. 하루 종일 그를 쫓아다니며 어떤 여자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그녀는 그의 약혼녀였고, 그는 그녀의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니...

"흐흑..."

입을 틀어막고 윤가을은 소리 죽여 통곡했다. 눈물이 강물처럼 흘러내렸다.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가을아, 일어났니?" 남명주 여사였다.

"이, 일어났어요!"

윤가을은 서둘러 눈물을 닦고 바닥에서 일어나 머리를 정돈한 뒤 문을 열었다.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할머니."

"그래."

남명주는 눈앞의 소녀를 훑어보았다. 눈이 퉁퉁 부은 것이 밤새 운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가 저지른 잘못을 생각하면 쉽게 용서할 수 없었다.

남명주는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앉아라."

"할머니." 윤가을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을 대하는 할머니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예민하게 느꼈다.

남명주가 말했다. "예전에 유학 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니? 할미가 알아봐 줄 테니, 최대한 빨리 떠나자꾸나."

자신을 떠나보내려는 것이었다!

윤가을은 눈을 내리깔았고, 눈물이 다시 툭 떨어졌다.

"가을아."

남명주는 차마 보기 안쓰러웠다. 그녀는 진심으로 윤가을을 아꼈다.

하지만 김나래가 아직 병원에 누워 있으니, 그녀에게는 뭔가 해명을 해줘야 했다.

할머니는 마음을 굳게 먹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앞으로는 성질 좀 죽여라. 가끔 넌 너무 제멋대로야. 한강이 곁에 여자가 다가오기만 하면 난리를 쳤지."

"어떤 일들은 할미가 모른 척 넘어가 주기도 했지만, 어떻게 나래까지 질투할 수 있니? 걔는 네 아주버님의 아내가 될 사람이잖니!"

윤가을은 입을 벌린 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할머니, 저는..."

할머니마저도, 자신을 믿지 않는 걸까?

"짐 챙겨서 떠날 준비해라."

남명주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가을을 쳐다보았다.

"잘 지내다가, 네가 달라지면 그때 할미가 사람 보내서 다시 데려올게. 알았지?"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났다.

윤가을은 황급히 일어나 허리를 숙여 배웅했다.

"안녕히 가세요, 할머니."

그녀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때 갑자기 속에서 강한 메스꺼움이 치밀어 올랐다.

"우웩-"

윤가을은 입을 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