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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가짜 아가씨 각성! 1조 원 시스템 오픈!

“미안해 태리야, 나와 신분이 맞는 여자여야만 내 신부가 될 수 있어.”

“난 정말 너를 사랑하지만, 근데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넌 강씨 가문에 잘못 바뀌어버린 가짜 아가씨라서 나의 사업에 전혀 도움이 안돼.”

“태리야, 우리 헤어지자. 나 강루빈이랑 만나고 있어. 넌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미안해.”

......

강태리는 불현듯 잠에서 깨어났다. 자기가 가짜 아가씨가 되어 차이는 막장 꿈을 꾼것뿐만 아니라 침실의 모습도 변해 있었다.

이 따뜻한 크림색 분위기의 럭셔리 침실은 무슨 상황이람? 그녀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침실은 또 어디로 간거고?

침대에서 긴 머리 여자가 눈을 비비며 어리둥절한 상태로 주위를 살폈다.

“사랑하는 강태리 숙주님께서 자다가 사망하셨습니다. 지금 숙주님께 환생 및 1조를 획득하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놓치시면 무조건 후회하실 겁니다.”

갑자기 깜찍한 목소리가 귀로 들려오자 강태리는 방안을 좌우로 살펴봤지만 누구도 없었다.

“저는 숙주님 머릿속에 있어용!”

“너 누구야? 내가 죽었다고?”

“저는 시스템66입니다. 숙주님께서 침대에서 자다가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급성 뇌경색으로 인한 사망입니다.”

???

아니, 멀쩡하던 그녀가 갑자기 급성 뇌경색으로 사망이라니?

“그럼 지금, 나는 누구고 어디에 있는 거야?” 어리둥절한 강태리가 물었다.

“숙주님 지금의 신분은 곧 버려질 운명에 처한 가난한 가짜 아가씨 강태리입니다. 책 속의 세계 착란 때문에 여자 조연 대역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숙주님께서 재벌 거물님의 애인 대역을 연기하셔서, 거물님의 감정 공백기를 채워야 합니다. 필요 시 남여주의 감정선을 촉매제 역할도 해야 할 겁니다. 남여주가 해피엔딩을 맞으면 다시 원래의 세계로 환생해, 무려 1조의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인생은 꽃길이 아닌 다이아몬드 길을 걷게 되겠죵?”

강태리는 머리가 잠시 멍해지더니 피식하고 웃었다.

“극락은행 노잣돈 1조 원을 말하는 거야? 난 그딴 욕만 바가지로 먹는 재수없는 조연역은 안하고 싶어. 거절할래.”

꿈도 감히 이런 야무진 꿈을 못꾸겠다. 이미 승천했는데도 보이스피싱을 당하다니.

쳇, 거짓말쟁이.

시스템66이 다정하게 말했다.

“거절하면 제자리에서 폭발할 거예용! 폭발하면 영혼은 연기가 돼서 사라지게 됩니다. 숙주님, 확인해 주세요.”

강태리는 바로 1초만에 답했다.

“방금 내가 한말 취소! 나 할게.”

시스템66, “숙주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짜로 1조를 드립니다. 미션 완료하면 은행 저축, 부동산, 채권, 주식 등 방법으로 숙주님의 명의하로 입금해 드립니다! 시스템66은 신용 1등급이라 등쳐먹을 일은 절대 없습니다! 아, 그리고, 숙주님이 스토리의 흐름을 촉진하는 일을 할 때마다, 남주가 숙주님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숙주님이 더 빨리 집에 돌아갈 수 있겠죠? 물론 호감도 상승할 때마다 보너스 상금도 상황에 따라 발급됩니다. 현재 호감도는 0입니다.”

“대박?!”

강태리는 물고기가 퍼덕이는것처럼 바로 침대에서 튕겨서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있는 자금을 탈탈 털어서 인테리어도 되어 있지 않은 집을 샀었다. 돈이 없어서 인테리어도 할 수 없는 그녀에게 1조란 어떤 개념인가!

강태리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두 손을 비볐다.

“나 잘할 수 있어. 재벌 거물의 애인 대역이라. 이 몸뚱아리 좀 희생하면 되는거 아냐? 쉬운데.”

존경하는 돈 앞에서는 망설이면 안된다.

시스템66, “저의 말을 오해한 것 같습니다. 한 분이 아니라 네 분입니다.”

“엥? 빠른 빙의글이야?”

시스템66, “아니요. 착란된 책 속의 세계에는 네명의 남주와 네명의 여주가 있습니다. 말인즉슨 숙주님이 동시에 네명의 거물님의 첫사랑 대역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강태리의 동그랗던 눈이 커졌다. 방금까지 신나서 비비고 있던 손을 내려놓고 한참이 지나서야 한마디를 짜냈다.

“아니. 동일한 배경하에 동시에 4개의 대역을 하라고? 무슨 책속 여주 얼굴이 다 똑같이 생겼어?”

“숙주님 안심하셔요. 대역이라 남주 눈에는 숙주님 얼굴의 어떤 부위만 여주와 닮았고 똑같이 보이지는 않아요.”

강태리는 머리를 긁으며 대답했다.

“그래. 뭐 좀 빈틈이 있을 수 있지. 이 미션, 수락할게.”

말이 끝나자 문 밖으로부터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태리 아가씨, 빨리 일어나서 짐을 싸셔야죠.”

하인이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 눈빛에는 어딘가 모르게 경멸의 냄새를 풍겼다.

“화물차가 아래에 도착했어요. 더 정리할 짐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같이 싸서 가져가셔야죠.”

