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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겹다더니 이제 와서 홀릭이라?

154.0K · 완결
가재와 게
59
챕터
5.0K
조회수
9.0
평점

개요

어릴적부터 기고만장하게 자라 온 강우주는 방태준을 보는 순간 그한테 한 눈에 반해버렸다. 강우주는 방태준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비록 둘은 사귀게 되었지만,방태준은 여전히 그한테 마음을 주질 않았다. "강우주랑 키스하는 것도, 자는 것도 역겨워." 그렇게 둘은 헤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둘이 다시 만났을 때, 방태준은 이상하게도 그한테 집착하기 시작했다. "내가 다 잘못했어." 주체할 수 없는 마음에 강우주한테 얼굴을 부비적거리고 입술로 살갗까지 스치더니 그의 호흡마저 탐내면서 말랑한 입술에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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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강우주는 참 얄밉고도 사람을 싫증에 짜증나게 만든다. 그는 온 세상이 자신을 둘러싸고 맴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주변에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항상 자신이 부잣집 도련님이고 돈과 권리를 다 갖췄다는 이유로 맨날 밉살스러운 짓을 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이런 짓으로 남들의 미움을 사는 것엔 전혀 인식하지도 못했다.

그러다 방태준을 보게 된 순간, 강우주는 그한테 한 눈에 반했고 또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방태준은 되게 잘났다. 생김새도 잘 생기고 똑똑하고 부지런한데다 성격마저도 좋아서 주변에선 아주 입이 마르도록 그를 칭찬하는 건 물론이고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이라면 집이 너무 가난하다는 거다. 부모님을 여의고 어릴적부터 고모 곁에서 자라왔었다.

당시 강우주가 그를 매우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본 탓인지 그가 고개를 들자마자 바로 제일 앞자리에 앉은 강우주 쪽으로 눈길이 쏠렸고 아주 순간적으로 둘의 시선이 맞닿게 되었다.

그 이후로, 강우주는 멩세코 방태준을 꼭 자신의 손에 넣으리라고 다짐을 했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꼬붕이의 말을 듣고는 방태준의 뒷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의 집안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길을 가고있던 방태준의 앞을 막아서며 딜을 하자고 하였다. 자신의 남자친구로 되면 그한테 돈을 주겠다고.

“네가 내 남자친구로 되어줬으면 해.”

해빛 아래로 비춰진 방태준의 눈초리가 흔들리고 있다는게 아주 선명히 잘도 보였다. 치욕감에 얼굴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소리쳐 강우주더러 꺼지라고 했다.

후에는 강우주의 꼬붕이가 그한테 잘 보이기 위해 몇 몇 사람들을 데리고 방태준한테로 가서 소란을 피웠었다.

하지만 강우주는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미 방태준은 당연히 그가 사람을 시켜서 자신한테 보낸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곤 한 마디만 던지고 떠났다.

“너같은 놈이 좋아하는 감정이란 게 뭔지 알기나 해?”

이에 강우주도 매우 답답해났다. 아무튼 오랜 시간 동안 방태준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구애를 하였으나 방태준은 그한테 좋은 기색 하나도 내비춰주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날, 강우주는 방태준이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숙적하고 학교 숲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되었고, 심지어 숙적이 방태준의 얼굴에 뽀뽀까지 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그 광경에 강우주는 참지못하고는 황급히 달려가 뭐하는 짓이냐고 그들한테 따졌다.

강우주와 그 숙적은 어릴 적부터 상극이었다. 하지만 그 놈도 방태준을 좋아하고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미 방태준이 자신의 거라고 찜했기에 방태준의 팔장을 꼭 끼고 있었다. 그러나 방태준은 불쾌한 듯 이내 자신의 팔장을 잡고 있던 강우주의 손을 밀쳐냈다.

그의 이름은 방태준, 준걸 준에 이름처럼 매우 뛰어나고 또 엄청 잘 생기기까지 했다.

그는 냉랭한 태도로 차갑게 말을 했다.

“강우주, 이거 놔.”

숙적의 이름은 소지환이다. 그는 강우주를 빤히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방금 방태준이 내 구애를 받아들였거든. 강우주, 내 말이 뭔 뜻인지 알지?”

