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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살면서 했던 가장 반항적인 일

송은하가 결혼을 했다. 그러나 신랑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빨간 이불, 벽에 걸린 행복을 의미하는 스티커, 눈에 띄는 색감들이 그녀의 뺨을 때리는 것 같았다.

치욕스럽다! 그리고 달갑지가 않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있나?

태어날 때부터 그녀의 삶은 결혼을 포함한 모든 것이 타인의 손에 달려 있었다.

남씨 가문으로 시집간 것도 아버지의 욕심 때문이었다.

남 할아버지의 운전기사였던 그녀의 할아버지는 남 할아버지를 구하려다 사고로 돌아가셨다.

남씨 가문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다가 막대한 빚을 지고 파산 위기에 처했는데, 영리한 아버지는 남 할아버지한테 돈을 달라고 입을 열었고 이걸로 인정을 갚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남을 희생해서라도 자기 이익을 지키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 남 할아버지의 손자인 남도헌이 자신의 딸과 결혼시키라고 요구를 제출하였다.

남씨 가문의 재산으로 거액의 납채 예물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또한 남씨 가문과 사돈이 될 수 있었다.

남씨 가문은 면목 때문에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이또한 남도헌의 극심한 불만을 일으키게 되어 두 집안 사람들만 모이게 하여 결혼 식을 올렸고 그는 결혼 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외부적으로 자신의 아내로 내세우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그녀에게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여부조차 묻지 않았다.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떴고 올라간 속눈썹이 부드럽게 펄럭이며 약간의 고집도 숨겨져 있었다.

결혼식 첫날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할 무렵, 그녀는 동료로 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교대 근무를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녀는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웨딩드레스를 하얀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당직실 문이 큰 힘에 밀려 열렸다.

그녀가 막 고개를 들려는 찰나,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당직실 불이 꺼졌다.

송은하는 놀라 머리카락마저 곤두섰다.

"누구세요..."

그녀의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그녀는 테이블 위에 눌려 있었고 책상 위에 올려놓은 물건이 덜컥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날카로운 칼이 그녀의 목을 누르며 위협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마!"

희미한 불빛 속에서 그녀는 피투성이가 된 한 남자의 얼굴과 매서운 눈빛만 볼 수 있었다.

강한 피 냄새가 코끝을 가득 채웠고 그녀는 그 남자가 다쳤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직업적인 관계로 인해 곤경에 처했을 때 침착한 기질이 길러졌다.

그녀는 다리를 조심스럽게 구부려 남자의 약점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녀가 움직이자마자 남자가 알아차리고 그녀의 불안한 다리를 세게 가두었다.

"이쪽으로 오는 걸 분명히 봤는데..."

발소리가 문을 향해 곧장 다가왔다.

그들이 움직임을 들으면 곧 문이 열릴 것 같았다.

남자는 다급한 듯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송은하는 저항했고 남자를 쉽게 밀어냈지만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날카로운 물건으로 그녀를 해치려 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굳어졌다.

딸깍!

그때 문고리가 비틀어졌다.

송은하는 당황해 하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두 팔로 남자의 목을 감싸 안으며 키스를 했다.

목소리가 떨렸지만 그녀는 억지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

"내가 당신 도와줄게..."

남자의 목젖이 위 아래로 구르며 뒤집혔고 이내 그는 피동적인 자세에서 능동적으로 바꿔졌다.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귀에 떨어지더니 낮고 섹시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신을 책임질게."

아니!!! 저 사람이 오해한 것 같은데... 그녀는 단지 연기를 하려고 한 것뿐이었다.

그 순간, 방 문이 밀리고 열렸다.

그녀는 드라마 속에서 하는 것을 따라하며 신음소리를 냈다. 그 부드럽고 우아한 숨소리가 남자를 매료시켰다.

더욱이 문 앞에 있는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더니 영혼과 마음이 요동쳤다.

"미친, 병원에서 이런 짓을 다하고, 참 짜릿하네."

당직실 문이 밀려 열리면서 넓은 틈이 번쩍였고 복도 조명이 한줄기로 기울어져 송은하의 몸을 비추었다. 남자는 그녀의 몸을 누르고 문 앞에 있는 사람들의 눈을 가렸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는 피가 솟구칠 정도로 짜릿한 두 사람이 형체만 보일 뿐이었다.

"남도헌은 절대 아닐거야., 그렇게 다쳤는데... 선녀가 줘도 누릴 줄 모르는 놈이니깐."

"이 년이 신음소리를 너무 잘 내네."

"씨발, 빨리 가자. 사람을 찾지 못하면 우리 다 죽는다고!"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발자국 소리가 사라졌다.

그 일행이 사라진 것을 알았지만, 그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그리움으로 이 낯선 여자에게 흥분한 나머지 결국 자신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두 사람의 자세가 너무 애매해서인지 송은하 마음속에 쌓여있던 억눌린 반항심이 그 한 순간에 폭발해 버렸다.

그동안 지배당하며 살아온 그녀의 삶은 어둡기만 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해방시키며 자신의 방식으로 반항했다!

송은하는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았고 아예 남자를 따라 아픔 속에 자신의 첫경험을 주었다.

* * *

거사를 마친 후, 남자는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또 찾으러 올게."라고 말한 뒤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송은하는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허리가 책상 가장자리에 꽉 끼어 화끈거리게 아팠다.

그 순간, 간신히 가장자리로 밀려서 떨어지지 않은 휴대폰이 울렸다.

손을 뻗어 휴대폰을 들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 선생님, 응급센터에 교통사고로 다친 환자가 있는데 부상이 심해 구조가 필요하니 빨리 오세요."

송은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금방 갈게요."

핸드폰을 내려놓은 그녀는 몇 초 동안 멍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지저분한 옷차림, 몸속의 끈적끈적한 느낌, 이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 방금 전이 발생한 일이 꿈이 아니라라고 마치 말해주는 듯 했다. 신혼 날 저녁에... 낮선 남자랑...

그녀가 살아오면서 했던 가장 반항적인 일!

그러나 지금은 그것에 대해 생각할 때가 아니었으니... 그녀는 옷을 입고 응급 센터로 달려갔다.

정신없이 바쁜 밤이었다.

* * *

당직실로 돌아와 보니 여전히 어지러웠다.

어젯밤 일이 생각나는 듯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

"송 선생, 당직 대신 맡아줘서 너무 고마워."

권유빈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송은하는 입꼬리를 간신히 당기며 말했다.

"고맙긴..."

"나 일 다 끝났으니까 그만 돌아가서 푹 쉬여."

권유빈이 말했다. 권유빈은 당직실이 어지러워 진 것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거야?"

"실수로 건드린거야, 너 왔으니까 나 먼저 돌아갈게."

송은하는 고개를 돌리고는 눈 속의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하였다.

권유빈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치우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원장이 남도헌의 비서 김윤재와 함께 문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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