시스템66한테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착란혼돈의 책속 세계에서 그녀의 지금 캐릭터 설정은 이렇다. 강태리, 집안에서 애지중지 금지옥엽으로 키워졌고 어릴 때부터 손에 물 한 방울 묻혀본 적 없이 곱게 자랐다.

그렇게 20살이 되던 해에 교통사고 때문에 그녀가 강씨의 혈맥이 아니란게 밝혀졌다. 막장인게 애기때 병원에서 바꾸어 안아온 아기였고 같은 해 강씨 가문에서는 진짜 친딸인 강루빈을 찾았다. 그로써 강태리의 편안했던 좋은 생활은 끝이 났다.

다시 찾은 딸 강루빈은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심지어 남자친구까지 뺏어갔다. 덕분에 강태리는 언니 강루빈을 계속 모해하기 시작했지만 결국 번마다 꼬리를 밟히고 진상이 까발려졌다. 인터넷에는 그녀의 흑역사가 날아다녔고 가족들도 그녀한테 실망해 그간의 친정도 깡그리 없어졌다.

게다가 얼마전의 크루즈 자선 파티에서, 자기와 3년을 만난 쓰레기 남자친구 백용현은 강루빈한테 청혼까지 함으로 둘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되었다. 질투심이 폭발한 강태리는 강루빈을 발로 차서 물에 빠트려 하마터면 익사할 뻔했다.

이 일로 강씨 집안은 완전히 폭발했고, 딸바보였던 강씨 부친과 그 아들 강윤은 그녀를 경찰서에 보내서, 감옥에서 한달정도 있다가 나오면 내쫓으려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공씨 재단의 소유자 공우진이 나타났고, 공우진이 입을 연 덕분에 그녀는 콩밥 먹는것을 면할 수 있었다.

비록 마지막에 감옥살이를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막 빙의한 ‘강태리’에게 현재의 불쌍하면서도 비극인 국면을 만들었다. 즉 강씨 집안에서 보기 좋게 쫓겨나게 생겼다. 게다가 평소에 이 몸의 원래 주인이 하도 돈을 물처럼 쓰는 바람에 은행 잔고에는 몇십만원 밖에 남지 않았다.

시스템66알림, “숙주님께 배정된 캐릭터는 한편의 사랑소설 중 여자 조연의 대역입니다. 공우진과 공정우는 본 소설의 남자주인공입니다. 현재로서는 숙주님한테 가장 적합한 공략 상대입니다.”

“알겠어.”

강태리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자기 얼굴의 생김새는 보통 수준은 아니였다. 빨간 입술에 정갈하고 하얀 치아, 피부도 뽀얗고 예쁘게 생겼다. 검은 머리에 부드러운 머릿결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막 일어난 지금, 긴 생머리가 조금은 산만하게 가슴팍까지 드리웠는데 어딘가 모르게 야생미까지 있었다.

소설속의 남여주의 이미지에 맞춰 그녀는 청순하면서도 섹시하게 생겼다. 잠에서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동그란 두 눈은 물기를 머금고 있었으며, 유난히 촉촉하면서도 빠져들것같은 매력이 있었다.

외모로만 봤을땐, 강태리는 보기드문 예쁜 구미호 상이 맞긴하다.

그녀는 얼굴을 한번 쓰다듬었다. 마음에 든다!

강태리의 짐도 정리할게 별로 없었다. 여자 조연의 과거 기억을 더듬으며, 강태리는 자기의 서랍에서 공우진의 명함을 찾았다.

앞서 언니 강루빈을 모해해 경찰서에 들어갔을때도 공우진이 꺼내줬었다. 그는 그때 여주와 닮은 그녀의 얼굴 때문에, 그녀한테 대역이라는 낚시 바늘을 내려서 그녀가 걸리기를 기다렸었다.

명함을 챙기고 아무 옷으로 가라입은 강태리가 가방을 들고 내려갔다.

아래 거실에서는 한창 북적였다. 강씨 집안 사람들끼리 모여앉아 강루빈과 백용현을 에워싸고 한가족이 단란하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강루빈을 되찾은게 3년전이였고 백용현과 1년정도 만나다가 얼마전 자선 파티의 크루즈 선반에서 청혼을 했었다.

강태리가 나타나자 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강씨 부친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짐은 다 챙겼어?”

“너 진짜 떠나려고?” 몸이 막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강루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강씨 부친을 보는 눈빛에 조금 경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때 크루즈에서는 제가 부주의로 떨어졌던 거예요. 아빠, 그 일은 태리하고 진짜 아무 상관 없어요.”

“넌 아직도 태리를 감싸려는 거야?” 강씨 부친은 언짢게 눈을 흘기면서 강태리에 대한 불만을 숨김없이 보여줬다. “네가 돌아온 이 3년동안, 너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다 잊었어! 밥먹듯이 병원을 드나들게 하고! 우리 강씨 집안에 진짜 혈통인 딸은 한명으로 족해!”

“우리가 너무 곱게 키웠던 거지.” 강윤이 코웃음을 치면서 강태리를 쳐다보았지만 눈빛에는 무의식중에 걱정이 서려있었다.

그는 태리와 같이 자란 사이였다. 말은 그렇게 해도 단 한 번도 그녀를 집에서 나가게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백용현도 따라서 일어서면서 강루빈의 손을 잡았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눈빛에는 분명 싫증이 담겨 있었다.

“강태리, 나랑 너 사이의 일에서 앞으로 루빈이는 빼줘. 이젠 더 이상 괴롭히지 마.”

아주 익숙한 막장 전개에 익숙한 조연 대본의 스멜이 난다.

강태리는 억지로 입꼬리를 움직이더니 드디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네가 무슨 하늘의 별인 줄 아나 봐? 세상 사람들이 다 너를 사랑하는 것 같지? 넌 그냥 쓰레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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