이에 강우주는 화가 나서 속이 도통 내키지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그가 원하는 거라면 모두 자신의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집으로 달려가자마자 자신의 아버지한테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얼마 안 지나소지환의 아버지가 직접 소지환을 데리고 찾아와서 용서를 빌며 사과까지 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강우주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소지환한테로 다가가 물었다.

“어때? 이래도 계속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뺏을라고?”

소지환은 속으로 내키지 않아 눈시울까지 붉어진 채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하는 수 없이 그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아니.”

그러다 후에서야 방태준은 드디어 강우주의 구애를 받아들였다. 그날 저녁, 강우주 너무 기뻐서 흥분한 나머지 잠을 설쳤었다.

그리고 4년동안 사귀면서 그들은 헤어졌다 다시 사귀었다 하는 걸 무한반복하였다. 그럴때마다 항상 강우주가 화해하자고 먼저 입을 열었었다. 누구도 눈에 안 차하고 오만했던 잘사는 집 도련님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친히 요리까지 다하면서 또 행동도 전보다 훨씬 신중해졌고 오만방자했던 성격마저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대부분 나라에서는 동성 결혼을 승인하지 않는다, 강우주가 있는 곳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학교 3학년 때, 강우주는 자신을 위해서 결혼식을 치렀다. 그리고 자신의 동기하고 방태준의 동기들을 결혼식에 초청하였다. 결혼식장에서 감정을 모두 쏟아붓고 있는 우주와는 달리 태준은 감정 이입이 되지 않은 채 마치 자신과는 상관 없는 듯한 방관자 처럼 곁에 그저 떡하니 서있기만 하였다.

사실 이때부터 우주는 태준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는 종래로 우주가 자신의 곁에 나타나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또 자신의 친구들한테도 얼굴을 비추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우주가 그저 무학무능한 재벌 2세 뿐이라며 그를 좋게 보지도 않았다. 우주가 보내온 선물도 받지 않았으나 당시의 강우주는 전혀 개의치않아 했다. 그저 언젠간 태준이 자신한테 감동 먹을거라고, 언젠간 자신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약간 고개를 들어 방태준한테 입을 맟추려 하자 마침 그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보게되었다. 2 초동안의 머뭇거림이 있었으나 그래도 우주는 선뜻 다가가 입을 맞췄고 자신이 직접 골라 산 커플 반지를 그와 나누어 꼈다.

결혼식 현장에 있던 하객들은 잠깐의 침묵을 지켰고 이내 박수갈채를 보내왔다.

바닥에 온통 라이트 블루의 꽃잎과 풍선들이 펴져있었고, 파란색 잔디밭에서 달콤한 케익을 먹으면서 자신을 이해해주고 선택을 지지해준 아버지에 잘생긴 남친까지 그의곁에 함께 있었기에 당시의 우주는 마치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된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우주의 인스타그램에는 항상 놀고먹는 일상 사진들로 가득찼다. 그러다 집이 쫄딱 망하면서 모든 재산이 압류가 되었고 그의 아버지도 수갑차고 감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아부를 떨며 들러붙으려던 친척들도 그들을 멀리 외면하고, 관계가 좋았던 “베프”라던 놈들도 아예 그를 친삭 차단까지 하였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그에 대한 유언비어들이 들려왔다.

우주는 태준이 눈을 쳐다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깃들지 않은, 냉정하다 못해 매우 담담해 보일 정도의 그 눈빛을 보게 되었다. 뭔가 이젠 자신이 태준마저도 잃을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이 망하기 2개월 전, 우주의 아버지인 강문석은 자신의 아들과 태준을 함께 외국으로 보내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주는 고향을 떠나기 싫다며 거절을 했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태준은 아주 허술한 셋집 하나를 구해했고 우주를 데리고 그 셋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우주는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태준한테 말했다. 그러자 태준은 싸늘한 태도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우주, 이런 건 다 소용 없어.”

우주는 그마저도 잃을까 두려움에 온 몸을 떨었다. 그러곤 태준을 꼭 끌어안고 물었다.

“너도 날 떠나려는 건 아니지?”

하지만 태준은 침묵을 지킨 채 그의 말에 답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