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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이현우는 꼭 나를 끌어안고 자려 했다.

겁먹은 큰 개처럼, 옆에서 계속 뭔가를 약속했다.

"내일은 꼭 같이 검진 가자, 응?"

"다시는 안 그럴게."

"우리 아이는 무사히 태어날 거야. 나중에 그룹도 물려받고…"

그런데 눈을 뜨니, 남은 건 차가운 문자 한 통뿐이었다.

"그룹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죄송합니다, 여보. 돌아가서 꼭 보상할게요."

정말… 기가 막히게도.

그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혜정의 SNS가 바로 올라왔다.

"고마워요, 나의 기사님. 늘 절 구해 주셔서."

영상 속 이현우는 그 사채업자 신랑을 두들겨 패고 있었다.

박혜정은 옆에서 그걸 찍고 있었다.

또, '영웅 놀이'였다.

나는 웃었다. 그리고 혼자 개인 병원으로 갔다.

마취제가 정맥으로 들어오고, 내 안에서 어떤 생명이 조용히 사라졌다.

눈가로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사랑도, 증오도 섞인… 그런데 그보다 더 큰 건, 이상할 만큼의 해방감이었다.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이현우가 뭘 하든, 이제 나는 상관없다고.

지친 몸을 끌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마자 혜정이 내 소파에 앉아 있었다.

내 캐시미어 실내화를 신고, 내 커피잔을 들고.

공기가 얼어붙었다.

이현우가 어렵게 입을 뗐다.

"그 사채업자가 미쳤어. 사람들 데리고 흉기 들고 혜정이 집에 쳐들어갔대."

"내가 돌아오는 길에 마주쳤어. 그냥… 오늘 밤만 재워 주려고. 여긴 경비가 좋잖아."

박혜정이 급히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정말 죄송해요. 수연 언니. 또 폐 끼쳤어요. 제발 현우 사장님 탓하지 마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

자세는 한없이 낮았지만, 눈빛은 노골적으로 도발적이었다.

나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

그녀를 보지도 않았다.

"이현우가 누굴 집에 데려오든, 나랑 상관없어."

내가 돌아온 목적은 하나였다.

나는 그녀 앞에서, 준비해 둔 이혼 서류를 대리석 테이블 위로 툭 던졌다.

그리고 이현우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일 검진은 안 가도 돼."

"아이, 이미 지웠어."

"사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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