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너는 돌이킬 수 있겠어?

육수연의 병실에 도착하자, 그녀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병실에는 중년 여성이 한 명 더 있었다.

박건태가 고용한 간병인이었다.

그녀는 간단히 나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박건태 씨가 여기서 육수연 씨를 돌보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간병인이 있기에, 나는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병원을 나와 바로 택시를 타고 별장으로 향했다.

밤새 시달린 탓인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침이었다.

임신 때문인지 요즘 나는 계속 졸음이 쏟아졌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지고 그대로 잠들었다.

몽롱한 상태에서 강한 담배 냄새에 눈이 떠졌다.

희미한 실루엣이 침대 옆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나는 놀라 잠에서 깨어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박건태였다.

그가 언제 들어왔는지 모를 정도로 방 안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문과 창문은 꽉 닫혀 있었고,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는 담배가 타오르고 있었다.

몇 개를 피웠는지 알 수 없었지만, 방의 상태로 보아 꽤 많은 담배를 태운 듯했다.

"돌아왔네."

나는 앉아 그를 올려다보며 말을 걸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그가 이렇게까지 피운 걸 보니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했다.

답답한 공기를 참을 수 없어, 나는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 창문을 열려 했다.

그러자 그가 갑자기 내 팔을 잡아당겨 나를 품에 안았다.

그의 두 팔은 나를 꽉 끌어안으며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박건태!"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하며 몸을 빼려 했지만,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

나는 결국 움직임을 멈추고 그를 바라봤다.

"술 마셨어?"

그제야 가까이 다가온 그의 몸에서 진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날 미워하지 않아?"

그는 느닷없이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를 바라봤다.

눈썹은 찌푸려져 있었고, 턱에는 까칠한 수염이 자라 있었다.

최근 너무 바빠서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었던 듯했다.

"미워해."

나는 담담하게 대답하며 그의 팔을 풀려 했다.

하지만 그는 더 강하게 나를 끌어안았다.

혼란스러웠다.

"박건태, 너 왜 이래?"

나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돌이킬 수 있을까?"

그는 술에 취한 듯 흐릿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뭘 돌이켜?"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되물었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내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손을 붙잡고 강하게 말했다.

"박건태, 나는 심가영이야. 육수연이 아니라고!"

그는 대답하지 않은 채 나를 들어 올렸다.

술 냄새가 나는 그의 입맞춤이 거칠게 쏟아졌다.

"박건태, 나는 심가영이라고!"

나는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흔들었다.

그가 내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짧게 한 마디를 뱉었다.

"응."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입고 있던 양복이 엉망이 되도록 나를 끌어안았고, 상의는 침대 위에 던져졌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뱃속의 아이를 생각한 것이다.

나는 그를 밀어내고 침대를 벗어났다.

이불을 몸에 두르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박건태, 너 취했어."

그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섰다.

옷을 갈아입은 후, 나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여기에 머물다가는 이 아이를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